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가임대차법 계약갱신청구권 보장 5년은 짧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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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ㅣ 기자수첩 상가임대차법 계약갱신청구권 보장 5년은 짧다 4월 임시국회, 반쪽짜리 상가임대차보호법 온전하게 만들어야

기사입력2018-03-30 13:58

조한무 기자 (chohm0113@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다음달 2일부터 임시국회가 열린다. 더불어민주당은 상가임대차보호법 개정안을 포함해 4월 임시국회 중점처리 법안을 정하고, 지난 22일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에 25건의 법안목록을 전달했다. 지금 국회엔 여야의원들이 발의한 상가임대차보호법 개정안이 있고, 개정안엔 임차인의 계약갱신청구권 보장기간을 현행 5년에서 10년으로 늘리는 내용도 담겨 있다.

지난 1월 정부는 상가임대차법 시행령을 개정해, 보증금·임대료 인상률 상한선을 기존 9%에서 5%로 낮췄다. 인상률 상한선은 현행 상가임대차법에 정한 계약갱신청구권이 보장되는 5년간만 적용된다. 결국 최초 계약 이후 5년이 지나 재계약을 할 경우 보증금·임대료 인상폭은 무제한으로 허용된다는 얘기다. 보증금·임대료 인상률 상한선을 낮춘 시행령 개정안이 반쪽짜리 입법이란 말도 그래서 나온다.

소상공인 보호라는 상가임대차법 입법취지를 복원하고, 반쪽짜리 입법을 온전한 모습으로 바꿀 수 있는 기회가 왔다. 인상률 상한선 개정은 시행령에서 정한 사항이라 정부의 역할이고, 실제 정부는 이를 개정했다. 남은 건 국회의 몫이다. 시행령의 근거법인 상가임대차보호법 개정은 국회의 고유권한이기에, 이제 국회가 나설 차례다.

소상공인들에게 첫 5년은 자리를 잡는 기간이다. 대단한 수익보다 ‘버티는게’ 중요하다. 5년이 지나면 어느정도 두터워진 고객층을 기반으로 지속적인 영업이 가능해진다. 그런데 계약갱신청구권 보장기간을 5년으로 제한하면, 보증금·대출이자·임대료·인테리어 등 각종 비용만 까먹고 나가라는 얘기에 지나지 않는다. 수년전부터 ‘젠트리피케이션’이란 외국어가 ‘국어화’됐을 정도로, 과도한 임대료에 대한 문제의식은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 그만큼 문제가 심각하고 법제도가 미비하다는 현실을 반영한다.

지난 23일 민주당 박홍근 원내수석부대표는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에 중점처리 법안 목록을 전달한 사실을 밝히면서 “4월 임시국회에서 진짜 일하는 국회의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말했다. 기대하겠다. 법안이 통과가 되지 않는다면 반대파뿐만 아니라 찬성파도 일을 제대로 하지 않았을 개연성이 크다. 설득은 여당의 숙명이다. 국회가 진짜 일한 결과를 여야는 국민에게 보여줘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