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장이 자주나는 불량 차, “My car is a lem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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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운지 ㅣ 미국을 읽다 고장이 자주나는 불량 차, “My car is a lemon” Food and eating culture Metaphor⑫ cucumber, nuts, beans, spice, pep talk

기사입력2019-09-23 11:25

이창봉 객원 기자 (cblee@catholic.ac.kr) ㅣ다른기사보기

이창봉 교수(가톨릭대학교 영어영문학부)

이번 글에서는 과일과 곡식, 채소 및 양념과 관련된 은유표현을 살펴본다. 지난 글에서 소개했듯, 미국사람들에게 자동차는 일상생활에 없어서는 안 될 필수품이다. 자동차 없이는 발이 묶여 어디에도 못가고, 하고자 하는 일도 제대로 할 수 없다. 그렇기 때문에 자동차가 고장이 나면 여간 불편한 것이 아니다. 자동차에 문제가 생겨 필자가 서비스센터를 방문했을 때, 고객대기실에서 우연히 어떤 사람과 자동차 관련 얘기를 나누다가 익힌 중요한 표현이 있다. 그는 고장이 잘 나는 자기 차에 대해 불평하면서 다음과 같이 말했던 것을 생생하게 기억한다.

My car is a lemon.

레몬은 직접 먹지 않고, 즙을 짜 음식 위에 뿌려 먹거나 레모네이드 음료 등을 만들어 먹는다. 이 때 그 형태가 완전히 파괴되기 때문에, 어떤 물건이나 상품이 자주 고장나는 상황을 은유하게 된 듯하다.

고장이 잘 나는 차를 설명하면서, “My car is a lemon.”이라고 표현할 수 있다. 레몬은 직접 먹지 않고, 즙을 짜 음식 위에 뿌려 먹거나 레모네이드 음료 등을 만들어 먹는다. 이 때 그 형태가 완전히 파괴되기 때문에, 어떤 물건이나 상품이 자주 고장나는 상황을 은유하게 된 듯하다.<이미지=이미지투데이>

자동차를 운전하다 보면 작은 접촉사고 정도는 누구나 겪게 마련이다. 때로는 불행하게도 심각한 사고가 나기도 하는데, 이 때 침착하게 대응하는 것이 중요하다. ‘침착하다’라는 한국어 표현을 미국영어에서는 채소인 오이의 시원한 맛에 은유해 ‘cool as a cucumber’라고도 한다. 예를 들어 큰 자동차사고를 당했음에도 침착하고 의연하게 잘 대처했다는 얘기를 듣고 난 후, 상대방을 다음과 같이 칭찬할 수 있다.

You are incredible. How could you be as cool as a cucumber even after such a serious accident?

‘침착하다’는 말과 반대되는 뜻을 ‘흥분하다’라고 쓸 수 있다. 때로는 흥분이 지나쳐 이성을 잃고 미친 듯 행동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 때 쓰는 표현이 바로 형용사 ‘crazy’다. 미국영어에서는 이와 비슷한 뜻의 속어로, 견과류를 뜻하는 ‘nut’의 뜻을 은유 확장해 널리 쓴다. 미국 사람들은 일상생활에서 이해하기 힘든 언행을 보이는 상대방에게 “Are you a nut?”이라고 흔히 반문한다. 예를 들어 내일 중요한 시험을 앞둔 친구가 도서관에서 공부를 열심히 하고 있을 줄 알았는데, 늦은 시간까지 술집에서 노는 장면을 보고는 다음과 같이 말할 수 있다.

Are you a nut? You have a test tomorrow.

‘go nuts’ 표현도 널리 쓰인다. 이 표현은 ‘to act in a way that is wild or out of control because of strong emotion(격한 감정으로 통제할 수 없을 정도로 흥분해서 행동하다)’의 뜻으로 사용된다. 특히 이 표현은 스포츠 맥락 상황을 묘사하는 데에 많이 쓰인다. 필자는 미국의 프로 미식축구팀인 Philadelphia Eagles의 열렬한 팬인데, 2년 전 Super Bowl 결승전에서 이겼을 때 많은 팬들이 미친 듯이 열광했던 감격적인 장면을 잊지 못한다. Philadelphia Eagles 창단 후 최초 우승이 확정된 그 순간, 큰 소리로 열광하던 팬들의 모습을 다음과 같이 묘사할 수 있다.

All the Philadelphia Eagles fans went nuts when their team finally won the first Super Bowl.

미국영어에서 곡식 관련 은유표현으로 반드시 알아둬야 할 표현 중 하나가 ‘spill the beans’다. 이 표현은 ‘reveal secret information unintentionally or indiscreetly(비밀정보를 비의도적으로 혹은 부주의로 노출하다)’ 뜻으로 널리 쓰인다. 고대 그리스 사람들이 중요한 안건을 결정할 때, 검은 콩과 하얀 콩을 단지 안에 던져 투표한 것에서 유래했다고 전한다. 미국사람들은 직장 내에서 동료에게 축하할 일이 있을 때, 모두들 비밀을 지키다가 surprise party를 열어 주는 것을 즐겨한다. 그런데 가끔씩 누군가 부주의로 이 비밀이 흘러나가 surprise party가 싱겁게 되는 경우가 있는데, 이 상황을 다음과 같이 표현할 수 있다.

We had everything organized for Kathy's surprise party, but Chris accidentally spilled the beans to her yesterday. Too bad~!!!

모든 음식을 하는 데에 꼭 있어야 할 것이 각종 양념(spice)이다. 다양성(diversity)은 우리 삶의 맛을 다양하게 해 주는 양념이라고, 은유해 표현한 어느 시인의 유명한 문구가 있다.

Diversity is the spice of our life.

우리 주변의 사람들이나 그들이 사는 모습, 즉 문화가 천편일률적으로 동일하다면 얼마나 삶이 무미건조하고 단순할까를 상상해 보면, 이 시인의 창의적인 표현을 잘 이해할 수 있다. 미국영어에서 spice 관련 표현으로 반드시 알아야 할 표현을 소개한다.

고기를 먹을 때 필수적인 양념이 소금과 후추(salt and pepper)다. salt가 들어간 표현으로서 ‘take ~ with a grain of salt’는 이미 지난 글에서 소개했다. 오늘은 pepper 관련 표현을 알아본다. 미국영어에서 널리 쓰는 표현으로 ‘pep talk’가 있다. 스포츠에서 경기 직전 팀의 주장이 선수들을 모아 놓고, 승리를 위해 단결을 강조하고 사기진작을 독려하는 연설을 흔히 pep talk라 한다. 여기서 ‘pep’은 ‘pepper’의 뜻으로, 오랜 전부터 영어권에서는 ’pepper’가 어떤 사람의 열정과 에너지를 은유하는 뜻으로 사용했다고 한다.

필자가 응원하는 Philadelphia Eagles 소속으로, 지금은 은퇴한 선수이지만 Brian Dawkins라는 유명한 수비선수가 있었다. 그는 현역 시절 축구로 치면 sweeper에 해당하는 최종 수비수(safety position)로서 뛰어난 플레이로도 유명했지만, 그라운드에서 몸을 아끼지 않고 투지와 열정으로 팀 동료들에게 모범을 보이는 강렬한 선수(intense player)로서 팀의 주장을 담당하곤 했다. 미식축구처럼 격렬한 운동경기에서는 선수들의 마음가짐과 사기가 승부에 결정적인 요인이다. 이런 이유로 중요한 경기를 앞두고 Brian Dawkins가 열정적인 pep talk을 할 때면, 모든 선수들이 둥그렇게 원을 그리며 큰 소리로 화답하는 장면은 실로 감동적이었다. 이 상황을 다음과 같이 묘사할 수 있다.

As a fan, it's so inspirational to watch Brian Dawkins give such a passionate pre-game pep talk to his fellow players as captain. (중기이코노미 객원=가톨릭대학교 영어영문학부 이창봉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