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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어진 일에 때늦은 분석과 비판을 하는 사람은

Sports Metaphor(American Football) ⑤football widow, Monday morning QB, huddle, best defense is good offense 

기사입력2021-07-15 10:41
이창봉 객원 기자 (cblee@catholic.ac.kr) 다른기사보기

이창봉 교수(가톨릭대학교 영어영문학부)
미국에서 가장 역사와 전통이 깊은 스포츠라면 야구(baseball)가 떠오르지만, 가장 인기 있는 스포츠라면 단연코 미식축구(American football)가 손꼽힌다. 한 통계조사에 따르면, 미국 스포츠팬들 중 70%에 가까운 사람들이 미식축구를 미국에서 가장 인기 있는 스포츠로 여긴다고 한다. 금요일 저녁에 자기가 사는 지역의 고등학교 운동장에서 열리는 미식축구 경기를 보러 가고, 토요일 오후에는 자기가 졸업한 대학의 미식축구 경기를 TV로 보며 응원하고, 일요일 오후에는 자기가 사는 도시의 프로팀 경기를 보고 응원하는 것이 미국사람들의 전형적인 일상의 모습 중 하나다.

 

특히 일요일에는 프로팀 경기가 열리는 경기장에 가서 tailgate party(경기 시작 전 팬들끼리 자기 차량의 뒤에 바비큐 시설을 갖추고 고기를 구워 먹으며 맥주를 즐기면서 응원을 하는 파티)를 하다가, 경기가 시작되면 독특한 분장과 복장으로 자기 팀을 광적으로 응원하는 모습을 흔히 보게 된다. 경기에 못가는 날은 스포츠 바(sports bar)에 가서 집단으로 모여서 대형TV 스크린을 보며 응원하는 것이 그들에게는 일상문화 중 가장 익숙하고도 중요한 시간이 됐다. 그만큼 미식축구는 미국에서 압도적으로 인기 있는 스포츠이며, 미식축구 담화가 그들의 일상생활을 지배한다.

 

미국에서 어느 정도로 사람들이 미식축구를 좋아하는지를 잘 보여주는 재미있는 속어 표현이 있다. 미식축구에 미쳐서 주말 내내 TV앞에 앉아서 경기만 보는 남편을 두고, 아내들은 자신이 ‘football widow’가 됐다고 불평한다.

 

Every Sunday, my husband spends almost the whole day watching football games on TV. I become a football widow every Sunday.

 

왜 미국사람들은 그토록 미식축구라는 경기에 열광할까? 문화학자들은 가장 중요한 요인으로 게임 자체가 미국인들의 가치관과 성향을 잘 반영한 경기라는 점을 강조한다. Martin Gannon이라는 학자는 ‘Understanding Global Cultures: Metaphorical Journeys through 23 Nations(글로벌 문화의 이해: 23개국의 은유 탐방)’이라는 저서에서 전 세계 주요 국가의 문화를 각 나라의 대표적인 문화 현상과 그 문화 속의 은유 표현으로 설명했는데, 그가 미국을 설명하기 위해 선택한 문화 현상이 바로 미식축구(American football).

 

그는 미식축구는 미국이라는 나라에서 단순한 스포츠가 아니라 미국의 전형적인 가치와 이상(values and ideas)을 집단적인 의식행사로 표출한 그들 문화의 전형이라고 보았다. 미식축구라는 게임을 통해 미국인들이 즐기는 속도감(speed), 공격성과 폭력성, 전문성(specialization), 치열한 경쟁(competition) 등의 요소가 바로 미국인들이 가장 중시하고 즐기는 가치들이기에 그런 요소들이 반영된 경쟁과 승부의 극적인 순간순간이 그들을 열광하게 만든다는 것이다. 미국사람들에게는 미식축구 경기 자체가 그들이 사는 과정에서 추구하는 가치와 목표를 집대성한 자기 정체성을 드러내는 모습을 담고 있기 때문에 더욱 경기에 몰입하게 된다는 것이다.

 

두 번째로 학자들이 주목하는 중요한 요인은 미식축구라는 경기가 다른 스포츠보다 유독 게임 결과를 두고 ‘second guessing(이미 내려진 결정이나 판단을 비판하거나 의문을 던지는)’ 요소가 무궁무진해서 경기 후 분석이 매우 흥미롭다는 점이다. 미국사람들은 경기 전후 스포츠 라디오(sports radio)나 팬 사이트(fan site) 등에서 자기가 응원하는 팀의 경기는 물론 선수들에 관한 의견과 분석 등을 교환하며, 거의 시즌 내내 미식축구 담화에 빠져 산다.

 

미식축구의 압도적인 사회적 인기와 지배적인 문화적 영향력은 그들의 언어에 그대로 녹아 있다. 미국영어에는 미식축구에서 파생한 은유 확대 표현이 매우 널리 쓰이는데, 영어를 제2 언어로 습득하는 다른 문화권의 학습자들에게는 미식축구라는 경기가 생소하고 이해하기 어려우므로 이 표현들을 익히는 것이 쉽지 않다. 미식축구라는 경기만의 독특한 경기방식과 작전 등을 파악하기 위해서는 상당히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식축구는 그 경기를 제대로 이해하기 시작하면 그 어느 스포츠 종목보다도 매력적이고 흥미진진한 종목이며, 열광적으로 그 게임에 몰입하고 빠져들게 하는 요인들이 많다. 이 글에서는 미식축구 경기를 자세히 설명하기보다는 중요 은유 확대 표현을 중심으로 미국문화의 흥미로운 단면들을 부각해서 살펴본다.

 

미국에서 가장 역사와 전통이 깊은 스포츠라면 야구(baseball)가 떠오르지만, 가장 인기 있는 스포츠라면 단연코 미식축구(American football)가 손꼽힌다. 미식축구의 압도적인 사회적 인기와 지배적인 문화적 영향력은 그들의 언어에 그대로 녹아 있다.<이미지=이미지투데이>

 

미식축구에서 파생한 은유 확대 표현으로 가장 많이 쓰는 표현으로 ‘monday morning quarterback’이라는 표현이 가장 먼저 떠오른다. 이미 벌어진 일에 대해 때늦은 분석과 비판을 하는 사람의 뜻으로 ‘monday morning quarterback’이라는 표현을 일상에서 널리 쓴다. 이 표현이 왜 그런 은유 확대 의미를 갖게 되었는지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미식축구 경기 자체에 대한 이해는 물론 미식축구 문화를 이해해야 한다.

 

미식축구 경기에서 QB(quarterback)의 역할은 막중하다. 그는 귀에 통신기를 꽂고 감독으로부터 내려오는 전술을 듣고 난 후, 다른 공격 선수들에게 전달하고 공격 대형을 지휘하며 상대 수비 선수들의 대형을 보고 즉석에서 직접 다른 플레이로 바꾸기도 한다(이것을 audible이라고 한다). 그렇기 때문에 경기 후 게임을 분석하면서 팬들은 특정 순간의 플레이에 대해 QB이 한 결정에 대해 분석과 비판과 평가를 하게 된다. 미식축구 경기가 주로 일요일에 있으므로 ‘monday morning’이라는 표현은 이미 저질러진 일에 대해라는 뜻을 나타내는 수식어의 기능을 하게 된 것이다.

 

구체적인 예를 들어보자. 회사에서 중요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는 상황에서 팀장이 모든 사람들이 합심해서 일을 반드시 성공적으로 끝내야 하며, 절대로 일을 그르치고 난 후 뒷 담화를 늘어놓는 사람이 한 사람이라도 있어서는 안 된다는 뜻을 강조하기 위해 이 표현을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

 

We must make every effort to get this project done as one team. I don't want to see any single Monday morning quarterback in this office who will constantly talk about how we could have done a better job after the failure. (우리는 한 팀이 되어서 이 프로젝트를 해내기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합니다. 실패하고 나서 우리가 더 나은 일을 이렇게 할 수 있었는데 등의 말로 계속 뒷 담화를 하는 사람을 이 사무실에서 한 명도 보고 싶지 않습니다.)

 

미식축구라는 경기가 다른 스포츠와 차별되는 특성이 여러 가지가 있지만, 가장 두드러진 것 중의 하나가 팀 내에 공격 팀과 수비 팀과 스페셜 팀[킥오프(kickoff)와 펀트(punt)와 필드골(field goal)을 담당하는 선수들]을 각각 따로 둔다는 점이다. 그래서 공수교대 때마다 선수 전체를 교체해야 하기 때문에 경기가 연속적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플레이가 끊기는 경우(stoppage of play)가 규칙적으로 빈번하게 일어난다(선수 부상 혹은 작전 타임 때에도 끊긴다). 이 특성은 미식축구 경기를 TV로 중계 방송할 경우, 그런 끊기는 시간마다 광고(commercial)를 내보낼 수 있는 데에 최적화된 장점으로 작용한다. 그래서 미식축구 경기는 쿼터(quarter)15분씩 총 4쿼터 경기를 하지만 실제 경기시간은 3시간 이상 걸린다.

 

미식축구는 다른 경기와는 달리 QB이 감독으로부터 전술 지시를 받고, 공격 선수들을 한 군데에 모아 놓고 전술을 지시하는 것(이것을 huddle이라고 함)을 허용한다. 본래 미식축구에서 쓰는 이 용어가 은유 확대돼 다양한 영역에서 비슷한 맥락의 뜻으로 잘 쓰인다.

 

예를 들어서 법정에서 원고와 피고 양측 변호사들이 모여서 상의 후 합의를 보기로 했다면 다음과 같이 말하곤 한다.

 

The lawyers decided to settle the case after a brief huddle.

 

미식축구 담화에서 가장 흔히 쓰는 마치 격언(adage)처럼 되풀이하는 말이 있다. 감독이나 선수들이 인터뷰를 하거나 팬들도 경기 후 분석을 하면서 “The best defense is a good offense(가장 훌륭한 수비는 좋은 공격이다)”라고 흔히 버릇처럼 말한다. 미식축구 경기의 기본 경기방식과 성격을 잘 이해해야만 이 격언의 취지를 이해할 수 있다.

 

미식축구에서는 공격 팀과 수비 팀을 따로 두고 있기 때문에 공격하는 동안 공을 소유하는 시간(time of possession)을 길게 하면서 상대방에게 공격할 기회를 주지 않는 것이 공격을 적게 당하면서 동시에 자기 팀 수비 선수들을 쉬게(keep your defense fresh)하는 중요한 이득이 있다. 이 표현은 미국 독립전쟁의 영웅이자 초대 대통령인 George Washington이 처음 말했다는 설도 있고, 미국 프로농구(NBA)의 가장 위대한 전설적인 선수인 Michael Jordan이 처음 말했다는 설도 있다. 어느 설이 맞든 분명한 사실은 이 격언이 미식축구 현장에서 가장 많이 쓰이며, 일반 미국사람들은 이 말을 들으면 미식축구를 떠올리면서 그 격언의 취지를 이해한다는 점이다.

 

이 표현은 미국사회에서 일반적으로 어떤 일을 하는 데에 있어서 수동적으로 대처하기보다 공격적으로 일을 추진하는 것이 오히려 안정과 성공을 보장한다는 뜻으로 널리 쓰인다. 구체적인 예로 어느 회사의 CEO가 한 말을 들어보자.

 

How do we succeed in business? The best defense is a good offense. We must outsmart our competing firms by being aggressive in product development and marketing. (어떻게 비즈니스에서 성공할 수 있냐고요? 가장 훌륭한 수비는 좋은 공격입니다. 우리는 상품개발과 마케팅에 공격적으로 임해서 경쟁사들보다 한 수 앞서가야 합니다.)

 

다음에는 미식축구 경기 중에 발생하는 다양한 플레이와 순간적인 장면을 나타내는 표현들이 은유 확대된 예들을 분석하면서 미국문화의 흥미로운 단면도 엿보기로 한다. (중기이코노미 객원=가톨릭대학교 영어영문학부 이창봉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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