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로 돌아가자” 20년 기업 스타트업으로 개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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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운지 ㅣ 우린 중기인 “벤처로 돌아가자” 20년 기업 스타트업으로 개편 스타트업 육성 ‘눈길’ 인포뱅크㈜ 박태형 대표

기사입력2016-04-23 00:00

채민선 기자 (iscra79@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인포뱅크㈜ 박태형 대표 ©중기이코노미

전 세계적으로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을 육성하려는 움직임이 활발하다. 예들 들어 스타트업으로 시작해 세계적인 기업이 된 구글은 지난해 세계에서 세 번째로 서울에 구글 캠퍼스를 만들고, 아시아 지역의 창업중심 거점으로 활용하고 있다. 국내기업으로는 1995년 소프트웨어 개발 벤처기업으로 시작한 ‘인포뱅크㈜’가 최근 사업분야를 확장하고 후배 스타트업 양성에 나서 눈길을 끌고 있다.

인포뱅크는 기업용 메시징서비스 사업분야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한 회사다. 기업용 메시징서비스는 신용카드 승인, 은행 입·출금, 증권거래 내역, 쇼핑 주문·배송 알림 문자 등과 같이 기업 컴퓨터에서 고객의 휴대폰으로 문자메시지를 전송하는 서비스다. 기업용 메시징서비스는 1998년 인포뱅크가 국내 처음으로 개발해 시장을 창출했으며, 현재 6000억원 규모의 시장으로 성장했다.

사람으로 치면 청년기에 들어선 인포뱅크는 지난해 창업 20주년을 맞아 전 사업부를 9개로 나눠 각각의 사업부가 스타트업으로 독립 운영하는 체제로 개편했다. 인포뱅크 박태형 대표는 “기업운영 20년이면 타성에 젖을 만한 시기다. 인포뱅크는 벤처기업으로 시작한 기업이기 때문에 청년사업가 정신으로 재무장하고, 사업부를 모두 스타트업으로 독립시켜 서로 경쟁·협력하도록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20년 다져온 사업 노하우로 사업 다각화

인포뱅크는 현재 양방향미디어 서비스, 스마트카 서비스 등으로 사업을 확장하며 성공한 벤처 1세대 기업으로 꼽히고 있다. 인포뱅크의 사업 분야는 ▲iFin ▲iMessage ▲iMotors ▲iService Tech ▲iMedia ▲iAutolab ▲iDesignlab ▲iLabX ▲infobank 등 9개로 나뉜다. 이들은 각각 독립적인 파트너사로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중기이코노미

인포뱅크는 현재 600여개가 넘는 특허를 자랑한다. 특허관리는 인포뱅크가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분야다. 인포뱅크가 지원하는 스타트업에도 이 점을 강조한다.

“인포뱅크에는 특허를 5000건 이상 출원한 특허의 달인이 있습니다. 우리는 새로운 분야의 초기단계 기업을 주로 지원하는데, 새로운 사업에서 성공하려면 특허는 중요한 무기가 됩니다”

박 대표는 단순히 특허를 등록만 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고 말한다. 특허 방어를 하거나 반대로 특허로 권리 주장을 할 때 유용하게 적용되려면, 청구안 작성을 효과적으로 해서 특허의 가치를 높여야 한다는 말도 덧붙였다.

회사는 도전정신을 잃지 않는 ‘벤처동업가’ 모임

“인포뱅크는 그동안 키워 온 노하우와 역량들을 이제 외부로 돌려 스타트업을 지원하는데 활용하고 있습니다. 우리의 소프트웨어 개발능력, 디자인, 특허운영 노하우, 영업역량 등을 스타트업에 적용해 단순히 조언하고 자금을 투자하는데 그치지 않고 협력해 성장하는 것이 특징입니다. 때문에 그동안 우리가 해오지 않던 분야의 스타트업들과 협업을 하게 됐고 사업 아이템도 다양화할 수 있었습니다”

인포뱅크가 보유한 특허들을 박태형 대표가 설명하고 있다. ©중기이코노미

박 대표는 인포뱅크의 구성원들을 ‘직원’이라는 말 대신 ‘파트너’라고 지칭한다. 그는 “인포뱅크는 덩치만 키워 공룡기업이 되기보다는 도전 정신을 잃지 않는 ‘벤처동업가’ 모임을 추구한다. 밖에서는 지금보다 더 폭넓은 분야로 사업을 확대하면서, 내부에서는 ‘사내벤처’를 발굴해 벤처 생태계를 활성화시킬 것”이라며 벤처육성 의지를 나타냈다.

인포뱅크가 운영하는 사내벤처제도는 회사 내 모든 구성원들에게 열려있다. 좋은 아이디어로 팀을 구성해 회사에 사업을 제안하면 전문가들이 심사를 통해 사업화를 돕는다. 3개월간 5000만원씩 총 3단계에 걸쳐 1억5000만원을 지원해주고, 사업에 성공하지 못하면 다시 원래 위치로 돌아와 근무한다. 사업에 성공해 분사를 원하면 사무실 공간 등을 지원해 독립시킨다. 인포뱅크는 사내벤처로 성공한 광고 플랫폼 ‘헬로링크’와 유무선 통합 고객관리서비스 ‘텍스토리’를 지난해 파트너사로 독립시키기도 했다.

“1995년 창업할 때만 해도 벤처나 정보통신이라는 말도 잘 몰랐고 소프트웨어가 중요하다는 생각도 못했었죠. 사업을 시작해도 투자를 받을 곳이 없어 가족들의 연대보증으로 대출을 받아 사업자금을 마련하곤 했습니다”

박 대표는 창업당시를 회상하며 그때와 비교해 지금 창업환경이 많이 좋아졌지만, 그만큼 경쟁도 치열해졌다고 강조한다.

스타트업 육성위해 공정경쟁 체계 만들어야

박 대표는 스타트업을 육성하는 것은 우리나라 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중요한 국가전략이 됐다고 했다. 앞으로 10년, 20년 후면 지금의 대기업이나 중견기업들이 도태되고 그 자리를 스타트업들이 채워나갈 것이라는 전망도 내놨다.

그는 또 정부가 해야 할 역할은 스타트업들이 대기업들과 공정하게 경쟁할 수 있는 체계를 만들어주는 것이라고 말한다. 그동안 사업을 영위하며 언론 행정 등 모든 분야를 장악한 대기업들과 기술·열정만으로 이제 막 도전을 시작하는 스타트업과는 경쟁 자체가 되지 않기 때문에 공정하고 자유롭게 경쟁할 수 있는 사회문화가 형성됐으면 하는 바람인 것이다.

“인포뱅크가 지향하는 것은 ‘마음이 통하는 세상’ 입니다. 지금까지 해온 것처럼 좋은 기술을 개발하고, 그런 마음을 다른 스타트업들과 교류하며, 더 좋은 세상을 만들어 가는 것이 저희의 희망입니다. 사업을 하다보면 어려운 고비도 여러차례 찾아오겠죠. 하지만 포기하지 않고 자신의 능력을 믿고 도전을 거듭하는 끈기를 가졌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