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企 간편 회생절차로 비용 줄이고 조기 졸업도

프린트

경영정보 ㅣ 정책법률 中企 간편 회생절차로 비용 줄이고 조기 졸업도 패스트트랙으로 졸업 눈앞 ㈜피엔에프…거래처, 직원, 자금 중요

기사입력2016-07-14 00:00

채민선 기자 (iscra79@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기업회생절차, 이해당사자의 대응전략 ④회생기업의 진행사례와 간편절차]태블릿 등에 사용하는 스마트펜을 제조하는 ㈜피엔에프는 2014년 국내 최초로 미국 애플(Apple)에 전자펜 ‘이퀼(equi)’을 공급한 회사다. 현재 미국 내무부, 뉴욕경찰, MIT공대 등에도 제품을 납품하고 있다. 피엔에프는 안정적인 매출구조와 180여개 특허를 기반으로 한 기술력을 갖춘 건실한 기업이었다. 하지만 연구투자개발비가 과다하게 발생했고, 미국에서의 특허소송으로 곤란에 빠졌다. 또 브라질 초중고 학교에 1000억원 규모의 스마트펜 납품 계약을 하고, 120억원 가량의 납품을 진행하던 중 환차손을 입는 등 재무상태가 급격하게 나빠졌다.

피엔에프 김충기 대표는 결국 자금난을 극복하지 못하고 지난해 3월 서울중앙지방법원에 회생절차를 신청했다. M&A를 비롯한 여러 방법들을 고민했지만, 패스트트랙을 활용한 회생절차가 가장 유리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법원은 지난해 4월 개시결정을, 올해 2월 회생계획 인가결정을 내렸다.

김 대표는 “회생과정에서 채권단과의 합의가 가장 중요하다”며 “특히 거래중인 채권자가 물건 납품을 거부할 경우 영업을 계속하기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중기이코노미에 밝혔다. 피엔에프의 경우 거래중인 90% 이상의 업체들이 납품을 계속해줘 사업을 계속 운영 할 수 있었다. 이와함께 그는 “회생절차에 들어간 이후에는 현실적으로 대출 등 자금수혈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운영자금을 어느정도는 확보하고 있어야 한다”며 “우리 회사의 경우 지속적으로 납품 주문이 들어와 운영자금을 확보하는 것이 가능했다”고 말했다.

㈜피엔에프가 생산하는 스마트펜 ‘이퀼(equi)’<자료=피엔에프 홈페이지>

피엔에프는 기술개발회사이기 때문에 엔지니어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김 대표는 “직원들에게 모든 사항을 얘기하고 이해를 구했다”며 “모든 직원이 떠나지 않고 남아 준 것이 버팀목”이라고 강조했다. 그에 따르면 회생절차 초기에는 자신을 포함한 임원 모두가 회생절차에 투입돼 업무에 지장이 많았다. 김 대표는 “이제 안정을 찾아 회생절차 업무를 관리팀에 전담시키고, 다른 임직원은 세계시장을 다니며 영업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 결과 “올해 들어 아르헨티나 교육부에 250만달러 상당의 제품을 납품한 데 이어 유럽과 미국, 중동, 일본 등에서 주문이 이어지고 있다. 이르면 올해 안에 회생절차를 졸업할 수 있을 것”이라며 김 대표는 회생절차 조기졸업을 기대했다.

그는 “한때 경영 판단미스로 회생절차를 밟게 됐지만, 이를 통해 그동안의 회사 경영을 돌아보는 계기가 됐다”며 “거래처 등 채권단을 이해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됐고, 사업을 재편하는 한편 직원들과의 관계도 돈독해지는 기회였다”고 말했다.

간편한 회생절차…패스트트랙, 회생컨설팅, 간이회생절차, 뉴트랙

중소기업이 기업회생을 신청하는 원인은 ▲부채초과 ▲매출부진 ▲적자누적 ▲거액의 매출채권 대손 ▲경영관리 미흡 ▲외부환경 변화에 소흘한 대처 등 다양하다. 회생가능성을 높일 수 있는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고, 신속하고 전략적으로 회생절차를 진행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중소기업이 활용할 수 있는 주요 회생제도와 특징

<자료=서울중앙지방법원>

기업회생절차는 비용이 많이 들고 회생절차 수행기간도 길기 때문에 중소기업에는 어려움이 따를 수 밖에 없다. 그러나 최근에는 기업회생을 빠르게 진행할 수 있는 다양한 방법들이 도입됐다.

◇패스트트랙(Fast Track)=통상 1년 이상 걸리는 회생계획 인가까지의 기간을 대폭 줄인 것이 특징이다. 패스트트랙은 관리인 선임절차를 없애 기존 대표자를 법률상 관리인으로 간주한다. 또 인가 후 회생계획 수행절차를 간소화하고 M&A를 적극 추진해 빠른 시일내에 기업이 경영을 정상화할 수 있도록 한다.

◇중소기업 회생컨설팅=서울중앙지방법원과 중소기업진흥공단이 연계해 2012년부터 실시하고 있는 회생컨설팅은 회생컨설턴트가 조사보고서, 회생계획안 작성을 지원한다. 회생컨설턴트 보수의 상당부분을 중소기업진흥공단이 부담하고 있어 조사위원 선임비용을 절약할 수 있다.

◇간이회생절차=부채가 30억원 이하인 법인이나 개인사업자가 신속하게 회생을 할 수 있도록 한 제도다. 간이회생은 관리인 선임과 관계인 집회 절차를 생략한다. 채무 변제기간도 기존 10년에서 5년으로 줄어 소규모 중소기업에 유리하다.

◇시장주도형 회생절차(뉴트랙, The New Track)=회생개시 신청부터 개시결정까지 기간을 2주 이내로 줄인 것이 특징이다. 채무기업은 개시결정 후 1개월 이내에 중간보고서를 채권자에게 제공해야 한다. 또 공익담보권을 설정해 채무기업이 기업회생절차 개시 후 자금을 조달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초코류 가격인하 16년간 한번뿐이다

객원전문 기자칼럼

이전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