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한류금지령 불구, 규제 덜한 VR콘텐츠 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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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시장 ㅣ 중국 中 한류금지령 불구, 규제 덜한 VR콘텐츠 기회 문화콘텐츠 규제 강화…중국정부 VR산업 집중육성 성장가능성 커

기사입력2017-01-13 11:09

중국의 한한령(限韓令, 한류금지령)으로 국내 문화콘텐츠·관광·화장품 산업 등의 피해가 우려되고 있지만, 중국정부가 집중 육성하는 VR(가상현실)산업의 경우 상대적으로 규제가 덜해 수출기회가 될 수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한국콘텐츠진흥원 김기헌 북경사무소장은 문화체육관광부가 12일 개최한 ‘2017 콘텐츠 해외시장 진출 전망 세미나’에서 “중국은 문화산업을 보호하기 위해 제작, 유통, 투자 등 문화산업 전반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고 있다”며 “그러나 포기할 수 없는 거대시장인 만큼 관련 규제를 정확하게 이해하고, 새로운 분야에 진출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래픽=이가영 기자> ©중기이코노미

문화콘텐츠는 사회적 영향력이 커 중국정부가 집중보호하는 산업이고, 이에따라 규제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에 따르면, 2010년 이전에 36개였던 문화산업 관련 규제는 이후 2015년까지 48개가 더 늘었다. 지난해 5개가 추가돼 2016년 3월 기준 총 89개에 이른다. 한국의 사드(THAAD, 고고도미사일) 배치 결정으로 더 많은 제재가 생겨나 현재는 90개가 훌쩍 넘었다는게 김기헌 소장의 전언이다.

2010년 이전의 규제내용을 보면, 각 장르별 기본규정(정의 등) 예를들어 게임에 대해 정의를 내리고 이에 해당하지 않으면 규제를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2010년~2015년은 쿼터와 심의 등의 규정을 통해 통제하는 형태로 바뀌었다. 투자부분에서는 게임개발사 외에 외자독자법인의 콘텐츠제작사 설립을 막고 있으며, 장르별로 콘텐츠를 제작하는데 각종 허가와 사전심의를 받아야 한다.

또 지난해에는 방송 및 뉴미디어의 인터넷 출판물에 대한 규정이 강화됐다. 온라인 동영상 플랫폼에서 서비스하는 콘텐츠도 사전심의 대상이며, 1인 방송서비스 플랫폼과 BJ(인터넷 1인방송 진행자)의 관리규정도 강화했다. 투자·제작·유통 등 전 부분에 걸쳐 각종 규제가 넘쳐나는 상황이다. 게임의 경우 지난해 11월15일까지 심의를 통과한 수입게임 175개 가운데 한국게임은 단 26개에 그쳤다.

따라서 VR과 같이 비교적 규제가 덜한 분야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게 김소장의 분석이다. 중국의 VR산업은 정부가 육성하고 있어 비교적 규제가 약하고, 시장규모나 기기보급률에 비해 공급되는 콘텐츠는 한정돼 있어 우리기업에 기회로 작용할 수 있다는 얘기다.

<그래픽=이가영 기자> ©중기이코노미

중국 시장조사업체 아이리서치는 지난해 기준 중국 VR시장 규모를 약 56억위안으로 추산하며, 2020년이면 556억3000만위안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중국정부가 VR산업을 미래먹거리로 인식, 집중적으로 투자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 중국경제투자연구원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까지 정부가 유치한 VR산업 투자건수는 총 117건으로 40억위안에 달하며, VR사업에 진출한 기업·스타트업만 200여개 이상이다. VR산업의 성장동인으로 불리는 VR체험관도 전국에 3000여개 이상이 있다. 특히 핵심기술을 확보하기 위해 기술력을 갖춘 해외기업과의 M&A, 공동제작 등을 지원하다보니 외국기업에 대한 규제가 적은 편이다.

이와함께 하드웨어 판매량에 비해 공급 콘텐츠가 많지 않다. 지난해 판매된 VR하드웨어는 약 6억5000만대에 이르며, 내년 중국 VR하드웨어 판매량은 지난해 판매량의 3배에 달하는 16억대로 추산된다. 다양한 하드웨어 업체가 경쟁하고 있어 중복구매율이 비교적 높고 가격도 저렴하기 때문이다. 헤드기어나 특수안경 등의 VR기기 1대당 평균 판매가격은 약 137위안(한화 약 2만3000원) 수준이다. 그러나 하드웨어 판매량에 비해 즐길거리는 부족하다. VR콘텐츠는 게임이 31%로 압도적으로 많지만, 다른 분야의 콘텐츠 개발은 미미한 상황이다. 콘텐츠 ‘생중계’의 경우 게임의 절반수준인 17%다.

따라서 한국기업들이 VR콘텐츠 개발에 나설 경우, 충분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현재 ‘87870’과 같은 중국 VR기업들은 한국의 기술력을 인정하고, VR콘텐츠 개발 기업에 적극적으로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김 소장은 중국의 하드웨어에 한국의 콘텐츠를 융합해 관광, 교육 등 새로운 분야에 공동진출하는 경우 전망이 밝을 것으로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