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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점포 폐쇄 전 금융소외계층 권리 고려해야

숍인숍 지점에, 이벤트·문화 공간으로 변신하는 은행 오프라인 점포 

기사입력2022-02-18 10:18

최근 5년간 은행 점포 1500여 개가 문을 닫았다. 인터넷·모바일 뱅킹 등 비대면 이용이 늘어나면서, 은행들이 유휴 부동산을 잇달아 처분하고 있다. 오프라인 영업점을 줄이는 대신, AI 개발·메타버스 영업점 확보 등 온라인 플랫폼에 더욱 힘을 쏟는 분위기다.

 

반면 점포 환경을 차별화해 경쟁력을 높이려는 시도도 있다. 오프라인 점포만 가질 수 있는 특성을 살려, 점포에 대한 고객의 니즈를 높이는 게 그 목적이다.

 

신한은행 서소문지점은 디지털과 아날로그의 합성어인 디지로그 브랜치를 운영 중이다. 디지털 역량을 전하면서도, 고객에게 감동을 주기 위해 다양한 실험을 시도한다. 벽면에 걸린 디지털 액자에는 신진 예술가 및 고객의 작품을 전시해 미술관 분위기를 연출한다

 

작년에는 미국 유명 바이크 회사인 인디언 모터사이클제품을 전시해 이슈가 됐다. 고객들이 점포를 방문하면 바이크를 직접 타고 구매 계약까지 할 수 있었는데, 행사 중에 바이크를 구매한 고객에게 특별 우대금리를 지원하는 등 금융 이벤트도 했다. 최근에는 내부공간을 골프장으로 탈바꿈해, 프로 골퍼 원 포인트 레슨을 선보이기도 했다.

 

하나은행이 전국구에 운영 중인 컬처뱅크또한 개방형 문화공간을 표방한 점포다. ‘힐링 서점을 주제로 한 광화문역지점은 독립서점 북바이북과 협업해 서점 겸 은행이라는 독특한 공간을 선보였다. 가장 최근에 오픈한 컬처뱅크 9호점 가천대지점은 재학생을 위한 다목적 생활편의 공간을 목표로 한다. 동아리, 과제 등 대학생들의 커뮤니티 활동을 지원하는 등 실용적인 서비스를 시도하고 있다

 

그 외 자연 아뜰리에 콘셉트의 잠실레이크팰리스지점, MZ세대의 복합 문화공간을 지향하는 강남역 지점, 외국인 사랑방 역할을 하는 천안역지점 등 지역 특색에 맞는 테마로 시민들에게 의미 있는 공간을 제공한다.

 

시중은행들이 오프라인 점포만 가질 수 있는 특성을 살려 고객의 니즈를 높이려고 시도하고 있다. 사진은 서울 시내에 있는 시중은행 현금자동입출금기(ATM).<사진=뉴시스>
다수 시민을 고객으로 두기보다, 특수한 고객층을 타깃으로 해 전문성을 높인 지점도 있다. 강남구 신사동 서울옥션 강남센터 2층에 자리 잡은 하나은행 아레테 큐브(Arete Cube) 골드클럽 PB센터는 국내 미술품 경매시장 기업인 서울옥션과 제휴해 문화·예술 분야에 관심 있는 고액자산가 고객을 대상으로 운영하고 있다. 금융과 아트를 결합한 금융권 최초 시도로 미술품 시장에 관심 있는 고액자산가들 사이에서 입소문을 탔다. 은행은 고객의 니즈에 발맞춰 미술품 담보대출, 자녀 세대 문화·예술 교육 등 다양한 맞춤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처럼 은행 점포가 특수 분야에 전문성을 가지고 맞춤 금융서비스를 제공한다면, 고객은 거리가 멀지라도 필요하다면 직접 찾아가게 될 것이다.

 

반면 고객과 물리적인 거리를 좁혀 편리성을 극대화하는 지점도 있다. 도심 거리 어디에서나 볼 수 있는 편의점 안에 은행을 넣은 숍인숍(Shop in Shop) 지점이 그 예다. 송파구 마천1동에 위치한 CU마천파크점×하나은행은 편의점에 입점한 스마트 셀프 존 은행이다. 은행직원이 편의점에 상주하지 않고, STM(지능형자동화기기)을 설치해 고객이 금융업무를 직접 볼 수 있도록 했다

 

우리은행 잠실 롯데월드몰지점 또한 크리스피 도넛과 연결된 숍인숍 은행이다. 도넛을 구매하는 고객들이 자연스레 은행업무까지 볼 수 있다. 숍인숍 매장의 경우 유지 비용이 저렴하다는 점과 편의시설과 금융서비스를 동시에 사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은행과 고객 모두에게 이점이 있다.

 

올해 은행장들의 신년사에 공통으로 들어간 단어가 디지털화. 시대의 변화는 걷잡을 수 없지만, 그 변화에는 늘 사각지대가 있다. 얼마 전 여의도 금융감독원 앞에 서울 월계동 주민이 몰려오는 일이 있었다. 신한은행의 월계지점 폐쇄 예고 때문이었다. 해당 지점을 없애면 고령자들은 버스를 타고 한참이나 나가 은행업무를 보아야 하는 상황이었다.

 

무차별적인 점포 축소는 금융소외계층과 노약자들의 금융서비스 권리를 침해하게 된다. 이러한 점에서 은행의 오프라인 점포 변화는 응원할 부분이다. 그 목적이 고소득 시민에게 집중되어 있지는 않은지, 금융소외계층에 대한 배려는 충분했는지 살펴봐야 한다. 중기이코노미 강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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