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성공단 재가동, 북핵문제와 분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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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ㅣ 키워드이슈 “개성공단 재가동, 북핵문제와 분리해야 한다” 대북진출 수요, 기반시설 유지, 북핵해결 교두보 위해 재개 필요

기사입력2017-06-12 21:07

채민선 기자 (iscra79@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새 정부 출범 이후 남북관계 정책방향을 가늠할 수 있는 바로미터인 개성공단 재개여부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개성공단이 전면 중단된지 1년4개월, 이를 재개하기 위해서는 정경분리 원칙에 입각해 북핵문제와 분리한 해법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왔다.

북한대학원대학교 양무진 교수는 “개성공단이 북핵문제와 직접적인 관계가 없는 만큼 정책적으로 분리해 전략적으로 풀어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중기이코노미

북한대학원대학교 양무진 교수는 국민의당 조배숙 의원 주최로 12일 열린 ‘6.15공동선언 17주년, 개성공단 어떻게 할 것인가’ 정책토론회에서 “개성공단 재개에 대한 국민의 기대가 높아지고 국제사회도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며 “새 정부는 개성공단 재개없이 남북관계 복원이 쉽지 않다는 것을 인식하고, 개성공단이 북핵문제와 직접적인 관계가 없는 만큼 정책적으로 분리해 전략적으로 풀어나가야 한다”고 했다.

양 교수는 특히 개성공단은 일부 국민들이 오해하고 있는 것처럼 북측에만 퍼주는 사업이 아닌, 북측이 얻는 경제적 이득의 최소 5배에서 9배이상 우리경제에 도움이 되는 사업이라고 강조한다. 개성공단 중단 이후 북한경제의 중국 의존도가 심화되고 있는 상황이며, 저성장 늪에 빠진 한국경제의 재도약을 위해서도 개성공단사업 재개가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한편 지난 2월 국회입법조사처가 한국갤럽에 의뢰해 조사한 ‘남북관계에 대한 국민인식’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개성공단 전면중단이 남북관계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응답이 75.9%였다. 반면 ‘개성공단 폐쇄가 도움이 된다’는 응답은 15%에 그쳤다. 또 ‘개성공단 조업을 재개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응답도 54.6%로 나타났다.

◇개성공단 기업 및 중소기업들의 대북진출 수요=양 교수는 개성공단 조기 재가동의 필요성으로 우선 수요를 언급했다. 개성공단 기업의 90%는 개성공단 재가동 결정시 개성공단으로 유턴하겠다는 입장이다. 그 전제조건은 무엇보다 입주기업의 재산권 보호다. 개선공단 사업 재개시 1차협력기업 7700여개, 종사자가 7만7000명으로 추정되고 있어 전후방 산업의 연관효과도 크다.

<그래픽=채민선 기자> ©중기이코노미

◇기반시설 붕괴시, 새 정부의 개성공단 확대 방향과 충돌=정부가 개성공단에 쏟아 부은 투자규모는 2587억원, 기타 공공기관의 투자비용까지 포함하면 4597억원에 이른다. 개성공단 가동중단이 장기화될 경우, 기존 기반시설이 크게 훼손되고 복구비용도 커진다. 새 정부는 개성공단 재개 이후 2000만평 확대를 언급하고 있다. 따라서 개성공단을 조기에 가동함으로써 추가 피해를 막고 개성공단 확대 계획도 앞당길 수 있다.

◇북핵문제 해결을 위한 교두보=북핵문제의 해결은 개성공단 재개의 전제조건이 아닌 개성공단 정상화를 통해 얻을 수 있는 결과가 돼야 한다는 것이 업계의 의견이다. 따라서 남북경제협력의 틀에서 다국적 컨소시엄이 참여하는 방법도 강구해야 한다는 게 양 교수의 주장이다. 이를 통해 북한이 국제사회 일원으로 국제법, 국제협약 등을 준수할 수 있도록 이끌 수 있다는 것이다.

◇새 정부 평화통일 공약의 이행 문제와 결부=문재인 대통령은 공약에서 UN제재국면 하에서도 개성공단 사업 재개를 통해 남북간 교류 활성화를 도모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새 정부 집권기간 동안 이미 확보한 공간(개성공단)을 확대하고, 교류확대를 통해 전후방 산업의 참여를 보장함으로써 개성공단 폐쇄 이전의 상태로 복원한다는 계획이다.

양 교수는 개성공단 재가동 여건과 분위기 조성을 위해 대통령이 8.15 경축사를 통해 재개 의지를 대내외에 밝힌 후, 기반시설과 기업시설 점검을 우선 추진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어 다음 단계는 내년 안으로 남북 당국간의 대화 및 초보적인 재가동을 추진하고, 2019년 이후 전면 재가동과 확대발전을 추진하는 방안이다.

한편 개성공단기업비상대책위원회 신한용 위원장은 이날 “박근혜정부가 법적 절차를 무시하고 입주기업의 의견도 묵살하면서 개성공단을 중단한 결과, 남북관계는 수십년 전으로 퇴보했다”며 “또 국제사회에서 남북관계에 대한 주도권을 잃었으며, 북의 핵과 미사일 개발 위협은 계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개성공단 중단으로 남은 것은 개성공단 기업들의 피해와 근로자들의 눈물 뿐”이라며 개성공단 사업 재개를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