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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 김범석’ 외국인 총수 규제 공백 확인됐다

공정위, 대기업 외국인 총수 관련 법 마련 추진 

기사입력2021-04-30 16:04

공정위는 김범석 의장이 미국에 상장한 Coupang, Inc.를 통해 국내 쿠팡 계열회사를 지배하고 있음이 명백하다고 봤다. 하지만 “기존 외국계 기업집단의 사례에서 국내 최상단회사를 동일인으로 판단해온 점”에 따라 법인인 쿠팡을 동일인 지정했다고 밝혔다.<사진=뉴시스>

 

쿠팡이 대기업집단으로 지정됐지만, 쿠팡의 김범석 의장이 동일인(총수)으로 지정되는 일을 피하면서 대기업 외국인 총수에 대한 규제가 공백이란 사실이 확인됐다.

지난 29일 공정위에 따르면, 쿠팡을 비롯한 8개 기업집단이 올해 새롭게 공시대상기업집단에 지정됐다. 공시대상기업집단은 자산총액 5조원이 넘는 기업집단을 말하는데, 공정거래법 상 각종 규제를 받는 대기업집단이 된다는 의미다.

쿠팡은 1년 새 자산총액이 3조1000억원에서 5조8000억원으로 급증해 새롭게 공시대상기업집단에 포함됐다.

공시대상기업집단으로 지정할 때 공정위는 기업집단의 총수도 지정한다. 공정거래법에서는 이를 ‘동일인’이라 부른다. 공정위의 발표 전부터 쿠팡의 대기업집단 입성이 예상됨에 따라, 쿠팡의 실질적 지배자인 김범석 의장이 동일인으로 지정될지에 관심이 모였다. 김범석 의장은 국적이 미국인데, 지금까지 외국인을 동일인으로 하는 기업집단의 전례가 없었기 때문이다.

결국 공정위는 법인인 쿠팡㈜를 동일인으로 지정한다고 발표했다. 아울러, 제도의 미비점을 인정하고 개선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동일인 지정에 따라 일감 몰아주기 등 규제범위 달라져

 

동일인(총수)은 공정거래법 상 기업집단의 범위를 지정하는 기준이 된다. 또 일감 몰아주기와 사익편취 등 각종 대기업 규제의 최종 책임자이기도 하다. 공정위는 동일인을 직접 고발하기도 하고, 동일인의 친족회사에 대한 부당지원을 제재하기도 했다.

지난 2월 공정위는 KCC의 동일인(총수) 정몽진 회장을 검찰고발한다고 밝혔다. 정몽진 회장이 대기업집단 지정을 위한 자료를 제출하면서, 본인의 차명 보유 회사와 친족이 지분을 보유한 회사, 친족 현황 등을 누락했다는 이유에서다.

매년 각 기업집단 동일인은 공정거래법에 따라 계열회사 현황, 친족 현황, 임원 현황, 계열회사의 주주 현황, 비영리법인 현황, 감사보고서 등의 자료를 제출하고, 공정위는 이를 토대로 대기업집단을 지정하고 있다. 의도적으로 신고를 누락하고 위장계열사를 운영할 경우에는 동일인에게 책임을 묻는다.

동일인이 일감 몰아주기 규제의 기준이 된다는 것은 한화그룹의 사례로 확인할 수 있다. 지난해 11월 공정위는 한화솔루션을 검찰에 고발했는데, 김승연 회장의 친누나 일가가 지배주주로 있는 한익스프레스를 부당지원했다는 이유에서다.

한익익스프레스는 한화그룹에 속한 계열회사가 아니었다. 하지만 “‘관계사’라는 명분으로 범 총수일가라 할 수 있는 친누나 일가가 지배하는 회사에 일방적으로 물류일감을 몰아줘 공정거래질서를 훼손한 행위”이기 때문에 공정거래법이 금지한 계열사 부당지원에 해당한다는게 공정위의 판단이었다.

“쿠팡을 동일인으로 판단해도 현재 계열사 범위 변화 없어”

 

공정위는 김범석 의장이 미국에 상장한 Coupang, Inc.를 통해 국내 쿠팡 계열회사를 지배하고 있음이 명백하다고 봤다. 하지만 “기존 외국계 기업집단의 사례에서 국내 최상단회사를 동일인으로 판단해온 점”에 따라 법인인 쿠팡을 동일인 지정했다고 밝혔다. 실제로 사우디아라비아의 아람코가 보유한 에쓰오일이나, 미국 제너럴모터스가 보유한 한국GM은 국내 법인을 동일인으로 지정한 이른바 ‘총수 없는 집단’으로 지정한 바 있다.

또한, “현행 경제력집중 억제시책이 국내를 전제로 설계되어 있어 외국인 동일인을 규제하기에 미비한 부분(동일인관련자의 범위, 형사제재 문제 등)이 있는 점”도 원인으로 들었다. 김재신 공정위 부위원장은 29일 브리핑에서, 아마존코리아나 페이스북코리아가 자산총액 5조원이 넘었을 때, 제프 베이조스와 마크 저커버그를 공정거래법상의 동일인으로 지정해서 한국 국내법의 의무를 부여하고, 위반 시에 형사제재 대상으로 지정할 것이냐는 물음을 던지기도 했다.

공정위는 또 “김범석을 동일인으로 판단하든 쿠팡㈜를 동일인으로 판단하든 현재로서는 계열회사 범위에 변화가 없는 점”도 고려했다고 강조했다. 당장 김범석 의장이 동일인 지정을 면하더라도 쿠팡에 즉시 특혜가 발생하진 않는다는 시각이다.

아울러 현행 제도의 한계를 인정했다. “정책환경이 변화해 외국인도 동일인으로 판단될 수 있는 사례가 발생했으나, 현행 규제가 국내를 전제로 설계돼 있어 당장에 외국인을 동일인으로 판단하여 규제하기에는 집행가능성 및 실효성 등에서 일부 문제되는 측면이 있다”는 것이다. 

 

이런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해 “동일인 정의·요건, 동일인관련자의 범위 등 지정제도 전반에 걸친 제도 개선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중기이코노미 이창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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