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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로그램, 왜 스마트공장 추진 핵심기술인가”

2015년 정부합동기관이 제시…참여자 빠져있어 근거 알수 없어 

기사입력2021-08-30 00:00
한석희 객원 기자 (shhan@assist.ac.kr) 다른기사보기

4차산업혁명연구소 대표 한석희 박사
이 기준이나 이 문서는 누가 만들었을까요? 누가 만들었는지 확인을 하고 싶어도 문서 어디에도 참여한 사람의 이름을 찾을 수 없어요.”

 

스마트공장과 관련된 적지 않은 정책 자료, 자문 자료, 기준 자료 등이 수십 종 쏟아져 나온다. 그런데 정작 해당 문서에는 그 자료를 만드는데 기여하거나 참여한 사람의 이름이 없다. 문서에는 정부기관의 이름이 적혀 있을 뿐이다. 따라서 누가 언제 어떻게 해당 자료를 만드는데 참여했고, 참고는 어떤 것을 했는지, 또 왜 그렇게 판단했는지 알 수 없다.

 

혹여 내용에 대해 문의하고, 토의하고, 확인하고 싶어도 그런 일을 할 수 없다. ‘민관합동 스마트공장 추진단이란 곳에서 나온 자료도 그렇고, ‘스마트제조혁신 추진단이란 곳에서 발행하는 것도 그렇다. 누군가 문서는 발행하고 있지만, 도대체 누가 그 내용을 만든 것인지 알 수가 없다. 참가자들이 모두 너무 겸손해 왼손이 한 일을 오른손이 모르게 하기 위해서 그런 것일까?

 

그런데 잘 살펴보면 겸손과 거리가 먼 것 같다. 오히려 일방적인 소통방식, 무책임한 태도만 보인다. 그런 결과, 문헌 속에는 지금 보기에도 황당한 주장이 담긴 것이 종종 눈에 띈다. 그런 예를 일일이 들출 수는 없지만, 예로서 한가지 사례만 보도록 하자. 20153월 정부합동기관이 제시한 스마트공장 추진 8대 핵심 기술의 내용에 그런 것이 있다. 그 속에 등장하는 8대 기술 명칭을 보라.

 

빅데이터, 클라우드, 홀로그램, CPS, 에너지절감, 스마트센서, IoT, 3D프린팅

 

7가지의 기술 항목 선정은 무리가 없다. 그런데 아무리 생각해도 홀로그램이 왜 끼었는지 지금도 궁금하다. 그런 선정이 있은 지 6년여 시간이 지났음에도 홀로그램은 아직 설익은 기술이다. 그런데 누가, , 이 기술을 스마트공장에 적용하는 8대 혁신기술에 넣자고 했을까? 궁금하다. 논의에 참여한 다른 위원들은 그냥 그 주장을 수긍했을까? 누군가 강력하게 요구하고 밀어 붙이지는 않았을까? 그 선정 이유가 분명해야 할텐데 옳든 그르던 설명이 없다.

 

홀로그램은 최근에야 겨우 걸음마 단계를 뗀 상태다. 혹여 누군가 ‘XR기술’(VR-가상현실, AR-증강현실, MR-혼합현실)을 의미했다고, 애교스럽게 부연해도 받아들이기 쉽지 않다. 제조현장을 가본 적이 있다면 설명이 안된다. 이런 8대 기술 선정 후 마이크로 소프트(MS)에서 비슷한 기술이 등장했었다. MR(Mixed Reality를 의미하며, VRAR의 장점을 추구한 기술임)이 그것이다.

 

2015년 정부합동기관이 제시한 ‘스마트공장 추진 8대 핵심 기술’에 ‘홀로그램’이 있다. 그런데 ‘홀로그램’이 왜 끼었는지 지금도 궁금하다. 이에 대해 문의하고 싶어도 할 수 없다.<이미지=이미지투데이>
그러나 이 조차도 홀로그램으로 퉁쳐서 말하는 것은 지금도 무리다. 음악공연이나 엔터테인먼트 영역 같은 쪽은 몰라도 제조현장에 홀로그램을 사용한다는 것은 지금 생각해도 주저되고 혼란스럽다. 지금도 상용이 주저되는 이런 기술을 그 당시 선정한 이유와 근거를 묻고 싶다. 그런데 물을 곳이 없다.

 

마침 국내에서는 최근 홀로그램기술응용 관련 스타트업(Startup)이 뜨고 있다. ‘더블미(Doubleme)’란 회사 이야기다. ‘메타버스(Metavers)’와 같은 또 다른 대형 트렌드가 사업 환경을 빠르게 바꾸면서 주목받는 기업이다. 이와 비슷하지만 접근방식은 다른, 기업 사례도 등장한다. KAIST 출신이 2016년 창업한 버넥트(Virnect)AR·VR 기술응용이 그것이다. 이들은 제조현장에서 응용되는 것을 목표로 VRAR 기술을 차곡차곡 쌓아 올리고 상업화하고 있다. 현재 연간 매출은 20~30억원으로 여전히 크지 않다. 그러나 기술이 실제 팔리기 시작했다.

 

이미 해외 글로벌 선도기업들은 유사 제품을 시장에서 열심히 홍보하곤 했다. ‘쉬나이더일렉트릭이 한국 공장에 이런 기술을 적용한 데모 공장도 만든 것이 그런 예다. 그러나 아직은 가성비 때문에 여러 현장에서의 실제 수용은 더디었다.

 

20년 전에 등장했던 AR·VR 기술이 제조현장에 내려오는 것은 이처럼 시간이 걸리고 있음을 볼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버넥트와 같은 기업의 AR·VR 기술에 주목하는 것은 이 기술이 실제 스마트제조 현장에서 받아들여질 채비를 하고 있으며 가성비가 좋아 보이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만일 지금 다시 스마트제조 ‘8대 기술또는 ‘10대 기술선정과 같은 일이 생긴다면 VR, AR, MR 기술이 포함되는 것은 자연스러워 보인다.

 

기하급수적인 속도로 변화하는 혁신 속에서 다양한 주장과 제안 그리고 상상은 일상이 되고 있다. 그렇다고 정부기관이나 산하기관에서 공공의 목적으로 제시되는 문헌에 상상력이나 특정 집단인의 입김으로 본질이 훼손되는 일은 없어야 하지 않을까.

 

학술 논문과는 기본적인 틀이 다르긴 하지만, ‘보고서’, ‘가이드’, ‘정책 자료도 필요시 저자나 참여자 이름이 기록돼야 한다고 본다. 특히 스마트공장과 같이 제조산업을 혁신해 스마트제조, 스마트공장을 만드는 일에 관해서는 더욱 그러하다. 그래야만 정책이나 활동 가이드의 품질이 향상될 것으로 본다.

 

어떤 정부가 추진하든, 어떤 정치적인 배경이 있든 관계없다고 본다. 국가 장래를 위해 준비한 자료에는 판단의 근거를 남겨야 하며, 이를 근거로 다음 단계에서도 서로 검증하고 개선하고 발전시키도록 해야 한다.

 

우리를 둘러싼 스마트공장과 관련된 수 많은 문헌 속에 현실과 거리있는 거품이 있지 않은지 우려하는 시각이 많다. 이런 우려를 해소하는 방법은 근거와 참여자 이름을 드러내는 것이라 본다. 그런 형식을 유지함으로써 지금 추진되는 일의 배경과 근거를 기록으로 남겨야 한다. 그래야 다음 단계에서 되돌아 보고 토의하고, 개선하고, 개정하고, 발전하는 활동을 이어갈 수 있다. (중기이코노미 객원=4차산업혁명연구소 대표 한석희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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