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시장 “양신·양중, 전정특신, 쾌락안심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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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ve 중기 ㅣ 포토·인포그래픽 中시장 “양신·양중, 전정특신, 쾌락안심 주목” “기업이 중국시장을 외면하는 게 가장 큰 리스크”

기사입력2025-06-23 12:00

채민선 기자 (iscra79@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지금 한국 기업들에게 가장 큰 리스크는 중국시장을 외면하는 것입니다.”

황재원 코트라 중국지역본부장은 최근 코트라가 주최한 ‘미·중 시장 변화와 대응 방안 세미나’에서 ‘통상환경 변화에 따른 중국시장 성공 방정식 찾기’라는 주제발표를 통해 이같이 지적했다. 그러면서 중국의 “양신·양중 정책을 주목하고, 전정특신 중국 기업과 협력”할 것을 조안했다. 또 소비시장 진출을 위한 전략으로는 ‘쾌락안심(快樂安心)’이라는 키워드를 제시했다.

황 본부장은 “중국은 여전히 거대한 내수시장과 글로벌 제조 생태계를 갖춘 핵심 전략지이며, 기피 대상이 아닌 정밀 대응의 대상이 돼야 한다”고 했다. 특히 황 본부장은 중국시장에 대한 최근의 부정적 여론에 대해 “많은 기업들이 중국 리스크를 회피하고자 베트남, 인도 등으로 눈을 돌리고 있지만, 이들 국가는 중국의 시장 규모와 산업 역량을 대체할 수 없다”고 잘라 말했다.

2023년 기준 중국의 GDP는 약 18조 달러로, 베트남(약 4500억 달러)의 40배, 인도 전체 규모와 비교해도 여전히 압도적이다. 황 본부장은 “중국의 한 개 성(省)만 해도 베트남 전체 경제보다 크다”며, “산술적으로도 중국을 포기하고 다른 국가에서 동일한 성과를 기대하는 것은 무리”라고 지적했다.

<그래픽=채민선 기자> ©중기이코노미

중국 제조업 경쟁력은 여전하다…GDP 성장률 5%대

황 본부장은 “중국이 여전히 제조업 초강국이지만, 아이러니하게도 ‘메이드 인 차이나’에 대한 글로벌 소비자의 불신이 중국의 유일한 약점”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 점을 한국 기업이 활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중국과 유사한 가격경쟁력을 확보하면서 ‘메이드 인 코리아’라는 브랜드로 품질 신뢰를 더하면 충분한 승산이 있다는 해석이다. 이를 위해서는 중국시장을 등지는 것이 아니라, 중국 제조생태계와 협업하고 이해하려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중국의 지난해 4분기 GDP성장률은 5.4%를 기록했다. 황 본부장은 중국 경제가 저성장 기조로 진입했다는 통념에 대해 “GDP 성장률 5%는 과거 8% 성장기와 비교해 절대 규모가 훨씬 크다”며, “질적으로는 디지털 인프라와 첨단산업 중심으로 전환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고정자산 투자 중 정보통신 서비스업 투자가 34.4% 증가했으며, ‘신(新) 인프라’라는 이름 아래 5.5G 통신망, 스마트 전력망, AI 인프라 등이 빠르게 확충되고 있다. 황 본부장은 “베이징 등 대도시에선 벌써 5.5G 서비스가 상용화됐다”며, “중국의 ICT 및 스마트 인프라 시장은 외자기업에도 기회를 열고 있다”고 덧붙였다.

‘양신’·‘양중’ 정책 주목…“전정특신 中기업과 협력을”

중국 정부가 최근 추진하는 ‘양신(兩新)’과 ‘양중(兩重)’ 정책도 눈여겨봐야 한다고 했다.

양신은 낡은 내구재를 보조금으로 교체하는 소비진작 정책이다. 중국 정부는 대규모 설비 교체 및 소비재 이구한신 예산을 5000억 위안 편성하고, 제조업 경쟁력 강화와 소비촉진을 꾀하고 있다. 양중은 산업의 기술 고도화를 위한 전략이다. 국가급 중대형 전략 및 안보능력을 건설하는 양중사업에는 약 8000억 위안의 예산이 편성됐으며, 인프라 확충과 안보능력 강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황 본부장은 “이 두 정책은 중국 내수 및 첨단산업 투자 활성화의 핵심 축”이라며, “특히 자동차, 전기전자, 설비 분야에서 한국 기업의 참여 여지가 크다”고 내다봤다.

산업 측면에서는 소재·부품·장비(B2B) 부문이 여전히 대중 수출의 95%를 차지하며, 소비재는 5%에 불과하다. 황 본부장은 이 점을 감안해, 중국 정부가 육성 중인 ‘전정특신(專精特新)’ 기업과의 협력 전략을 강조했다.

전정특신 기업은 전문성, 정밀성, 특색, 혁신성을 갖춘 기업으로 중국 중앙부처와 지방정부가 선정한 강소 혹은 중견기업을 말한다. 중국 정부는 산업경쟁력 강화, 기술혁신, 경제구조 전환, 기업역량 강화, 글로벌 경제변화 대응 등 전략 목표 달성을 위해 전정특신 기업을 육성하고 있다.

황 본부장은 “이들 기업은 기술력이 검증된 중견 규모의 혁신기업이며, 중국 내 공급망에 진입하려면 대기업보다 오히려 이들과의 전략적 협력이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코트라는 전정특신 기업 1만여 개를 분석한 보고서를 발간하고, 주요 무역관을 통해 이들과의 상담회와 협력사업을 추진 중이므로, 이를 활용하는 것도 방법이다.

‘쾌락안심’ 키워드 공략…유통분야에서도 맞춤 공략을

<그래픽=채민선 기자> ©중기이코노미

중국 소비시장 진출 전략으로 황 본부장은 ‘쾌락안심(快樂安心)’이라는 키워드를 제시했다. 트렌디함(Trend), 재미(Laughter), 감성(Sensitivity), 신뢰(Trust)를 뜻하는 요소를 갖춘 제품이 중국 소비자에게 먹힌다는 설명이다.

대표 사례로는 MLB 모자, 바나나우유, 한국형 뷰티제품 등이 있다. Z세대, 신중산층, 실버세대 등 인구구조 변화로 인한 주력 소비층을 타깃으로 세대별 연령·성별·소비패턴에 따른 신소비트렌드 품목을 발굴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황 본부장은 “단지 제품력이 아닌, 문화적 요소와 감각적 마케팅이 중요한 시대”라며, “한국은 힙합, K-팝 등 글로벌 트렌드와 감성을 결합해 중국시장에서 선전할 수 있는 경쟁력을 갖고 있다”고 했다.

유통 측면에서도 전략적 접근이 요구된다. 중국 온라인 유통은 알리바바, 징둥 외에도 틱톡(더우인), 샤오홍슈, 라이브커머스 등 플랫폼이 급성장 중이며, 이들은 단순 판매뿐만 아니라 브랜드 인지도 구축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오프라인 채널도 지역별 특화 매장, 편의점, 전문점 등으로 다변화돼 있어, 현지 소비자 취향과 접점을 고려한 진출 전략이 필요하다. 코트라는 중국 21개 무역관에서 지역별 유통채널과의 협업을 통해 한국 기업의 시장 개척을 지원하고 있다.

기술·표준·데이터 규제는 존재…원산지 리스크 대비를

황 본부장은 중국 진출 기회와 함께 리스크 요인도 강조했다.

그는 “중국은 데이터, 기술, 인증, 표준과 관련한 복잡한 규제를 유지하고 있으며, 미·중 갈등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미국 수출을 위한 원산지 증명 이슈도 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미국의 ‘메이드 인 차이나’ 회피 기조가 계속된다면, 중국 생산기지에서 미국으로의 우회 수출은 점차 어려워질 수 있다. 따라서 기업들은 공급망 재편과 원산지 관리체계를 정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끝으로 그는 “중국 시장 진출은 일회성 수출이 아니라 지속가능한 진입 전략을 필요로 하며, 이를 위해 기업-정부-유관기관 간 협업이 절실하다”고 덧붙였다. 중기이코노미 채민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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