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주택가격 2021년 고점 90%까지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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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ve 중기 ㅣ 경제일반 서울 주택가격 2021년 고점 90%까지 올랐다 한은 “가계부채비율, 이미 소비·성장 제약하는 수준으로 높아져”

기사입력2024-09-13 00:00

한국은행이 최근 주택시장과 가계부채 추이에 대해, 과거 급격한 확장기와 비교해볼 때 유사한 측면이 많다는 진단을 내놨다. 그러면서 수도권 주택시장 과열이 내년 이후까지 이어질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고 전망했다. 앞으로의 가계부채 추이 역시 심상치 않다고 봤다.

한국은행이 12일 펴낸 9월 통화신용정책보고서에 실린 ‘최근 주택시장․ 가계부채 상황에 대한 평가 및 시사점’은 “크게 높아진 수도권의 주택가격으로 인해 가계부채 등 금융안정에 미치는 영향은 과거보다 커질 수 있다”며 최근 상황을 분석했다.

가장 큰 문제는 수도권 부동산 가격의 급격한 상승이다. 보고서는 “조정 움직임을 보였던 서울의 명목 주택가격은 2021년 고점의 90% 수준을 회복했으며, 서초구 등 일부지역 아파트 가격은 전 고점을 상회하고 있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이에따라 서울의 소득 대비 주택가격(PIR)이 높은 수준에서 재상승하고 있다. 소득·임차가격·전국아파트가격 대비 아파트 가격갭, GDP 대비 가계부채 등을 종합해 산정한 주택시장 위험지수는 2021년 고점을 기록한 뒤 최근까지 하락세를 이어갔으나, 여전히 ‘고평가’ 단계에 머물러있고, 최근에는 재상승하는 모습이다.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 역시 심각한 수준이다. 2022년 이후 완만히 낮아지고 있지만, 2024년 1분기 현재 92.1%로 OECD 31개국(평균 60.1%) 중 4번째로 높다. 보고서는 “이는 주요 연구들에서 추정한 GDP대비 가계부채비율의 소비·성장 제약 임계치(80∼85%)도 크게 상회하는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가계부채가 소비와 성장을 억누르는 수준까지 높아졌다는 의미다.

또, “지난 5월 이후의 높은 금융권 가계대출 증가세가 지속될 경우에는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이 다시 높아지는 것으로 추산”됐다고 밝혔다. 앞으로의 가계부채 추이 역시 심상치 않다는 의미다.

“수도권 주택시장 과열이 내년 이후까지 이어질 가능성”

한국은행은 “가계부채비율이 이미 소비와 성장을 제약하는 수준으로 높아져 있고 펀더멘털과 괴리된 주택가격은 향후 조정 과정에서 금융·경기 변동성을 키우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미지=이미지투데이>

보고서는 2000년 이후 수도권 주택가격 상승기를 ▲2001∼2003년 ▲2005∼2008년 ▲2015∼2018년 ▲2020∼2021년 등으로 구분해 주택가격과 가계부채 비율 상승폭을 분석했다.

그 결과 “과거 주택시장·가계부채 확장기를 최근의 상황과 비교해보면 수급상황, 금융여건, 거시건전성 규제 등의 측면에서 유사한 측면이 많다”는 결론을 내렸다.

“과거 확장기는 대체로 주택건설 감소 등으로 공급부족 우려가 제기되는 가운데 대출금리가 낮아지고 거시건전성 규제도 완화적인 상황에서 시작”됐는데, “최근에도 서울 등의 신축 아파트 공급부족 및 비아파트 기피에 따른 수급불균형 우려, 금리인하 기대 등에 따른 대출금리 하락, 규제 완화 및 정책금융 확대 등이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보고서는 앞으로 수도권의 주택가격 상승세와 가계대출 증가세가 장기화될지 여부에 대해서는 내년 이후 안정될 것이란 전망과, 내년 이후까지 장기화될 것이란 전망을 함께 제시하며 신중한 태도롤 보였다.

내년 이후 안정화될 것이란 전망의 근거로는 “주택가격 수준이 크게 높고 투자수요보다는 실수요가 많은 것으로 분석되는 데다 정부의 공급 확대와 거시건전성 정책 강화의 효과도 점차 나타날 것으로 예상되는 점”을 들었다.

하지만 “거시건전성 규제의 효과가 불확실하고 지난 몇 년간의 주택 인허가 및 착공 물량 감소와 핵심 주택구입 연령층의 가구수 증가 등에 따른 수급불균형 우려도 상존”하고 있기 때문에, “수도권 주택시장 과열이 내년 이후까지 이어질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는 전망”이 있다고 덧붙였다.

보고서는 수도권 주택시장 과열 조짐과 가계대출 증가세 확대가 장기간 지속될지에 대해서는 “불확실성이 큰 상황”이라면서도, “가계부채 비율이 이미 소비와 성장을 제약하는 수준으로 높아져 있고 펀더멘털과 괴리된 주택가격은 향후 조정 과정에서 금융·경기 변동성을 키우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따라서 “주택시장과 가계부채는 주택공급, 거시건전성 규제, 금리 등 다양한 요인에 영향받는 만큼 최근의 확장세가 장기화되지 않도록 적절한 정책조합을 통한 대응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아울러 “통화정책 측면에서는 수도권 주택가격과 가계부채 추이가 금융안정 상황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하면서 향후 금리인하 시기와 속도 등을 결정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또한 “경제주체들에게 이러한 정책 방향을 명확히 전달함으로써 과도한 금리인하 기대가 형성되지 않도록 시장 기대를 관리해 나가야 하겠다”고 짚으면서, “거시건전성 규제 등의 측면에서는 주택공급 확대와 거시건전성 규제 강화 조치의 효과를 점검하면서 필요시 추가 강화조치를 고려해 나갈 필요가 있겠다”고 강조했다. 중기이코노미 이창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