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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EU 탄소국경세 도입 시 수출감소 71억달러

“저탄소 공급망·탄소중립 정책 노력 기울여야” 

기사입력2021-07-30 14:46
탄소국경세는 한국 수출가격 상승에 따른 직접적인 수출감소, 주요교역국 수출 감소에 따른 중간재 수출 감소, 무역재편 등 3가지 경로로 한국 수출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미지=이미지투데이>
미국과 EU가 탄소국경세를 도입할 경우 한국의 수출이 연간 71억달러 가량 감소할 것이란 추정이 나왔다.

29일 한국은행의 통계조사월보 7월호에 실린 ‘주요국 기후변화 대응정책이 우리 수출에 미치는 영향 - 탄소국경세를 중심으로(한국은행 조사국 국제무역팀 김선진 과장, 안희정·이윤정 조사역 작성)’ 보고서는, EU의 탄소국경세 도입으로 수출이 연간 0.5%, 약 32억달러) 감소할 것으로 분석했다.

미국이 탄소국경세를 도입할 경우에는 0.6%, 약 39억달러가 감소해, 미국과 EU의 탄소국경세 도입에 따른 수출감소가 연간 1.1%, 71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추산했다. 모든 국가에 톤당 50달러의 탄소국경세가 부과되는 기본시나리오에 따른 분석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탄소국경세는 크게 세 가지 측면에서 한국 수출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직접경로로는 한국 수출가격이 상승하면서 수출이 감소할 수 있다. 간접경로로는, 탄소국경세로 중국 등 주요교역국 수출이 감소한데 따른 중간재 수출이 감소할 수 있다. 또 한국이 부담하는 탄소국경세가 다른 나라보다 크거나 작을 경우 무역재편이 일어날 수도 있다.

산업별로 보면 탄소집약도가 높고 수출비중이 큰 운송장비(자동차·선박, EU 부과시 0.16%p, 미국 부과시 0.15%p), 금속제품(철강, EU 0.10%p, 미국 0.13%p), 화학제품(합성수지·의약품, EU 0.10%p, 미국 0.09%p) 수출의 부정적 영향이 큰 것으로 분석됐다.

또한 중국 수출비중이 높은 반도체 등 전기전자 제품(EU 0.10%p, 미국 0.13%p)도 탄소국경세 도입의 영향으로 중국의 수출이 감소할 경우 중국으로의 중간재 수출이 줄어드는 등 부정적 영향이 불가피한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탄소국경세 감면 키워드는 탄소배출권 제도=보고서는 한국의 탄소중립정책이 본격적으로 시행되는 등 감면 시나리오가 실현될 경우, 탄소국경세가 수출에 미치는 영향이 축소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실제로 톤당 50달러를 부담하는 기본시나리오 외에 한국이 탄소국경세를 감면받아 톤당 35달러를 부담하는 감면 시나리오를 분석한 결과, 수출 감소폭이 EU는 0.3%, 미국은 0.4%로 축소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탄소국경세가 감면될 지 여부는 한국의 탄소배출권 제도 운영에 달려있을 전망이다. 7월 들어 EU는 탄소국경조정제도(CBAM)라는 이름의 탄소국경세 제도를 발표했다. 수입업자에게 수입품 생산시 발생한 탄소에 대해 배출권을 구입하도록 해 비용을 부담시키겠다는 제도다.

이는 국가간 탄소배출의 풍선효과라 할 수 있는 ‘탄소유출’을 막기 위한 조치다. 실제로 교토의정서 약정국이 탄소규제를 강화하면서 탄소배출이 감소했지만, 탄소집약도가 높은 산업이 비약정국으로 이동해 이들 국가의 탄소배출은 증가했다는 분석이 있다.

이와 함께 EU는 탄소배출권 구입 비용의 감면 조건도 내놓았다. 탄소배출의 비용부담이 있는 국가의 수입품이 대상이다. 한국은 탄소배출권 제도를 운영중인 나라다.

그러나 보고서는, “우리나라의 경우 주요 수출업종에 대해 무상할당을 실시하고 있는데 무상할당 비중이 EU에 비해 높아 감면폭이 크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한국의 2021년부터 2025년까지 배출권거래제 무상할당 업종으로는 석탄 광업, 석유정제품, 화학제품, 반도체, 전자부품, 시멘트, 철강 등이 있다. 배출허용량 대비 무상할당 비중은 한국이 90%인 반면 EU는 43% 수준이다.

◇기업들 저탄소 공급망 확충 등 노력 필요=보고서는 장기적인 저탄소경제 계획과 함께, 탄소국경세의 부정적인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한 단기적인 대응책도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기업들은 현재 계획중인 친환경 에너지로의 전환, 저탄소 기술 개발 및 투자 확대 등 탄소저감 노력을 앞당기는 한편, 비가격 경쟁력 제고 및 수출 다변화 노력 등을 통해 탄소국경세 도입에 따른 가격경쟁력 약화에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또, 제품 생산시 재생에너지를 100% 사용하고 중간재 조달시 저탄소 기업의 제품을 우선 구매하는 등의 정책인 RE100 참여, 친환경 부품 확보 등을 통해 저탄소 공급망을 확충하는 등 탄소국경세 감면을 위한 노력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봤다.

정부에는 탄소국경세 도입에 대응해 이해당사자국과의 협력을 통해 통상외교를 강화하고, 기업들의 탄소저감 노력을 뒷받침할 수 있는 금융 및 세제 지원 방안을 고려해야 한다고 했다.

마지막으로, 한국의 친환경 관련 수출비중은 현재로서는 높지 않으나, 주요국의 그린뉴딜 정책이 친환경차나 청정에너지로의 전환 등을 위한 인프라 확충에 집중돼 있어 향후 관련 산업의 수출에 긍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중기이코노미 이창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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