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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빚으로 버틴’ 중소상인 언제까지 외면할 건가

코로나19 손실보상·피해지원을 위해 진통제 아닌 치료제 절실 

기사입력2022-02-21 08:50
김은정 객원 기자 (ejcong@pspd.org) 다른기사보기

참여연대 김은정 사회경제국장
지난 14일 국회 본회의에서 자영업자·소상공인 지원과 방역예산 확보를 위해 편성된 추경안 처리가 불발됐다. 박병석 국회의장이 본회의 정회 후 예산결산특별위원회 회의를 통한 여야의 합의를 요청하기도 했지만, 소상공인 방역지원금 규모를 두고 여야간 이견을 좁히지 못해 결국 실패했다고 한다이에 더불어민주당은 지난 19일 단독으로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를 열어 14조원 규모의 정부 추경안을 처리했다. 민주당은 21일 본회의를 열어 3조5000억원을 증액한 17조5000억원의 수정안을 통과시킬 방침을 세운 반면 국민의힘은 본회의가 성립할 수 없다는 입장이어서 여야가 팽팽히 맞서고 있다. 코로나19 3년을 으로 버텨온 자영업자를 끝내 국회가 외면하고 있다. 하지만 그 이면에는 기획재정부의 몽니가 자리잡고 있다.

 

당초 정부는 악화된 방역상황 및 강화된 영업제한 조치에 따라 가중된 소상공인·자영업자의 경제적 부담 완화와 일부 방역 재원 부족분을 보충하기 위해, 소상공인 지원분야 11.5조원[소상공인 방역지원금(인당 300만원) 9.6조원과 소상공인 손실보상 1.9조원] 방역 보강 1.5조원 예비비 보강 1.0조원 등 3개 분야 총 14조원 규모의 추경안을 지난 124일 국회에 제출했다.

 

하지만 누적된 자영업자의 손실보상·피해지원을 위해서는 턱없이 부족한 규모였고, ·야 공히 35조원 이상이 필요하다고 주장한 바 있다. 그러나 당시 민주당은 기재부의 강한 반발을 이유로 35조원 주장이 무색하게 정부안에서 2조원 늘어난 ‘16조원+α규모로 우선 처리하자며 물러선 상태였고, 국민의힘은 방역지원금 300만원을 1000만원으로 늘린 ‘46조원을 제시할 뿐 추경안 처리를 위한 협의와 논의에서는 손을 놓고 있다. 한계에 이른 자영업자의 사정을 고려하지 않은 거대 양당의 무책임함이 아닐 수 없다.

 

정치는 잠시 멈출 수 있어도 자영업자의 삶은 멈추지 않을뿐더러 멈춰서도 안된다. 자영업자들이 더 이상 손실과 피해를 감수하기에 그 상처가 너무 넓고 깊어, 금세 약효가 떨어지는 진통제가 아닌 확실한 치료제가 필요하다. 이를 위해 손실보상 소급적용 손실보상 피해보정률 100%로 확대 손실보상 대상에 사적인원 제한 조치 포함 소상공인 이외에도 매출이 감소한 업종에 대한 피해지원 임대료멈춤법 등 상가임대료 분담대책 등을 마련해 코로나19 손실보상 사각지대를 해소하고 실효성을 높여야 한다.

 

자영업자에게 잠깐 고통을 멈추게 하는 진통제가 아니라 근본적인 치료제가 필요하다. 계속되는 변이 바이러스의 출현으로 코로나19 사태가 얼마나 더 지속될지 알 수 없다. 단기적 대책만 반복하면서 자영업자 등의 희생을 강요해서는 안된다.<이미지=이미지투데이>

 

코로나19 방역조치로 인한 자영업자 등의 피해가 해소되지 못하고 누적된 데에는 재정건정성을 내세워 정당한 손실보상을 외면해 온 기재부의 책임이 가장 크다. 기재부가 전가의 보도처럼 휘두르는 재정건정성도 결국 코로나19와 같은 위기 상황에 대응하기 위함이다. 하지만 기재부는 재정지출에 소극적이었다. 이뿐만 아니라 지난해에만 무려 29조원에 달하는 초과세수를 걷어들인 세수추계 오류는 결과적으로 긴축재정 효과마저 가져왔다. 재정건전성 운운하면서도 세입조차 제대로 전망하지 못하는 기재부로 인해 자영업자에게 충분한 보상과 지원이 이뤄지지 못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재부는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결된 소상공인 방역지원금 1000만원으로 상향, 손실보상 보정률 100%를 담은 24.95조원안을 극구 반대해 끝내 본회의 처리 무산을 낳았다.

 

이러한 기재부에 계속 휘둘리는 국회의 책임 또한 적지 않다. 그저 기재부를 탓할 뿐, 지난해 충분하게 자영업자 지원예산을 마련하지 못해 결국 회계연도가 시작하자마자 추경을 편성하는 촌극을 초래했다. 게다가 소급적용도 되지 않는 반쪽짜리 손실보상법안을 뒤늦게 통과시켰다. 20213분기 손실보상 금액구간별 지급실적에 따르면, 50%가 넘는 32.3만개 업체가 100만원 미만의 손실보상금을 받았을 뿐이다. 손실보상금이 모두 건물주의 주머니로 고스란히 돌아가는 상황임에도 생색내기식으로 법안 발의만 해놓고 논의조차 하지 않았다.

 

·야간 네 탓 공방과 국회·정부의 줄다리기가 이어지는 사이, 누적된 피해로 인해 자영업자 부채는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지난해 3분기 기준 자영업자 대출 규모는 900조원에 달한다. 전년동기 대비 14.2% 증가한 수준으로, 가계대출 증가율 10%를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코로나19 영향을 받은 도소매·숙박음식·여가서비스 등 대면서비스 업종에서 자영업자 대출이 큰 폭으로 늘었고, ·저소득층의 비은행 금융기관 대출도 빠르게 증가했다. 정부 역할의 부재로 자영업자들이 빚으로 버티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여기에 더해 최근 금리인상과 중소기업·소상공인 대출 만기연장·상환유예조치 3월 종료를 앞두고 자영업자의 원리금상환부담이 일시에 증가될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자영업자의 부담과 불안은 커지지만, 이를 선제적으로 해결해야 할 국회와 정부 역할은 찾기 어렵다.

 

이러한 상황에서조차 정부는 찔끔 추경안을 제시하고, 국회는 입장차를 이유로 시급한 추경안 처리를 미루고만 있다. 이들에게는 공익을 위해 재산권 침해를 감수하고, 방역지침을 따르다 지쳐 무너지는 자영업자의 삶이 보이지 않는 듯 하다.

 

자영업자에게 잠깐 고통을 멈추게 하는 진통제가 아니라 근본적인 치료제가 필요하다. 계속되는 변이 바이러스의 출현으로 코로나19 사태가 얼마나 더 지속될지 알 수 없다지난 2020년 1월20일 국내 첫 확진자 등장 이후 760일 만인 2월18일 일일 신규 확진자가 10만명 선을 넘어섰다. 더 이상 단기적 대책만 반복하면서 자영업자 등의 희생을 강요해서는 안 된다. 여야는 ‘네 탓' 공방을 멈추고 추경안 대폭 증액에 합의해야 한다. 이번에도 찔끔 추경에 그치거나 그 조차도 무산된다면, 정부와 국회는 그 책임에서 결코 자유로울 수 없을 것이다. (중기이코노미 객원=참여연대 김은정 사회경제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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