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가 보이는 해안도로 따라 통일을 꿈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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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운지 ㅣ 가족여행 바다가 보이는 해안도로 따라 통일을 꿈꾼다 유철상의 가족여행 (121)동해안 7번 국도 여행…고성㊤

기사입력2018-07-06 15:54

유철상 객원 기자 (poetry77@naver.com) ㅣ다른기사보기

고성 통일전망대에서 바라 본 풍경<사진=상상출판>

◇고성 통일전망대=바다가 보이는 해안도로를 계속해서 달리면 통일전망대가 나온다. 거진항에서 11km 떨어진 지점에 해발 700m 높이에 세워진 전망대다. 이곳에 가면 휴전선과 금강산이 한눈에 들어오고 오른쪽으로는 에메랄드빛 동해가 아스라이 펼쳐진다. 비무장지대도 파노라마로 펼쳐지는데, 한국군 관측소도 아련하게 보인다.

이곳에서는 해금강도 조망할 수 있으며 현종암, 부처바위, 사공바위 등 크고 작은 섬들이 기묘한 모습으로 떠 있다. 맑은 날이면 금강산도 손에 잡힐 듯 가깝게 바라보인다. 어렴풋이 보이는 금강산 봉우리들은 왼쪽부터 일출봉, 채하봉, 육선봉, 집선봉, 세존봉, 옥녀봉, 신선대다.

◇DMZ박물관=통일전망대에서 2km 정도 떨어진 곳에 DMZ박물관이 있다. 최북단 군사분계선과 근접한 민통선 내에 자리한다. DMZ는 군대의 주둔이나 무기의 배치, 군사시설의 설치가 금지되는 비무장지대다. 세계 유일의 DMZ를 통해 통일의 의미를 되새겨 볼 수 있는 박물관이다. 5개 구역으로 나뉜 전시관에서는 전쟁의 아픔이 담긴 전시물도 눈길을 끌지만, 60여년간 사람의 손이 닿지 않은 DMZ의 청정지역을 한눈에 살펴볼 수 있어 흥미롭다.

◇대진항과 대진등대=동해안에서 가장 북쪽에 있는 대진등대는 1993년에 새로 지었으며, 8각 기둥 위에 둥근 전망대가 우주선처럼 생겼다. 대진등대는 대진항 뒤편의 튀어나온 곳에 자리 잡고 있어 주변 풍경이 아름답다. 특히 대진등대 인근의 바다는 그 색이 아름다워 여행객들에게 특별한 인상을 주는 곳이다.

대진항을 내려다보는 위치이기 때문에 짙은 바다와 하얗게 빛나는 등대가 마주보는 풍경이 일품이다. 그래서 대진등대는 가까이 다가서서 보는 것보다 초도리나 금강산콘도에서 멀찍이 보는 것이 훨씬 예쁘다. 바다와 등대를 배경으로 기념사진을 찍어두는 것도 잊지 말자.

대진항 일출(사진 위)과 화진포 갈대숲<사진=상상출판>

◇화진포와 화진포해수욕장=고성군 화진포는 가을의 비경을 간직한 아름다운 자연호수로 갈대와 여유롭게 노니는 철새, 코스모스가 인상적이다. 특히 가을철에는 호수 주변으로 갈대밭이 형성돼 새들이 호수를 수놓는다. 화진포는 모래톱이 바다를 가로막아 생긴 석호이며 둘레 16km, 넓이 72만평 으로 남한에서 가장 넓다. 화진포로 진입하는 길은 4곳인데, 모두 7번 국도에서 이정표를 따라 진입하면 된다.

화진포는 경관이 아름다워 광복을 전후로 한반도 최고 권력자들의 별장이 경쟁처럼 세워졌다. 북한의 김일성 주석은 해방 후 별장을 지어 놓고 가족들과 자주 찾았다. 한국전쟁 후 거진이 남한 땅에 편입되면서 이번엔 남한 최고 권력자인 이승만 대통령과 이기붕 부통령이 차례로 별장을 지었다. 지금도 호수 주변에 세 사람의 별장이 모두 남아 있다. 호수 안쪽에 있는 이승만 별장은 아름드리 해송 너머로 호수 전경이 한눈에 들어온다. 호수와 바다를 가르는 솔숲 모래언덕에 자리한 이기붕 별장은 커다란 소나무에 둘러싸여 있고 한때 외국 선교사들이 휴양시설로 이용하기도 했다. 지금은 안보교육관으로 전시되고 있다.

화진포해수욕장은 바닷물이 깨끗하고 수심이 얕아 여유를 즐기기에 안성맞춤이다. 드라마 ‘가을동화’에서 죽은 은서를 등에 업고 해변을 거닐던 엔딩 장면 촬영지로 알려지면서 인기 여행지가 되었고, 최근 중국 관광객도 부쩍 늘어 그 인기를 실감하게 된다. 해수욕장 끝 쪽에는 고구려 광개토대왕의 무덤이라는 이야기가 전해지는 금구도가 손에 잡힐 듯 펼쳐진다.[유철상 상상출판 대표, 상상출판 전국일주 가이드북 발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