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문화콘텐츠 진출…현지합작-온라인이 해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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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시장 ㅣ 중국 中 문화콘텐츠 진출…현지합작-온라인이 해답 해외 콘텐츠 규제 피하고 中 내수시장과 글로벌 진출도 유리

기사입력2016-06-24 00:00

중국의 문화콘텐츠산업 시장이 주목받고 있다. 중국 내 거대 자본과 내수시장을 기반으로 미디어 기업이 급성장하고 있으며, 경제성장에 따른 소득수준의 향상으로 문화, 오락에 대한 소비가 늘면서 문화콘텐츠 수요도 빠르게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시장뿐만이 아니다. 글로벌 단위 문화콘텐츠시장의 성장세 또한 중국시장 못지않다. 한국콘텐츠진흥원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 콘텐츠 시장규모는 약 2조달러로 2010년 이후 연평균 4.7%를 기록하며 꾸준히 증가했다. 이는 같은 기간 세계 연평균 경제성장률(3.4%)을 뛰어넘는 수치다.

<그래픽=이가영 기자> ©중기이코노미

제조업 중심의 수출전략이 한계를 맞고 있는 상황에서 신성장동력인 문화콘텐츠 산업을 지렛대로 국내기업이 만리장성을 넘어 세계시장으로 도약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중국시장 연평균 10% 이상 성장…올해 일본 추월 전망

문화콘텐츠 산업의 중국시장 전망은 좋다. 중국의 문화콘텐츠 시장은 중국정부의 적극적인 문화산업 육성정책과 뉴미디어의 급속한 확산으로 최근 몇 년간 가파른 성장세를 보였다. 글로벌 컨설팅업체 PwC에 따르면, 2014년 중국 문화콘텐츠 시장 매출규모는 1493억달러를 기록해 미국과 일본에 이어 세계 3위를 차지했다. 2002년 10위에 그쳤던 것을 생각하면 괄목할만한 성장세다. 중국의 문화콘텐츠 시장이 연평균 10% 이상 성장세를 유지함에 따라 올해 일본을 추월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물리적인 거리로만 보자면, 한국은 세계에서 세 번째로 큰 시장 중국과 두 번째로 큰 시장 일본이 위 아래에 있다. 시장은 넓고 필요한 것은 국내기업의 문화콘텐츠 경쟁력이다. 인색하게 평가해도 나쁘지 않다. 글로벌 시장에서 국내기업의 문화콘텐츠산업 경쟁력이 최고 수준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가격경쟁력을 고민할만큼 낮은 수준은 아니다. 익히 알고 있는 ‘한류’에 대한 평가는 ‘디즈니’까지는 아니지만 가성비가 결코 낮지 않다. 일본과 중국 문화콘텐츠 시장에서 선전하고 있는 국내기업의 성과가 이를 증명하고 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에 따르면 2014년 국내기업의 콘텐츠 중국 수출액은 약 13억4122만달러(전체 콘텐츠 수출액의 26.2%)다. 일본에 대한 수출액 약 15억9746만달러(31.2%)에 이어 두 번째 규모다. 특히 2010년 약 7억5000만달러에 비해 2배 가까이 증가했다는 점에서 ‘뜨는’ 시장이란 얘기다. 불법 유통되는 콘텐츠까지 더할 경우 실제 중국에 진출한 한국콘텐츠 숫자는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그래픽=이가영 기자> ©중기이코노미

외국기업에 대한 차별…중국 산업보호하려는 유·무형의 규제

중국시장에 대한 수출액이 빠른 증가세를 보여주고는 있지만 여전히 풀어야 할 숙제가 있다는 것이 업계 전문가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문화콘텐츠 시장의 규모가 확대되고 자국 기업들의 콘텐츠 생산능력이 향상되자 중국정부는 문화콘텐츠산업 육성 및 보호를 위해 다양한 정책을 펼치고 있다. 중국정부의 문화콘텐츠 육성과 보호는 결과적으로 국내기업에 대한 역차별로 나타나고 있다. 또 중국시장에 진출하려는 국내기업에 가해지는 유무형의 규제가 되고 있다. 영화, 애니메이션, 출판, 방송 등 콘텐츠의 경우에도 중국정부는 별도의 규제제도를 두고 외국기업에 대한 직접적인 차별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해외에서 수입하는 방송물, 영화, 애니메이션, 게임 등은 콘텐츠 수입을 진행하는 중국업체가 심의에 필요한 서류들을 준비, 제출해 허가를 받아야만 수입과 방송이 가능하다. 해외 TV프로그램의 경우 ‘해외 TV 프로그램 도입 방영관리규정’을 준수해야 한다. 뉴스 등 시사성 프로그램의 수입은 금지되며 드라마 수입도 연간 50편 이상을 초과할 수 없다. 또 수입콘텐츠의 19시~22시 황금시간대 편성도 금지하고 있다. 한 채널에서 수입 영화와 드라마 방영 비중이 총 방영시간의 25%를 초과할 수 없다. 외국인의 경우 중국시장에서 독자적으로 게임업체를 설립할 수 없다. 또 해외업체는 게임의 내용이나 아이템 증가 등 실질적인 변화가 발생하면 매번 신고하고 심사를 받아야 한다. 이외에 영화, 인터넷 웹사이트 등에도 각종 규제가 즐비하다.

<그래픽=이가영 기자> ©중기이코노미

아울러 눈에 드러나지 않는 교묘한 규제도 골칫거리다. 현지에서 개별 프로젝트 단위로 투자할 경우 승인절차가 복잡해 도중에 투자를 포기하는 기업이 빈번하다. 또 투자수익에 대한 과세뿐만이 아니라 투자금 회수시 원천세도 과세하기 때문에 이중과세 부담을 져야한다. 만약 공공도덕이나 사회 분위기 저해 등을 이유로 검열을 주장하면 사실상 서비스는 불가능하다.

이러한 중국 정부의 조치는 해외 콘텐츠의 무분별한 수입을 제한함으로써 자국 관련 산업을 보호하고자 함이다. 동시에 중국의 이념에 반하는 반국가적, 반사회적 이데올로기를 심의해 사회를 통제하고자 하는 목적도 갖고 있다.

“현지 제작사와 합작, 유럽, 미국 등 글로벌 시장 진출”

중국의 진입장벽 극복과 관련 성공회대 전현택 교수(디지털콘텐츠학과)는 “현지 제작사와 합작해 콘텐츠를 개발하고 중국시장은 물론 유럽, 미국 등 글로벌 시장에 진출하는 것이 한 가지 전략이 될 수 있다”고 소개했다. 현지기업과 합작하는 경우 중국에 존재하는 해외 콘텐츠 규제를 우회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중국 내수시장 진출도 유리하다. 또 한류 지속과 관계없이 아시아 콘텐츠로 입지를 다지는 것도 가능해진다는 것이다.

유·무형의 진입장벽에도 불구하고 중국의 정서 및 문화산업 그리고 중국정부의 정책 등 중국문화 전반에 대한 이해가 전제된다면 한국기업의 중국시장 진출은 가속화될 수 있다는 것이 업계 전문가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뉴미디어 콘텐츠를 개발해 진출하는 것도 한 방법”

방송영상콘텐츠 수출방식을 다변화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산업연구원(KIET) 박지혜 연구원(서비스산업연구실)은 “온라인 콘텐츠는 다른 방송플랫폼보다 상대적으로 그 규제가 적은 편이기 때문에 중국의 유쿠(Youku), 투도우(Tudou) 등을 대상으로 이에 맞는 포맷이나 뉴미디어 콘텐츠를 개발해 진출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고 조언했다.

개별 기업의 의지와 노력만으로는 중국의 ‘무역장벽’을 돌파하기엔 한계가 있다는 점에서 정부의 역할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있다. 중장기적으론 중국과의 외교·통상 협상을 통해 중국정부 차원에서 가해지는 규제의 정도를 최소화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아울러 당장은 중국 내 불법 유통되는 한국 콘텐츠 저작권 단속을 통해 국내 기업의 피해를 줄이는 조치도 필요하다는 주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