피해금액 차이 크고, ‘보상·지원’ 해석도 엇갈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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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ve 중기 ㅣ 지금 중기에선 피해금액 차이 크고, ‘보상·지원’ 해석도 엇갈려 기업 “영업손실 빼고, 지원액 부풀려” vs 정부 “객관적 판단 어려워”

기사입력2017-02-13 19:40

김성화 기자 (rukawasss@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개성공단 입주기업 피해 보상과 관련, 논란이 일고 있는 것은 크게 두가지다. 우선 입주기업들이 주장하는 피해금액과 정부가 파악한 피해금액이 약 두배 가량 차이가 난다. 이에 앞서 ‘보상’이냐 ‘지원’이냐 그 성격 해석을 놓고도 주장이 엇갈린다.

피해액 “영업손실 포함해야” vs “객관적 판단 어려워”

입주기업들은 정부가 내놓은 지원책은 실손실액을 반영하지 않았고, 숫자를 부풀린 무이자 대출에 불과하다고 주장한다.

개성공단 입주기업들이 주장하는 피해액은 약 1조5000억원이다. 개성공단 비상대책위원회가 지난해 3월 발표한 피해금액 추산액을 보면 ▲투자된 고정자산 피해액 5654억원 ▲원부자재 등 미반입된 재고자산 2317억원▲개성공단 현지 미수금액 375억원 ▲위약금 1100억원이다. 여기에 ▲전면중단으로 인한 영업손실 3147억원 ▲거래처 영업권 상실 2010억원을 더해 대략 1조4603억원 규모다.

<자료=개성공단 비상대책위원회, 통일부/그래픽=김성화 기자> ©중기이코노미

하지만 정부가 개성공단 입주기업에 대한 실태조사를 실시하고 지난해 5월 발표한 그 결과를 보면, 7779억원을 피해금액으로 인정했다. 세부별로 보면 신고된 금액 중 ▲고정자산 5088억원(입주기업 추산 대비 90%) ▲재고자산 1917억원(83%) ▲위약금 633억원(58%) ▲미수금 141억원(38%)이다. 비대위와 달리 영업손실과 영업권 상실로 인한 피해는 포함하지 않았다.

익명을 원한 비대위 한 관계자는 “‘공익사업을 위한 토지 등의 취득 및 보상에 관한 법률’에도 영업손실과 영업권 상실에 대한 부분이 명시된 만큼, 개성공단 입주기업들에 대해서도 보상을 해야하는데 정부는 이를 반영하지 않고 있다”며 “정부 결정으로 인해 영업을 이어가지 못하고 있는 만큼, 당연히 보상을 해야한다”고 중기이코노미에 밝혔다.

그러나 통일부 한 관계자는 중기이코노미와의 통화에서 “지난달 보도자료를 통해 입장을 표명했으니 이를 참고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지난 1월25일 통일부 보도자료를 보면, 영업손실과 영업권과 관련 ‘정부는 실태조사 결과를 토대로 개성공단 중단에 따른 불가피한 직접적 피해에 대해 지원’하고 있으며 ‘다만, 현실화되지 않은 이익 등 객관적으로 확정하기 어려운 사업권, 영업손실까지 지원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했다.

“정부 결정으로 피해 입었는데, 보상은 없다”

개성공단 전면중단 이후 정부가 내놓은 지원책은 1조원을 넘는 규모다. 지난해 8월 개성공단 입주기업에 대한 정부지원이 피해액의 절반에 불과하다는 언론보도에 대해 내놓은 통일부 해명자료를 보면 그렇다. 우선 ▲경협보험 가입 기업엔 보험금 3150억원, 미가입 기업엔 1929억원의 피해지원금과 ▲개성공단 주재원 위로금 115억원을 지급했다. 또 경영정상화 지원을 위해 ▲특별대출(1644억원) 포함 신규대출(2518억원) ▲기존 대출금(3682억원) 상환유예·만기연장 ▲국세·지방세 납기연장(588억원) ▲고용·산재보험료(14억5000만원) 감면 ▲고용유지지원금(14억원) ▲휴업수당 기금지원(4억원) 등을 시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대출금은 갚아야 하고, 국세·지방세 또한 당연히 후에 납부해야 한다. 또 고정자산에 대한 경협보험금은 개성공단 ‘재가동’ 이후 자산 재평가를 해 많으면 반납해야 하며, 보험 미가입 기업에 대한 지원금은 전액 반납해야 한다.

<그래픽=김성화 기자> ©중기이코노미

비대위 관계자는 “대출도 개성공단 입주기업을 위한 정책대출 1600억원을 제외하고 나머지는 일반기업을 대상으로 한 기존 대출프로그램이다. 고용·산재 보험료도 일반기업이 가입하는 고용보험을 말하는 것”이라며 “정부가 마치 개성공단 입주기업만을 위한 것처럼 숫자를 부풀리고 있다”고 말했다. 또 “보험금도 재평가 근거가 없는데도, 정부는 재평가 한다는 입장을 내세웠다”며 “입주기업들은 정부 결정에 따라 복구할 수 없는 피해를 입었지만, 정부 지원책 중 입주기업들이 후에 반납하지 않아도 되는 금액은 사실상 없다”고 했다.

그러나 통일부는 “보험가입자가 물품분실로 인해 보험금을 수령한 후, 분실물을 찾았을 때 보험금과 물품 중 하나를 보험사에 반납하는 것은 보험의 기본원리”라며 “정부 피해지원금은 향후 피해자산을 다시 사용할 수 있는 시점에 자산을 재평가하고, 실제 가치가 감소된 경우 이를 정부가 부담한다는 점에서 지급받은 대출금과 동일한 금액을 상환해야 하는 무이자 담보대출과는 분명히 구별되는 정책적 차원의 ‘지원금’”이라고 말했다.

보상근거 없어 대출·세금 지원 집중…특별법 제정 요구

정부 지원이 대출과 세금의 납기유예·연장에 집중된 이유는 뚜렷한 보상근거가 없기 때문이기도 하다. 헌법 제23조 제3항은 ‘공공필요에 의한 재산권의 수용·사용 또는 제한 및 그에 대한 보상은 법률로써 하되, 정당한 보상을 지급해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정부의 기본입장은 이미 ‘개성공업지구지원법’ 등 현행법에 근거해 지원하고 있기 때문에 특별법 제정이 필요하지 않다는 입장이다. 지난해 11월16일 외교통일위원회 제3차 법안심사소위에서는 “예결위에서 개성공단 피해지원에 대한 2017년도 예산 반영결과를 본 후, 특별법 제정에 대해 재논의하자”고 했지만, 결국 예산에 반영되지 않았고 추가 논의는 없는 상태다.

입주기업들은 정부의 ‘지원’ 대책과 입주기업이 바라는 ‘보상’ 간의 격차가 큰 만큼, 특별법 제정을 통해 정부가 적극적인 지원에 나서길 바라고 있다.

비대위 관계자는 “개성공업지구지원법에는 경영정상화를 위해 지원을 할 수 있다는 내용만 있을 뿐, 구체적인 지원사항은 없다. 그렇기 때문에 입주기업들은 실질적인 피해와 영업손실, 영업권 상실 등을 포함한 특별법 제정을 요구하는 것”이라며 “지금 정부의 잘잘못을 따지자는 것이 아니다. 특별법을 제정하고 실손실을 보상해 달라는 차원”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