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 바퀴 디자인 출원 ‘부분’ ‘부품’ 헷갈리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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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정보 ㅣ 특허변리 자전거 바퀴 디자인 출원 ‘부분’ ‘부품’ 헷갈리네 ‘부품디자인’으로 병행 출원하면 ‘바퀴’ 디자인권 보호받을 수 있어

기사입력2017-05-31 16:38

이가영 기자 (young@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스타트업 지식재산 레벨업 ⑨부분·부품디자인권

최근 스타트업의 지적재산권(지재권) 분쟁사례가 늘고 있다. 대기업에 의한 기술탈취 유형이 다양해지고, 제품을 직접 생산·판매하지 않고 보유특허로 수익을 내는 특허관리전문회사(NPE)의 무차별적 소송제기도 빈번해진 것이다. 제조·생산기업에 비해 혁신기술과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하는 스타트업의 특성상 지재권은 두 말할 나위없이 중요하다. 중기이코노미는 스타트업이 알아둬야 할 지재권 활용전략을 취재, 소개한다.

디자인은 특허나 실용신안에 비해 모방이 쉽다. 특허나 실용신안은 아이디어를 대상으로 하지만 디자인은 제품의 형태 즉, 눈에 보이는 외관을 대상으로 하기 때문이다. 이에따라 다양한 제도를 마련해 창작자의 디자인 권리를 보호하고 있다.

디자인의 특정 부분에 대한 권리 ‘부분디자인권’

디자인의 특정 부분이라 하더라도, 그 권리를 보호해주는 ‘부분디자인제도’가 대표적이다. 부분디자인제도는 말 그대로 디자인의 특정 일부분에 대한 권리를 보호할 수 있는 수단이다. 디자인의 보호대상을 물품의 부분으로까지 확대해, 창작 가치가 있는 물품의 부분에 대한 권리주체를 명확히 함으로써 분쟁을 사전에 예방하기 위해 마련됐다.

예컨대 커피잔의 손잡이 부분이나 안경테의 귀걸이 부분 등 일부분이라 하더라도 특별한 가치가 있다고 판단되는 물품의 해당부분은 디자인권으로 보호받을 수 있다. 이 경우 전체 디자인이 달라도 특정부분이 유사하면 디자인권 침해에 해당된다. 디자인을 제대로 보호받고 모방품의 출시를 막기 위해 부분디자인제도의 활용은 필수다.

가장 특징적인 외관은 실선으로 그려 권리범위를 설정하고, 나머지 부분은 점선으로 표현해 권리범위에서 제외하는 식이다. 권리범위를 최대한 넓게 보호받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다른 부분을 어떻게 변경하더라도 특정 디자인이 포함되면 권리침해에 해당되기 때문이다.

<그래픽=이가영 기자> ©중기이코노미

옷의 단추 등과 같이 독립적인 물품 ‘부품디자인권’

부분디자인과 달리 부품디자인은 전체 물품의 일부분 중 독립적인 물품에 대한 디자인을 의미한다. 예컨대 옷의 단추, 자전거 바퀴 등이 해당한다. 부분디자인과 유사한 것 같지만 권리범위에 차이가 있기 때문에 따로 구분해서 출원·등록하는 것이 유리하다.

디자인 침해를 판단할 때는 물품이 동일·유사한지를 고려해야 한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형태가 유사하더라도 물품이 다르면 침해가 성립되지 않는다. 예를 들어 자전거 바퀴에 대한 디자인을 보호받기 위해 자전거 전체를 표현하고 바퀴는 실선으로 표현해 부분디자인으로 출원했다고 가정하자. 이 경우 제3자가 바퀴 디자인을 모방해 판매하더라도 권리침해에 해당하지 않을 수 있다. 등록된 디자인권은 ‘자전거의 바퀴’에 한정되고, 제3자가 판매하는 제품은 ‘바퀴’이기 때문이다. 단, 모방한 바퀴를 구매해 자전거로 만들어 재판매하는 경우에는 디자인권 침해가 성립될 수 있다.

따라서 자전거 바퀴에 대한 디자인권을 보호하기 위해서는 자전거 바퀴에 대한 부분디자인과 함께 부품디자인도 출원해야 한다. 부품디자인을 병행 출원하면 ‘바퀴’도 보호받을 있고, ‘자전거의 바퀴’도 보호받을 수 있는 것이다.

컵의 손잡이나 마우스 휠처럼 물품의 일부분이라서 별도로 판매되기 어렵다면 부분디자인으로, 옷의 단추나 자전거 바퀴처럼 독립적인 물품으로 판매가 가능하면 부품디자인으로 출원하면 된다. 부품디자인으로 출원하더라도 부품의 일부분에만 특징이 있다면 부품디자인도 부분디자인으로 출원할 수 있다.

처음 출원한 디자인에서 일부 변형됐다면 ‘관련디자인권’

처음 출원한 디자인에서 일부 변형된 디자인을 ‘관련디자인’으로 출원하면, 기본디자인의 권리범위를 확장하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관련디자인은 기본디자인과 별도의 권리를 갖지만, 보호기간은 기본디자인의 보호기간 만료일과 동일하다. 기본디자인의 출원일로부터 1년 이내에 출원하면 된다.

<그래픽=이가영 기자> ©중기이코노미

원칙적으로 하나의 출원서에는 하나의 디자인만 출원할 수 있다. 그러나 둘 이상의 물품이 일반적으로 함께 사용되는 경우, 관념적으로 관련 인상을 줘 통일성이 있는 경우에는 ‘한 벌 물품의 디자인제도’를 활용하면 된다.

한 벌의 숟가락과 젓가락, 찻잔과 받침접시와 같은 세트 물품이 여기에 해당된다. 각각의 물품을 개별적으로 등록하는 것보다 비용을 줄일 수 있지만 권리범위가 좁아진다는 단점이 있다. 하나의 세트 상태로 모두 사용해야만 디자인권을 침해한 것이고, 일부만 사용한 경우에는 침해가 성립되지 않기 때문이다. 여러 개의 물품 중 일부를 단독으로 판매할 수 있는 제품이라면, 개별 물품에 대한 권리화가 필요한 것이다.

침해 막고 제품사업화 기간 필요하면 ‘비밀디자인제도’

여러 가지 디자인이 같은 물품에 해당하면 ‘복수디자인제도’를 통해 최대 100개까지 한번에 출원할 수 있다. 여러 디자인을 하나의 출원서에 첨부할 수 있어 출원절차를 간소화할 수 있다. 그러나 출원번호는 각각 생성(출원번호는 같으나 N01, N02···로 구분)되고, 출원료도 디자인 개수만큼 부과된다. 디자인권리도 한 벌 물품의 디자인과 달리 각 디자인마다 독립적으로 발생한다.

이와함께 ‘출원공개신청제도’를 이용하면, 디자인 출원과 등록 기간사이에 제3자의 모방행위로 인한 경제적 손실을 막을 수 있다. 단, 공개했는데 디자인 등록 거절이유가 발생해 이를 보완하지 못하는 경우에는 재출원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유의해야 한다.

‘비밀디자인제도’는 등록 후 디자인을 3년동안 비밀로 할 수 있는 제도다. 해당기간 동안 출원 디자인을 비밀로 해, 타인의 침해를 막고 제품을 사업화할 수 있는 기간을 확보할 수 있다.

최근에는 정보통신기기 사용이 확대되면서 단말기의 화면에 나타나는 앱의 아이콘, 인터페이스 등을 ‘화상디자인’으로 인정해 보호하고 있다. 이에따라 하드웨어 부분을 바꾸더라도 화상 영역이 유사하면 디자인을 침해한 것이다. 애플은 시계 다이얼, 키보드 화면, 메뉴 등을 모두 화상디자인으로 등록해 보호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