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유통 키워드…PB 옴니채널 전자상거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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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ve 중기 ㅣ 산업뉴스 글로벌 유통 키워드…PB 옴니채널 전자상거래 고급·직접소비재 늘면서 亞 성장…소비재 수출확대 전략 세워라

기사입력2016-06-30 16:00

글로벌 리서치업체 유러모니터(Euromonitor)에 따르면, 전 세계 유통시장 규모는 지난해 기준 약 13조6000억달러이며 전년대비 4.2% 감소했다. 경기침체가 지속되면서 전 세계 유통시장은 2011년 이후 정체기를 맞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비재 수요는 꾸준히 늘고 있다. 전 세계 수입액 가운데 소비재가 차지하는 비중은 2012년 21.2%에서 2014년 22.7%로 증가했다. 앞으로도 소비재 시장은 점점 커질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예측이다.

그러나 지난해 한국의 소비재 수출비중은 15.4%며, 그 가운데 주력제품인 자동차와 핸드폰을 제외한 여타 소비재 수출비중은 5.5%에 불과하다. 중국(29.8%)이나 프랑스(29.8%)에 비해 낮다. 세계 유통시장 흐름을 파악해 국산 소비재 수출을 확대하자는 제안이 나올 수 밖에 없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 아대양주팀 박민준 차장은 29일 열린 ‘글로벌 유통포럼’에서 “전 세계 유통시장이 침체된 상황에서도 아시아 유통시장은 14.1% 성장했다”며 “이는 보석, 명품과 같은 고급소비재와 담배 등 직접소비재 판매액이 꾸준하게 증가한데 따른 것”이라 말했다.

<그래픽=이가영 기자> ©중기이코노미

실제 지난해 중국, 일본 등을 포함한 아시아 유통시장 규모는 4조6000억달러로 전 세계 유통시장의 34%를 차지했다. 뒤를 잇는 북미(23.6%), 서유럽(21.2%)에 비해 크다. 인도, 필리핀 등 신흥국 성장에 따라 앞으로도 아시아 유통시장이 지속적으로 성장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박 차장은 따라서 한국의 경우 경제대국인 미국 중국 일본 등과 가깝다는 점, 한류영향으로 화장품 등 국산소비재에 대한 해외의 관심이 높다는 점 등을 들어 소비재 수출을 장려·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근 글로벌 유통시장 트렌드는 ▲PB(Private Brand)시장의 확대 ▲옴니채널(Omnichannel)의 인기 ▲전자상거래 혁명을 꼽을 수 있다.

◇PB(Private Brand)시장의 확대=PB상품은 유통업체가 직접 만든 자체 브랜드 상품이다. 제조 설비를 갖추지 않은 유통전문업체가 독자적으로 상품을 기획한 후 생산만하는 제조업체에 의뢰해 판매한다. 유통업체가 제조업체의 상품을 저렴하게 사와 유통업체의 상표를 붙여 판매하는 경우도 PB상품에 해당한다. 제조업체와 유통업체가 직거래를 통해 물류비, 판매관리비 등을 낮출 수 있고, 영업력이 떨어지는 소규모 업체는 대규모 유통업체의 생산 의뢰에 응함으로써 광고·마케팅·유통 비용을 줄일 수 있다. 이 때문에 가격이 비교적 저렴하다.

세계적인 경기침체가 지속되고, 인터넷 발달 등으로 ‘똑똑한’ 소비자가 등장하면서 브랜드 대신 가치와 품질을 최우선으로 하는 합리적 소비를 불러왔다. 가성비가 뛰어난 ‘노브랜드(No Brand)’ 제품에 열광하고 있는 것이다. 영국의 ‘알디(ALDI)’와 ‘리들(LIDL)’, 일본 ‘이온 톱밸류(top value)’ 등이 대표적이다.

PB상품이 인기를 얻을수록 제조사와 유통사의 협력도 강화된다. 생산비용이 줄고, 시장이 확대되는 등 긍정적 효과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소비자는 구매만족도를 높일 수 있고, 제조사와 유통사 모두 이익이 됨에 따라 한동안 PB상품의 인기는 지속될 전망이다.

29일 열린 글로벌 유통포럼 ©중기이코노미

◇옴니채널(Omnichannel)의 인기=‘모든 것, 모든 방식’을 의미하는 접두사 옴니(omni)와 유통경로를 의미하는 채널(channel)의 합성어다. 온·오프라인 매장을 결합해 소비자가 온·오프라인, 모바일 등 다양한 경로를 넘나들면서 상품을 검색, 구매할 수 있는 서비스를 말한다. 백화점 온라인몰에서 구입한 상품을 오프라인 매장에서 찾을 수도 있고, 매장에서 본 물건을 온라인 등의 다른 채널을 통해 구입할 수도 있다. 온라인 쇼핑으로는 불가능했던 제품체험이 가능하고, 제품수령이 빠르며 교환이 쉽다는 게 최대 장점이다.

미국의 최대 백화점 체인 ‘메이시스(Macy's)’는 2009년부터 오프라인 매장에 옴니채널 담당임원을 채용, 온라인 유통망을 확대하고 전통적인 오프라인 매장을 축소하고 있다. 그 결과 2009년 230억달러였던 매출은 2013년 280억달러로 증가했다.

◇전자상거래 혁명=IT기술의 발전으로 전자상거래 시장이 급속하게 커지고 있다. 특히 IT강국으로 불리는 인도에서는 초고속 인터넷 보급과 스마트폰 사용자의 증가로 온라인 상품구매도 폭발적으로 늘었다. 2010년 6억달러에 불과했던 전자상거래 시장규모는 지난해 100억달러를 돌파했다. 오프라인 매출 상위 10곳의 매출을 모두 합쳐도 주요 온라인 쇼핑몰 3곳(아마존, 플립카트, 스냅딜)의 매출보다 적다. 중산층 확대와 모디정부의 ‘디지털인디아’정책으로 전자상거래 산업이 더욱 활성화될 전망이다.

국내 전자상거래 뿐만 아니라 국가간 전자상거래 규모도 비약적으로 커지고 있다.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기업인 알리바바는 중국 독신자의 날(11월11일)에 18분만에 1조원, 하루 10조원 이상의 매출을 기록했다. 전 세계 190여개 국가에서 주문이 쇄도했으며, 한국의 주문 건수도 10위를 기록했다. 중국정부는 지난해 해외직구 전자상거래 매출액이 1194억위안에 이른다고 밝혔으며, 2018년에는 5000억위안까지 확대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현지진출 기업이 말하는 국가별 유통시장 특징

◇일본=코트라 오사카 무역관 이광호 관장은 일본이야 말로 한국 소비재 진출에 가장 최적화된 시장이라 전했다. 거리가 가까운데다 재외동포가 많아 소비기반이 탄탄하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한류로 인해 우호적 분위기도 형성됐다. 일본 유통시장은 전문점이 많다는 특징을 지녔다. 최근에는 통신판매와 편의점도 증가하는 추세다. 글로벌 유통시장과 같이 옴니채널과 PB상품 규모도 확대되고 있다.

맞벌이세대가 증가하고 고령화가 급속하게 진행됨에 따라 가격보다는 ‘건강’과 ‘편리’가 소비의 중요한 결정요인이다. 세안과 기초케어를 동시에 해결하는 아침형 마스크팩, 물 없이 전기로만 조리하는 냄비 등 아이디어 제품의 인기가 높다. 실생활에 꼭 필요한 아이디어 생필품, 건강관련 제품이 유망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 K-뷰티 웹사이트 ‘글로우 레시피’의 사라 리 대표는 “한국산 화장품의 우수한 품질과 효과에 대해 미국 소비자 관심이 증가하고 있다”며 “그러나 중국, 동남아 등과 같은 전략을 세워서는 결코 미국시장에서 승부를 볼 수 없다”고 말했다. 미국은 전 세계 화장품 기업의 격전지다. 경쟁도 치열한 탓에 패키지나 미사여구 등으로는 소비자를 잡을 수 없다는 게 리 대표의 전언이다.

한국에서처럼 1+1, 10+10과 같은 무분별한 가격 프로모션 대신 차별화된 제품 특징을 알리고, 제품 효과를 한눈에 알아볼 수 있도록 표현해야 한다. 북미소비자들이 스킨케어에 관심을 가진지 얼마 되지 않았기 때문에 교육 등을 통해 효과나 케어 순서, 제품용도를 알리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 리 대표는 “미국은 한류영향이 크지 않지만 이 때문에 오히려 제품력만 갖추면 승부를 볼 수 있는 시장”이라며 “진출 전 사전에 시장조사를 하고 장기적으로 승부를 보라”고 했다.

◇대양주(뉴질랜드,호주)=호주·뉴질랜드 홈쇼핑 방송채널 ‘예스샵(YesShop)’의 박병윤 대표는 “호주나 뉴질랜드의 경우 한국처럼 IT인프라가 마련되지 않아 대형 슈퍼마켓이나 TV홈쇼핑을 통한 구매가 많다”고 말했다.

호주는 높은 구매력을 지닌 선진시장이다. 지난해 기준 1인당 GDP는 약 5만3000달러로 한국의 2배에 달하며, 인구도 2400만명으로 북유럽 및 일부 중동의 고소득 국가에 비해 큰 시장이다. 유통시장 규모는 지난해 기준 156억 호주달러로 지난 5년간 연평균 14.6% 성장률을 기록했다. 최근 온라인과 홈쇼핑 유통망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소수의 업체가 시장을 독점하는 경향이 있고, 새로운 제품에 대해 보수적인 경향을 보인다. 이에따라 대형유통망에 밴더로 입점하는 방법이나 PB시장 진출이 유리하다.

향후 친환경 및 건강보조 식품, 고단백·저칼로리·저지방의 다이어트 식품 등의 웰빙식품, 친환경 화장품이 유망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지의 높은 전기세를 반영해 고효율 난방기 등과 같은 에너지 절약 전자제품도 추천품목이다. 박 대표는 “호주는 한국과 계절이 반대이기 때문에 재고상품을 팔 수 있다는 장점도 있지만, 식품 등에 대한 인증이 까다롭고 비용과 시간이 많이 걸리는 만큼 사전에 준비를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