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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미래 ㅣ HIT! 이 기술 신약개발을 돕고, 연구원 비서역할까지 ‘톡톡’ 미래 ‘바이오산업’의 방향…AI-BioX ConfEX 2025

기사입력2025-12-19 00:00

김범규 기자 (bgk7@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오가노플러스의 AI 기술을 활용한 전임상 평가 과정 ©중기이코노미

“챗GPT, Gemini와는 답변 수준이 다릅니다. 제약회사의 연구진들이 원하는 자료는 고도의 전문화된 내용들이거든요. 우리는 그들이 논문을 검색하고, FDA·식약처 등 전문기관에서 나온 자료를 찾는 시간을 줄여줘 업무 효율성을 높여줍니다.”

지난 11일부터 2일간 서울시 강남구 코엑스에서 진행된 AI-BioX ConfEX에서 중기이코노미와 만난 피닉스랩(PhnyX Lab) 관계자가 제약업계에 특화된 AI 솔루션을 설명하며 이렇게 말했다.

최근 AI가 투입되지 않는 분야는 없다. 사람의 생명을 다루는 제약·바이오 분야에서도 AI의 역할은 커지고 있다. 단, 정확성이 생명이기 때문에 고차원적인 기술력이 요구된다. 비단, 연구진뿐만 아니라, 신약개발 과정에서도 AI는 톡톡히 제 역할을 해내고 있다.

중기이코노미가 그 현장을 찾아 의미 있는 실험과 개발을 통해 글로벌 시장으로 뻗어나가고 있는 우리 중소기업을 만나봤다.

바이오 필수템으로 등극한 AI…신약개발·연구원 핵심역량 ↑

피닉스랩이 약 1년 전에 내놓은 케이론(Cheiron)은 의사·약사·제약기업 연구원 등 업계 관계자를 대상으로 개발한 생성형 AI 솔루션이다. 미국 스탠보드 대학교 동문 3명이 힘을 모아 2024년 9월 미국 실리콘밸리에 설립했고, 설립자가 한국인인 만큼, 한국을 거점으로 아시아 시장으로의 확장을 도모하고 있다.

시장에서 케이론이 주목받는 이유는 그동안 제약·바이오 분야는 높은 규제와 복잡한 업무 구조로 인해 디지털 전환이 어렵다고 여겨졌던 편견을 깼기 때문이다.

피닉스랩의 생성형 AI 솔루션인 케이론이 전문가 질문에 답하고 있다. ©중기이코노미

이 관계자는 “케이론은 범용 LMM(대규모멀티모달모델)과 달리, 제약, 바이오 분야에 특화된 전문 데이터베이스를 기반으로 답변을 생성해 준다”며, “특히, FDA나 식약처 등 전문 데이터를 소스로 활용할 뿐만 아니라, 범용 LLM이 검색하지 못하는 내부 PDF 파일까지 검색해 보여준다”고 자신했다.

실제로, 현장에서 케이론은 ‘알츠하이머 치료제의 신규 타깃 단백질’ 등 전문 내용이 담긴 결괏값을 보여줬고, 인용한 출처까지 표기해 신뢰성을 더했다. 그러다 보니, 업무 특성상 정확도가 생명인 제약업계 관계자들이 논문을 찾아보며 업무를 수행해야 했던 시간을 줄여줘 현장의 긍정적인 호응을 얻고 있다고 한다.

출시한 지 1년이 채 되지 않았지만, 국내 제약사 중 매출 상위 10개 기업을 비롯한 약 60개 기업이 논문 검색, 임상시험 자료 탐색 등에 케이론을 활용하고 있고, 미국의 제약사에서도 찾고 있다.

이 관계자는 “이런 업무 플로우는 연구원들의 소모적인 작업시간을 줄여주기 때문에 신약개발에 걸리는 시간을 단축해 줘 결국 기업의 비용 절감과 경쟁력의 중요한 기반이 된다”고 말했다.

FDA가 동물실험을 축소하고, 오가노이드(인공장기) 기반의 독성 평가로 전환하는 가이던스를 발표하면서 세계적으로 오가노이드 분야는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오가노이드 칩 기반 전임상 플랫폼 기업인 오가노플러스(ORGANO Plus) 신재영 대표는 “약을 개발하려면 비임상 효능 평가, 임상 효능 평가 등 몇 단계의 평가 과정을 거쳐야 한다. 비임상 효능 평가에서 임상으로 진입하는 데만 최소 7년에서 10년 이상이 걸리는데, 그 사이에 동물, 세포를 통한 독성 효능 대사를 검증해야만 한다”며, “문제는 이렇게 많은 시간 동안 큰 비용을 들여서 나온 독성 대사 작용을 근거로 임상에 진입했어도 2상, 3상으로 넘어갈 때 약 97%는 실패한다는 것이다. 현재 우리가 약국에서 볼 수 있는 약들이 이런 고된 과정을 거쳐 통과한 3%에 불과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오가노플러스 신재영 대표가 오가노이드 칩과 AI의 결합을 통한 전임상 평가 과정을 설명하고 있다. ©중기이코노미

이토록 R&D 비용은 지속적으로 올라가는 반면, 개발되는 약은 소수에 그치다 보니 업계에서는 동물에서 나오는 데이터 대신, 사람과 가장 유사한 데이터를 도출할 수 있는 실험 기법을 연구하기 시작했다. 그중 가장 대표적인 기법이 오가노이드를 활용한 AI 솔루션이다.

신재영 대표는 “오가노이드 칩을 통해 도출한 각종 데이터와 AI 기반의 PBPK(Physiologically Based Pharmacokinetic) 모델링을 결합해 동물실험 없이도 전임상 평가를 제공한다”며, “임상 상관성을 전임상 단계에서 제시해 주기 때문에 약물의 효능과 안전성을 정확하고 빠르게 예측해 시간과 비용을 줄여주고, 임상 실패율도 줄여줄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독일 머크사 등 글로벌 제약사들이 관심을 보이고 있고, 좀 더 적극적으로 해외 진출을 꾀하기 위해 내년 1월 말, 덴마크 마이크로바이옴 클러스터에 지사를 설립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일상의 편안함을 위한 의료·바이오 기술…기업 투자도 ‘활발’

업계 전문가가 아니더라도 기술의 발전은 일상 곳곳에서도 누릴 수 있다. 서동 메디칼은 직접 개발한 안구 건조증 치료 기기를 들고나왔다.

이 회사의 김창온 대표는 “진동, 공기압, 온열 마사지로 눈 주위 피부 근육을 부드럽게 풀어줘 신경, 혈관, 눈물샘, 눈물관 주변의 근육 순환이 잘되도록 도와준다”며, “이 기술은 보건복지부 신의료기술 평가위원회 운영에 관한 규정과 절차에 따라 안전성과 유효성 평가를 받았다”고 설명했다.

보건복지부 건강보험 비급여 인정 고시된 이 제품은 현재 안과, 한의원, 병의원, 요양병원 등에서 치료 목적으로 사용되고 있다.

‘한국형 실리콘밸리’를 꿈꾸며 반도체·AI·바이오 기업을 적극적으로 유치하기 위해 부스를 연 지자체도 있다. 수원시청 경제자유구역 추진단의 첨단산업 진흥팀 관계자는 “지난 4월 경기경제자유구역 후보지로 선정된 수원경제자유구역을 적극적으로 홍보해 내년 11월 최종 지정되는 것이 목표”라고 했다.

서수원을 중심으로, 수원 델타플렉스, 탑동 이노베이션밸리, 수원 R&D 사이언스 파크를 잇는 100만평(약 3306만㎡) 규모의 경제자유구역 부지는 수원시의 전통적인 공업지역인 북수원 테크노밸리, 삼성디지털시티와 마주한 형태로 ‘환상형(ring city)’ 구조를 띠게 된다.

이 관계자는 “완성형 경제복합도시 조성을 위해 스마트 광역교통망 등 역세권 복합개발을 추진 중이고, 국제 초·중·고부터 수목원 등 수변공원을 조성할 계획”이라고 했다.

이와 함께 수원시는 부스를 찾은 기업인들의 소중한 의견을 모아 경제자유구역을 만들겠다는 의지를 내보였다.

이 관계자는 “공통적으로 초기 투자 비용 지원에 대한 니즈가 가장 많았다. 두번째는 기업이 마음껏 실험할 수 있는 기반 시설에 대한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는 말을 많이 들었다. 가령, 실험하는 데 드는 설비만 몇십억원인데, 중소기업이나 스타트업은 이 비용 때문에 투자를 포기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몇몇 지자체에서는 실험 시설을 공유하는 시설을 운영하기도 하지만, 이런 시설이 더 많아져야 한다는 바람이 많았다”며, 좋은 기업을 유치하기 위해 투자를 아끼지 않을 것을 다짐했다. 중기이코노미 김범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