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표아이디어 준 ‘타인’ 동의 얻은 유사 ‘표장’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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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정보 ㅣ 특허변리 상표아이디어 준 ‘타인’ 동의 얻은 유사 ‘표장’은 유효한 상표권으로 보호받고 있다면, 기존 상표권을 침해한 것

기사입력2019-06-17 07:00

김범구 객원 기자 (bkk0909@hanmail.net) ㅣ다른기사보기

김범구 변호사(김범구 법률사무소·특허법률사무소, 전 엔터테인먼트법·저작권법 겸임교수)

A는, B가 5년 전에 이미 취득한 상표권을 침해하는 내용의 표장을 사용하는 포장지를 만들어 판매용 제품에 포장·사용하고 있었다. 이 사실을 알게 된 B는 자신의 상표권을 침해한 행위에 대해 손해배상 청구 등을 내용으로 하는 소송을 준비하고 있다.

이에 A는 ‘①B와 C사이에, B가 C로부터 ○○의 원료 등을 공급받고 제조기술을 지도받아 ○○○를 생산하고 C의 상표(일본어)를 한글로 표시한 포장지에 이를 넣어 판매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계약을 체결했고, ②자신은 C의 동의를 얻어 B의 상표권과 유사한 표장을 만들어 사용했기에 자신은 상표권 침해의 책임이 없다는 주장을 하고 있다. A의 주장은 타당한가?

◇쟁점=B가 우연히 먼저 등록한 상표권이 C의 아이디어 내지 지적재산물을 기초로 생성됐는데, C가 상표권자 이외의 제3자인 A에게 B의 상표권을 침해하는 내용의 행위를 허락한다면, B는 A의 저작권 침해에 대해 대항할 수 있는지 여부다.

B는 C의 아이디어 내지 지적재산물을 기초로 이에 일정한 요건을 더해 자신의 아이디어에 대한 상표권을 취득한 것이며, 이제 C도 B의 상표권에 대한 자신의 이해관계를 주장할 수 없기 때문이다.

등록된 상표권의 아이디어가 타인의 아이디어를 기초로 한 것이라도 유효한 상표권으로 보호받는 상황이라면, 아이디어를 제공한 타인의 승낙 등을 얻어 기존의 상표권을 침해하는 행위는 위법이다.<이미지=이미지투데이>

◇규정=우선 상표법 제2조(정의)에 나온 용어의 뜻을 보면, ▲상표란 자기의 상품(지리적 표시가 사용되는 상품의 경우를 제외하고는 서비스 또는 서비스의 제공에 관련된 물건을 포함한다. 이하 같다)과 타인의 상품을 식별하기 위하여 사용하는 표장(標章)을 말한다. ▲표장이란 기호, 문자, 도형, 소리, 냄새, 입체적 형상, 홀로그램·동작 또는 색채 등으로서 그 구성이나 표현방식에 상관없이 상품의 출처(出處)를 나타내기 위하여 사용하는 모든 표시를 말한다.

또 같은 조에서 ‘상표의 사용’이란 상품 또는 상품의 포장에 상표를 표시하는 행위를 의미한다.

이와함께 상표법 제108조(침해로 보는 행위)에 따르면, ‘타인의 등록상표와 동일·유사한 상표를 그 지정상품과 동일·유사한 상품에 사용하거나 사용하게 할 목적으로 교부·판매·위조·모조 또는 소지하는 행위’는 상표권(지리적 표시 단체표장권은 제외한다) 또는 전용사용권을 침해한 것으로 본다.

◇판례=대법원은 유사한 사례에서, ‘(전략) 피고가 마늘분, 생강분 등의 조미료 포장지에는 피고 고유의 △△△△를 사용하면서도 유독 분와사비 제품에 대하여서만 원고의 등록상표와 전체적으로 유사한 표장을 사용하여 분와사비를 생산, 판매하여 온 이상 피고는 원고의 상표권을 침해하는 것이 되고 가사 피고 주장과 같이 피고가 소외 회사와 사이에 별도로 계약을 체결하여 분와사비 표장에 오-케이-표지를 사용하는 것을 승낙 받았다고 하더라도 그것만으로는 피고의 위 상표권침해행위가 적법하게 되는 것은 아니라 할 것이므로…(후략)’라고 판결했다(대법원 1992. 2. 25. 선고 91다23776 판결).

◇결과 및 시사점=등록된 상표권의 아이디어가 타인의 아이디어를 기초로 한 것이라도 유효한 상표권으로 보호받는 상황이라면, 아이디어를 제공한 타인의 승낙 등을 얻어 기존의 상표권을 침해하는 행위는 위법이다. (중기이코노미 객원=김범구 법률사무소·특허법률사무소 김범구 변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