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결제 논란…플랫폼기업 규제법 제정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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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ㅣ 기자수첩 구글 결제 논란…플랫폼기업 규제법 제정하라 독점적 지위 남용…내년 9월, 모든 앱 사업자에게 수수료 30% 부과

기사입력2020-11-27 00:00

이창호 기자 (xg139@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구글의 인앱결제를 둘러싼 공방전은 구글이 한발 물러서면서 일단 휴전에 들어갔다. 국회에서 추진되던 법안 제정도 일단 유보되는 분위기다. <사진=뉴시스>

구글의 인앱결제를 둘러싼 구글과 앱 사업자들과의 공방전. 구글이 한발 물러서면서 일단 휴전에 들어갔다. 국회에서 추진되던 입법도 일단 유보되는 분위기다. 하지만 독점적 사업자에 대한 견제는 반드시 필요하기에, 구글의 행보와 무관하게 규제법 제정은 지속 추진해야할 사안이다.

앞서 구글은 모든 사업자에게 구글이 제공하는 결제시스템만을 사용하도록 강제하는 방안을 내놓았다. 결제시스템 수수료는 30%. 앱 사업자들은 과중하다는 반면 구글은 애플과 같은 수준이라 문제없다는 입장이다.

종전에는 게임물 앱 사업자를 제외한 여타 앱 사업자에게 구글 결제시스템 이외 자체 결제시스템 도입을 허용했다. 그런데 구글이 내년 1월1일부터 모든 앱 사업자에게 동일한 결제시스템을 적용한다고 밝히면서 논란이 시작됐다.

방송통신위는 구글의 결정이 위법인지 살피겠다고 밝혔다. 또 피해를 입은 앱 사업자들은 공동으로 공정위에 구글을 제소했다. 국회도 나서 구글갑질 방지법을 제정하겠다고 했다. 논란이 커지자, 구글은 결제시스템 변경시기를 내년 9월로 연기하겠다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글로벌 사업자인 구글에게 한국 행정당국이 취할 수 있는 조치에는 한계가 있다는 냉소적인 시각을 내비치기도 했다. 하지만 다각도의 압박과 특히 행정당국의 반응은 구글의 결정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비슷한 시기 애플은 중소 앱사업자를 대상으로 수수료를 현재의 30%에서 15%로 인하한다고 발표했다. 애플 역시 선의로 이런 조치를 취한 것이 아니다. 미국 경쟁당국에 제소되면서 내놓은 대응책이다.

앞서 인기 게임 포트나이트가 자체 결제시스템을 도입하자, 애플은 앱마켓에서 이 게임을 삭제하며 압박을 가했다. 포트나이트를 운영하는 에픽게임즈는 30%의 높은 수수료와 독점적 지위 남용 등을 이유로 애플을 미국 경쟁당국에 제소했다. 양자의 분쟁은 현재진행형이다.

이처럼 공룡 플랫폼 사업자의 독점적 지위를 견제해달라는 요구는 미국과 한국뿐만 아니라 전세계에서 발생하고 있다. 이미 법과 제도를 갖춘 나라들도 많다.

국회의 구글갑질 방지법 제정 논의 과정을 보면, 찬반 양론이 격돌해 원만한 합의가 도출되지 못하는 분위기 였다. 그런데다 구글이 한발 물러섰으니 일단은 후순위로 밀릴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글로벌 플랫폼 사업자의 갑질을 견제할 수 있는 법은 반드시 필요하다. 지금이라도 독점적 지위를 가진 플랫폼 사업자의 책임을 명확히 하고, 갑질피해를 예방할 법제도 마련에 속도를 내야겠다. 중기이코노미 이창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