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금리 1%p 떨어지면 韓수출 0.6% 늘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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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ve 중기 ㅣ 경제일반 “美금리 1%p 떨어지면 韓수출 0.6% 늘어나” 전자 등 해외 최종수요 영향이 큰 산업에서 긍정적인 영향 클 것

기사입력2024-10-31 11:30

이창호 기자 (xg139@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미국의 기준금리가 1%p 떨어지면 한국 수출이 0.6% 늘어난다는 실증분석이 나왔다. 전자를 비롯해 해외 최종수요의 영향이 큰 산업에서 특히 긍정적인 영향이 클 것으로 분석됐다.

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이 펴낸 ‘미국 기준금리 인하의 우리나라 수출 영향’ 보고서는 2012년 1월부터 2024년 6월까지 150개월 동안 한국의 대세계 수출액과 미국의 기준금리, WTI 유가, 원화 실질실효환율, 세계수입수요지수를 가지고 실증분석을 진행했다.

그 결과, 미국의 기준금리가 1%p 떨어지면 우리나라의 대세계 수출은 0.6% 늘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세계수입수요지수가 1단위 상승할 때 우리 수출은 1.3% 증가하고, 유가가 배럴당 1달러 오르면 수출은 0.2% 늘어나는 것으로 추정됐다.

미국의 기준금리는 한국의 대세계 수출과 역관계를 보였으며, 금리인하 시점에서 2개월 후에 영향이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 금리인하로 인한 수출 상승효과는 금리인하 시점에서 최대 6개월까지 지속되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처럼 미국이 고금리 정책을 중단하고 기준금리 인하를 단행하면 한국뿐만 아니라 세계경제에 미칠 영향이 클 것이라는 점은 다양하게 예측돼 왔다. 한국의 수출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이 확인된 만큼, 남은 11~12월 두 차례 연준 회의 결과에도 관심이 모이고 있다.

◇4년 6개월만의 미국 금리인하 배경=지난 9월 미국 연준은 기준금리를 0.5%p 인하했다. 2020년 3월 기준금리를 1.25%에서 0.25%로 내린 이후 줄곧 인상 또는 동결로 일관했기 때문에, 꼬박 4년6개월 만의 금리인하로 기록됐다. 가장 최근에는 2023년 9월부터 2024년 8월까지 연속으로 기준금리를 동결한 바 있다. 한번에 0.5%p를 내린 ‘빅컷’으로 미국의 기준금리는 5.25~5.5%에서 4.75~5.0%로 떨어졌다. 이에 따라 한국 기준금리(3.5%)와의 격차도 기존 2%p에서 1.5%p로 좁혀졌다.

금리인하 배경으로는 최근 물가상승률 안정과 경기침체 우려가 꼽힌다. 무협 보고서는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이 금리인상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2022년 상반기 중 9%까지 올랐으나, 올해 8월에는 2.5%를 기록하며 안정세를 기록 중이라고 짚었다. 또 올해 3분기와 4분기 실질경제성장률이 각각 1.7%, 1.4%로 전망되는 등 고금리 장기화에 따른 경기침체 우려가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경기지표 중 하나인 미국 제조업 구매자관리지수(PMI)는 금리인상 시점과 맞물려 뚜렷한 하락세를 보이고 있으며, 8월에는 47.2를 기록해 5개월 연속 50을 밑도는 중이다. 올해 8월 미국의 비농업 고용자 증가 수 역시 14.2만명으로 전문가 예상치(16.5만명)와 큰 차이를 보였다.

미국의 기준금리가 1%p 떨어지면 한국 수출이 0.6% 늘어난다는 실증분석이 나왔다. 전자를 비롯해 해외 최종수요의 영향이 큰 산업에서 특히 긍정적인 영향이 클 것으로 분석됐다. <이미지=이미지투데이>

보고서는 “올해 말까지 추가 금리인하가 단행될 것으로 보여 하반기 총 인하폭은 1%p에 달할 전망”이라고 했다. 이대로라면 미국의 기준금리는 올해 하반기 중 4.25~4.5%까지 떨어지게 된다.

실제로 9월 회의 직후 발표된 향후전망 분포(점도표)를 보면, 올해 말 기준금리를 4.25~4.5%로 전망한 연준위원이 9명으로 가장 많았고, 4.5~4.75%가 7명으로 뒤를 이었다. 회의에 참가해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연준위원들의 전망인 만큼, 미국의 기준금리에 반영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보인다.

◇원화강세…수출 부정영향 “제한적”=과거에는 미국의 금리인하가 한국의 수출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치는 경우도 있었다. 원화강세로 인한 환율하락이 수출 상품의 가격경쟁력 하락을 동반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보고서는 이번 금리인하의 경우 원화강세와 환율하락의 영향이 “제한적”일 것으로 평가했다.

실제로 미국의 금리인하 결정 이후에도 주요 전망기관들은 향후 1년 동안 달러약세가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했다. 보고서는 “원달러 환율은 점진적으로 하락해 내년 하반기 이후에나 1300원을 하회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아울러 “2017년 이후 원달러 환율과 우리 수출의 상관관계가 추세적으로 약화되고 있고, 경쟁국인 일본의 기준금리 인상으로 내년까지 엔화 강세가 예상”된다는 이유도 들었다. 따라서 원화강세 상황이 지속되더라도 수출이 큰 영향을 받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다.

미국의 금리인하 이후 신흥국으로의 수출에 대해서는 “신흥국의 자본유입 및 수입수요가 개선”되면서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근거로는 “미국의 금리인하 이후 신흥국으로의 자본 유입이 확대되면서 신흥국 경제 여건이 개선되는 움직임”이 나타났다고 들었다. “미국이 경제위기 극복을 위해 단기간에 금리를 전격 인하한 경우 신흥국 자본 유출이 일시적으로 발생”하지만, “중기적으로는 저금리 기조 속에서 신흥국 자본유입이 활성화되는 추세”가 나타난다는 것이다. 반대로 2016~2019년 미국의 금리인상 시기에는 신흥국 자본유입이 빠르게 감소하는 경향이 있었다고 부연했다.

신흥국의 수요가 확대된다는 점도 수출회복의 근거로 들었다.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2020년 팬데믹 등 금리인하 시기마다 대신흥국 투자, 자본유입 확대 등으로 신흥국의 대세계 수입수요가 큰 폭으로 개선”됐다는 것이다.

이같은 신흥국 경기회복이 신흥국의 구매력 상승 및 수입수요 확대로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아울러 “올해 미국 금리인하는 긴급한 경기부양 목적이 아니라 경제여건에 기반한 점진적인 금리 정상화라는 측면에서 신흥국 수요회복에는 더 긍정적 측면이 있다”고 덧붙였다.

◇국내 수출 산업, 긍정적 영향 예상=보고서는 “미 금리인하로 글로벌 수요가 회복될 것으로 예상되어 미국과 유로 등 주요국의 2025년 상반기 경제성장률은 올해보다 소폭 높을 것”으로 전망했다. 아울러 “글로벌 경기 회복세 및 주요국의 교역수요 증가는 우리의 수출과 전자·기초금속·기계 등을 중심으로 국내 부가가치 창출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전자 및 광학장비, 기초 및 가공금속, 기계, 화학제품 등 해외수요 유발 부가가치 금액이 높은 국내 산업이 수혜를 입을 것”으로 봤다. 2022년 해외수요 유발 부가가치 금액 증가율은 전자 및 광학장비(28.2%)와 기초 및 가공금속(59.5%)이 특히 높았다.

보고서는 지난 9월 미국 기준금리 인하가 경기침체의 공포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결정으로 평가되는 만큼 “경기침체기의 금리인하와는 차이를 보인다”며, “주요국 금리인하 여건을 조성할 것이고 전반적인 글로벌 수요 회복을 견인할 것”이라 전망했다. 중기이코노미 이창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