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 산업혁명 양극화…‘디지털세’로 완화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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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ve 중기 ㅣ 산업뉴스 4차 산업혁명 양극화…‘디지털세’로 완화해야 “韓, 아시아와 공조 유지하며 디지털세 조정…산업성장에 무게를”

기사입력2020-09-18 18:06

채민선 기자 (iscra79@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그래픽=채민선 기자> ©중기이코노미

4차 산업혁명은 국가별·국가간 산업 패러다임 변화 뿐만 아니라 부가가치 발생양상 급변도 가져왔는데, 기존의 법·제도 체계로는 국경을 넘나들며 발생하는 산업·경제 변화를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 바꿔 말해 구글, 애플, 페이스북, 아마존과 같은 디지털 기업들은 사업장 소재 국가가 아닌 전세계 국가에서 수익이 발생하지만, 세금을 부과하기 위한 법·제도가 미비해 조세회피를 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따라 디지털세를 도입하자는 논의가 활발하다.

디지털세는 고정사업장 소재지와 상관없이 글로벌 디지털 대기업이 직접 매출을 얻는 영토 내에서 해당 국가가 이들의 매출액에 대해 일정 세율로 부과하는 조세를 말한다.

국회입법조사처가 최근 발행한 ‘디지털세 국제논의 최근 동향과 산업적 시사점’이라는 보고서를 보면, “디지털세는 글로벌 디지털 대기업의 조세회피에 대응할 수 있는 방안이자, 국가간 양극화 심화를 완화할 수 있는 대안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시장 국가의 부가 글로벌 디지털 대기업을 보유한 국가로 이전되는 것을 완화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디지털세에 대한 국제적 논의는 OECD, G20 및 EU를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다. 일부 유럽 국가나 개도국에서도 세수확보 차원에서 개별적으로 디지털 서비스세의 도입을 추진중이다. 그러나 대상기업이 주로 미국 기업들이어서 미국은 통상보복 등을 통해 이를 반대하고 있다.

디지털세 관련 쟁점사항은 ▲이중과세와 국내기업에 대한 역차별 문제 ▲과세대상에 소비자 대상사업을 포함하는 문제 ▲자본수출국·자본수입국 여부나 산업구조에 따른 국가별 손익여부가 달라지는 문제 등이다.

◇이중과세와 국내기업에 대한 역차별 문제=지난해 기준 국내 앱시장에서 국내 전체 앱스토어 매출액 9조4574억원 중 87.8%를 구글과 애플이 가져갔다. 하지만 고정사업장이 국내에 없기 때문에 법인세 및 소득세 과세에 한계가 존재한다.

디지털 기업 매출액에 기반해 법인세를 과세하는 단기대책을 도입할 경우, WTO 비차별원칙에 따라 내외국법인에 대해 차별없이 적용해야 하므로 내국법인의 경우 법인세에 더해 중복과세되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그러나 디지털세를 도입하면, 국내기업에 대한 역차별 문제를 완화시킬 수 있다는 것이 보고서의 판단이다.

◇과세대상에 소비자대상사업 포함하는 문제=OECD 사무국은 과세대상 범위를 디지털 서비스 사업 외에도 광범위한 소비자 대상사업으로 확대할 것을 제안했다. 아울러 제조업을 포함한 소비자 대상사업을 영위하는 매출액 7억5000만 유로 이상의 글로벌 기업에 적용하기로 잠정 합의했다. 이에 따라 국내에서는 삼성전자, LG전자, 현대자동차 등이 소비자 대상사업 기업에 포함된다.

디지털세의 논의는 디지털 서비스 기업의 조세회피 행위를 저지하고자 하는 목적을 가지고 시작됐으므로 소비자 대상사업까지 디지털 서비스세의 과세대상으로 확장하는 것은 제도의 취지 및 ‘디지털 서비스세’라는 명칭과도 부합하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자본 수출·수입국 여부, 산업구조 따라 손익 달라지는 문제=세수의 국제적 배분은 대상 국가들의 자본수출국 또는 자본수입국 여부나, 산업구조에 따라 국가별 재정수입의 손익계산 결과가 달라진다.

일반적으로 원천지 과세는 자국 영토 내에서 발생한 소득에 대해 과세하므로 자본수입국인 신흥국이나 개발도상국의 재정확보에 유리한데 반해, 거주지 과세는 자국 기업의 전 세계 소득에 과세하므로 다국적기업의 본사 소재지인 선진국의 재정확보에 유리하다는 지적이 있다.

또한 국가별로 4차 산업혁명 진행단계 및 산업구조가 상이한데, 디지털세 도입시 글로벌 디지털 대기업 보유 여부 및 국내 디지털시장에서 국내 및 외국 기업의 분포에 따라 국가적 손익여부가 다르게 계산될 수 있다는 주장도 있어 국제적 합의가 필요하다.

보고서는 이와 같은 디지털세 관련 국제논의는 4차 산업혁명으로 인한 전세계적인 양극화 심화 속도를 완화해 지속가능 성장이 가능하도록 하기 위한 국제공조의 첫걸음이라는 의미를 갖고 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우리나라는 국익을 위해 아시아 국가들과 공조체제를 유지하며 디지털세 과세대상 및 세율을 조정하고 자본수출 대상 선정 시 장기적인 관점에서 조세수입보다는 산업성장 가능성을 우선순위에 두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라고 제안했다. 중기이코노미 채민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