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사품 출시·핵심인력 돌연사직 기술유출 의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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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ve 중기 ㅣ 지금 중기에선 유사품 출시·핵심인력 돌연사직 기술유출 의심 “기술유출, 경제적 테러행위”…정부 지원제도 활용해 유출 방지해야

기사입력2017-03-15 21:03

채민선 기자 (iscra79@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1. 중소기업 A사는 각고의 노력끝에 핵심기술을 개발해 위탁기업에 납품을 시작했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위탁기업이 갑자기 거래를 단절해 A사는 경영상의 어려움을 겪게 됐다. 알고 보니 거래기업이 A사의 해당기술을 기초로 제3의 기업에 용역을 의뢰한 것으로 드러났다. 결국 A사는 부도를 맞았다.

#2. 전자회사 B사는 LCD/PDP TV용 액정기술을 자체적으로 개발했다. B사는 인근 회사가 해당기술을 입수해 동일한 제품의 개발을 추진한다는 정보를 입수했다. B사는 기술자료 임치제도를 활용해 개발사실을 입증함으로써 인근 회사는 해당기술을 포기, B사는 기술을 안전하게 지킬 수 있었다.

<그래픽=채민선 기자> ©중기이코노미

기업이 기술을 보호하기 위한 준비를 얼마나 철저히 했는지는 향후 기업의 존망을 결정하는 경영활동이다. 하지만 기술유출 예방을 위한 시스템 구축 등 투자·운영비는 중소기업에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보안전담 조직이나 전담인력에 대한 투자여력도 없고, 무엇보다 정보가 부족해 기업에 필요한 솔루션을 찾는데 어려움을 느낀다. 그러나 정부가 제공하는 다양한 기술보호 지원제도를 이용하면, 큰 비용 들이지 않고도 기업의 핵심기술을 안전하게 관리할 수 있다.

산업보안연구소 김치홍 교수는 중소기업청이 15일 개최한 ‘중소·중견기업 기술보호 설명회’에서 “한 사람의 기술유출은 기업과 기업에 속한 모든 구성원들을 위험에 빠뜨리는 경제적 테러행위”라며 “보안은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기 위한 임직원의 기본임무”라고 강조했다.

영업비밀 유출됐을 때 객관적 자료있어야 법 보호

기술은 기업의 중요한 자산이며 경쟁력과 생존의 원천이라는 점에서 임직원의 보안의식을 강화하는 것은 필수적이다. 정부 역시 중소기업의 핵심기술을 보호할 수 있는 다양한 제도를 마련하고 있어, 이를 잘 활용하는 것도 기업의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손쉬운 방법이다.

산업보안연구소 김치홍 교수는 중소기업청이 15일 개최한 ‘중소·중견기업 기술보호 설명회’에서 “한 사람의 기술유출은 기업과 기업에 속한 모든 구성원들을 위험에 빠뜨리는 경제적 테러행위”라며 “보안은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기 위한 임직원의 기본임무”라고 강조했다. ©중기이코노미

한국산업기술보호협회에 따르면 2003년부터 2015년 사이 산업스파이에 의해 해외로 유출된 핵심기술은 489건이며, 국내에서 유출되는 기술도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기술이 유출되는 원인을 살펴보면 보안관리 감독체계가 미흡하고, 임직원의 보안의식이 부족한 경우가 가장 많다. 기술유출은 ▲핵심인력 스카우트 ▲컴퓨터 해킹 ▲복사, 절취 ▲E-mail ▲USB, 외장하드 ▲스마트폰 카메라 등 다양한 수단이 동원된다.

기술이 유출된 이후 법에 따른 보호를 받기 위해서는 산업기술 및 영업비밀이라는 법적요건을 충족해야 한다. 이미 등록된 특허 기술과 달리, 영업비밀 유출은 객관적인 자료가 확보돼 있어야만 법적보호를 받을 수 있다는 얘기다.

타회사 유사제품 생산 징후 있으면 기술유출 의심

기술유출이 발생하면 유출징후가 나타나게 마련이다. ▲타회사에서 유사제품을 생산하는 경우 ▲공동연구·합작투자 등 의향서 체결 후에 본계약을 지연하는 경우 ▲제품 A/S 등을 이유로 기술자료를 요구하는 경우 ▲주문량 또는 매출액이 갑자기 감소한 경우 ▲가격인하 요구를 하거나 거래선을 교체하려는 경우 ▲핵심인력이 돌연 사직하는 경우에도 기술이 유출된 것인지 의심해봐야 한다.

기술이 유출됐다고 판단되면, 기술유출 피의자와 피혐의기업을 특정할 수 있는 자료와 피해사실을 객관적으로 입증할 수 있는 자료를 구비해야만 법적보호를 받을 수 있다.

<그래픽=채민선 기자/자료=산업기술보호협회> ©중기이코노미

입증자료에는 ▲유출기술 설명자료, 접근권한 및 비밀관리시스템 등 피해기업이 산업기술(영업비밀)을 관리하는 방법 ▲피혐의기업 및 제품에 대한 관련자료, 피혐의기업과 피의자의 접촉기록 ▲피의자의 입퇴사, 인사이동 등 인사자료 ▲피의자가 사용하던 회사계정·기술기록의 접근내역·전산망 로그기록·피의자가 사용한 모든 디지털 기기 등 피의자를 특정할 수 있는 자료 등이 있다.

기술은 한번 유출되면 돌이킬 수 없는 피해를 가져오기 때문에 기술정보를 보호하려는 노력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정부가 운영하는 기술보호 통합포탈, ‘중소기업 기술보호 울타리’에서는 중소기업이 활용할 수 있는 산업통상자원부, 중소기업청, 통계청 등 각 부처의 기술보호지원제도를 안내하고 있다.

알아두면 유용한 중소기업 기술보호 제도

◇중소기업청·중소기업기술정보진흥원=보안 인프라환경 진단과 기술유출 방지를 위한 보안시스템 구축비용을 총 비용의 40% 이내, 최대 4000만원까지 지원한다.

◇경찰청 산업기술유출수사대·한국산업기술보호협회=중소기업을 대상으로 기술유출 예방교육과 산업보안관리사 교육을 지원한다.

◇중소기술보호상담센터=분야별 보안전문가가 현장을 방문해 진단을 실시하며, 온라인으로 상담을 해준다.

◇한국특허정보원 영업비밀보호센터=영업비밀 관리실태를 진단해주고 영업비밀 보호교육, 영업비밀 원본증명서비스, 영업비밀 관리 및 지원시스템 등의 서비스를 제공한다.

◇대·중소기업협력재단 기술자료임치센터=중소기업 핵심기술 정보를 신뢰성 있는 기관에서 보관해 줌으로써 임치된 자료를 바탕으로 기술보유 사실을 용이하게 입증할 수 있다.

◇한국산업기술보호협회=내부 임직원의 정보유출을 모니터링하는 내부정보 유출방지 서비스와 온라인상의 기술유출을 예방하는 보안관제 서비스를 제공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