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천시 복합쇼핑몰이 인천 부평과 계양에 불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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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ve 중기 ㅣ 지금 중기에선 부천시 복합쇼핑몰이 인천 부평과 계양에 불똥 “부평에 더 위협적, 입점 반대” vs “규모 축소…최대한 양보했다”

기사입력2017-03-28 21:01

김성화 기자 (rukawasss@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인천 계양구 병방시장상인회의 조복호 회장은 “경기도 부천시 영상문화산업단지에 복합쇼핑몰이 들어서면 인근 시장의 500여명 상인들이 삶의 터전을 잃을 것이다”고 말했다. ©중기이코노미

경기도 부천시 상동 영상산업단지내 복합쇼핑몰 입점은 부천시 김만수 시장의 공약사업이다. 2015년 9월 부천시는 부천영상문화산업단지 복합개발사업 평가심의위원회를 통해 신세계를 우선협상사업자로 선정했다. 신세계는 이에 따라 복합쇼핑몰단지 개발사업계획서를 부천시에 제출했다. 이어 2016년 6월 부천시와 신세계는 상동 영상문화산업단지내 7만4000㎡ 부지에 2020년까지 호텔, 백화점, 면세점 등 대규모 복합쇼핑몰을 건립하는 사업협약을 체결했다.

문제는 이 부지에 복합쇼핑몰이 입점할 경우 부천시 뿐만 아니라 인접한 인천시 부평구와 계양구 일대의 전통시장까지 영향을 미친다는 점이다. 행정구역상 영상문화산업단지는 부천시 관할이다. 하지만 산업단지에 인접한 외곽순환도로를 경계로 인천시와 맞닿아 있다. 위치상으로 인천시에 더 큰 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다. 복합쇼핑몰 때문에 지자체간 갈등 양상까지 보이고 있다.

3000개 이상 점포 상인 “일자리와 삶의 터전 잃을 것”

계양구 병방시장상인회의 조복호 회장은 중기이코노미와의 인터뷰에서 “이미 시장인근에 이마트, 홈플러스, 롯데마트 등 대형마트들이 브랜드별로 입점해 있으며, 중형마트들도 있다”며 “지난해 초 부천시에서 복합쇼핑몰 건립을 추진한다는 소식을 접한 시점부터 입점 반대운동을 벌이고 있다”고 밝혔다.

조 회장은 “입점 예정지는 부평시장과는 1㎞ 내외, 병방시장과는 3㎞ 정도 거리에 위치해 있다. 그 거리에 복합쇼핑몰이 입점하면 계양구의 500여명 시장상인들은 물론, 소규모 마트 상인들과 요식업 자영업자 등 인근 상인들이 일자리와 삶의 터전을 잃을 것이 자명하다. 지금도 경기침체로 어려운데 복합쇼핑몰까지 들어서면 시장상인들은 감당할 수 없다”고 하소연했다.

경기도 부천시에 입점이 예정된 신세계복합쇼핑몰 부지(빨간선)는 외곽순환도로(파란선)를 기준으로 왼쪽에 위치한 인천시 부평구 상권에 더 인접해 있다. ©중기이코노미

복합쇼핑몰 입점에 따라 직접 타격을 받는 부평시장, 부평지하상가 등에 입주한 2600여개 점포 상인들로 구성된 부평시장상인회 등도 계양구 병방시장상인회와 함께 ‘신세계복합쇼핑몰 입점저지 인천대책위’를 구성해 지난 23일부터 부천시청 앞에서 천막농성을 하고 있다.

조 회장은 “지난 1년동안 부천시청은 물론 시의회, 국회 등을 다니며 복합쇼핑몰 입점에 반대한다는 의견을 전달했다. 하지만 여전히 복합쇼핑몰 건립은 진행되고 있으며, 지난 주부터는 부천시청 앞에서 농성까지 하고 있는 상태”라며 “부천시는 물론, 신세계도 가장 직접적인 타격을 받는 부평구와 계양구의 시장상인들과 한번의 협의도 없이 일을 진행하고 있다. 인천대책위는 복합쇼핑몰 입점계획이 철회될 때까지 반대운동을 벌일 계획이다. 오늘(28일) 국회와 행정자치부에 입점반대서명부도 제출했다”고 말했다.

부천 “초기 계획보다 절반의 사업규모, 충분히 입장 반영해”

부천시는 절차상 문제가 없을 뿐더러 시로서는 최대한 협의를 했다는 입장이다. 부천시 도시정책과 한 관계자는 중기이코노미와의 인터뷰에서 “부평구와 계양구는 부천시와 인접해 있는 만큼 상생의 대상으로 무시하고 갈 수 없다”며 “부평구에서 지속적으로 부평구 상인들의 피해를 제기해온 만큼 부천시도 이를 반영해 사업을 추진중”이라고 했다.

이 관계자에 따르면, 지난해 6월 사업협약 체결 이후 부평구와 두차례 담당부서 협의를 가졌고, 이를 반영해 부천시는 지난 12월 신세계와 사업규모를 축소해 다시 협약을 맺었다. 변경된 협약에 따르면 원래 입점이 계획된 이마트 트레이더스를 제외하고, 복합쇼핑몰 규모가 아닌 백화점 위주로 사업을 추진한다. 이에 따라 7만4000㎡ 규모의 토지매각도 3만7000㎡로 절반 가까이 줄었다.

부천시는 초기 사업계획을 수정해 사업규모가 절반으로 줄어든만큼, 부평구의 입장은 반영할만큼 했다는 입장이다. ©중기이코노미

부천시 관계자는 “사업규모를 축소하는 것은 부평구 의견을 고려해 부천시가 신세계에 요구했고, 현재는 축소된 사업계획에 따라 토지매각 협의가 진행중인 상태”라며 “부평구는 축소된 사업계획안도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시로서는 전면철회를 받아들이기는 힘들다”고 말했다.

이어 “변경된 사업계획안에 대해서도 공동TF팀을 꾸리고, 산업단지내 입점 품목을 협의하자는 말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아직 신세계와 토지매각 계약도 성사되지 않은 상태로, 품목협의를 비롯한 상생문제는 계약체결 이후 실질적인 사업 진행과정에서 논의해야 하며, 그렇다고 신세계를 배제하고 부천시와 부평구가 협의하는 건 의미가 없다”고 주장했다.

또 “부천시에도 많은 시장이 있다. 재래시장과는 부천시에서 별도의 협약을 진행하고 있으며, 시 재정을 투입해 현대화 작업을 지원할 계획”이라며 “부평구와 계양구의 시장은 실질적인 사업을 진행되고 나서 논의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부평, “백화점으로 축소, 의미없는 변경…사업 철회 요구”

이에 대해 조 회장은 “복합쇼핑몰을 백화점으로 변경해 추진하는 것은 꼼수”라며 “백화점이나 복합쇼핑몰이나 매 한가지며, 남은 부지를 차후에 매각하지 않는다는 보장이 없다. 일단 사업이 시행되면 언제든 규모가 확대될 것으로 시장상인회는 판단하고 있다”고 했다.

부평구 경제지원과 한 관계자는 중기이코노미와의 통화에서 “이미 복합쇼핑몰로 인한 피해조사는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등 여러 기관에서 한바 있고, 부평구라고 예외일 수 없다”며 “상권은 물론, 교통과 환경을 고려해서라도 부평구는 반대하고 있다. 또 백화점 운영 중심으로 사업을 축소했다지만 백화점 또한 연면적이 거대하고, 창고형 대형마트는 제외했다지만 당초 계획한 시설과 큰 차이가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부평구에서는 복합쇼핑몰에서 백화점으로 규모를 줄이는 것이 아니라, 전면적인 사업철회를 요구하고 있다”며 “구의회에서 결의안을 채택하고, 간담회 등을 통해 여러 차례 지속적으로 입장을 표명하고 있다”고 말했다. 부평구 의회는 지난해 9월 임시회 본회의에서 ‘부천시 영상문화단지내 복합쇼핑몰 반대 결의(안)’을 만장일치로 채택했다.

결의안은 “부천시 복합쇼핑몰 예정지로부터 불과 800여미터 거리에 삼산농산물 시장이, 반경 3km 내에 부평지역 전통시장 4곳(1090개 점포), 부평지역 지하상가 5곳(1374개 점포), 부평문화의거리(141개 점포)가 자리하고 있고, 계양구 전통시장 3곳도 있다”며 “복합쇼핑몰 예정지는 행정구역상 부천이지만, 생활권은 오히려 부평과 인접해 있어 복합쇼핑몰이 건립되면 부평지역내 전통시장 및 상점가를 포함한 동네슈퍼 등 골목상권의 중소상공인들 가운데 상당수는 단기간에 폐업할 수밖에 없는 어려운 사정으로 내몰릴 것이 분명하다”고 밝혔다.

또 “영상문화단지에 복합쇼핑몰이 들어서게 되면 해당구간은 이동 차량의 증가로 교통 혼잡과 대기오염이 심각히 발생될 것이 예상되고, 그 피해는 고스란히 56만 부평구민에게 돌아가게 된다”며 “부평구의회는 부평지역 중소상공인의 생존권을 지키고 지역 주민들의 주거환경을 보호하며, 인접한 두 도시의 공동발전을 위해서 부천시에 영상문화단지 내 복합쇼핑물 건립을 철회할 것”을 강력하게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