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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시장유럽

“EU의 ESG 공급망 실사 의무, 기업부담 가중”

무협 “실사의무 이행범위 축소” 의견 제출 

기사입력2022-05-11 14:40
EU가 기업에게 인권과 환경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공급망 실사의무를 부여하고 위반 시 제재한다는 방침을 내놓자, 한국무역협회가 우려를 표명하고 나섰다. 

한국무역협회 브뤼셀지부는 현지시간으로 11일, 한국 기업들의 입장을 담은 의견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앞서 EU 집행위는 지난 2월 ESG 공급망 실사지침(안)을 공개한 바 있다. 무역협회는 유럽에 진출한 360여개 한국 기업을 대표하는 유럽한국기업연합회 명의의 의견서를 통해 “지침이 시행되면 관련 기업은 EU 회원국별로 제재 및 손해배상 기준을 파악하고 직·간접 공급자의 인권·환경보호에 대한 실사를 해야 한다”면서 “EU에서 사업을 영위하는 기업의 금전적·법률적 부담이 가중될 것”이라고 우려를 표명했다.

협회는 ESG 공급망 실사의무 이행범위를 축소해 달라고 요구했다. 또 ▲중소기업의 관련법 적응을 위한 기술적·금전적 지원 시 EU 회원국과 제3국 기업간 동등 적용 ▲EU 회원국별 국내법 전환 시 일률적인 제재수준 도입 및 집행 ▲기업 부담 최소화를 위한 EU 차원의 표준실사의무 보고 시스템 마련 ▲실사의무 준수를 위한 가이드라인 작성, △법률안 주요 개념의 명확화 등이 필요하다고 했다. 

EU의 ESG 공급망 실사지침에 따르면 적용대상이 되는 EU 및 제3국 기업은 공급망 전 과정에서 인권·환경의 잠재적 위험요소를 파악하고 이에 대한 예방·완화·종료 의무를 이행해야 한다. <이미지=이미지투데이>
공급망 실사지침에 따르면 적용대상이 되는 EU 및 제3국 기업은 공급망 전 과정에서 인권·환경의 잠재적 위험요소를 파악하고 이에 대한 예방·완화·종료 의무를 이행해야 하며 이 내용을 외부에 공개해야 한다. 의무 위반 시 행정적 제재와 벌금 뿐 아니라 민사책임까지 질 수 있다. 유럽의회와 이사회는 의견수렴 절차 후, 합의 과정을 거쳐 올해 말 입법을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무역협회 조빛나 브뤼셀지부장은 “이번 지침(안)은 EU 내 법인 설립여부와 관계없이 고용 및 매출 기준을 충족하는 제3국 기업에도 일괄 적용되는 만큼, EU 기업의 공급망 내에 있는 우리 기업들도 간접적으로 영향을 받을 것”이라며 “법안이 시행되면 공급망 내 인권·환경 리스크 관리 및 실사의무 이행을 위한 기업의 행정·비용 부담이 증가하고, NGO단체의 민사소송이 증가할 가능성이 높아지는 만큼 우리 기업의 철저한 대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SG 공급망 실사의무, 제3국 기업 4000여개에 적용…협력업체까지 포괄=무역협회 브뤼셀지부가 11일 코트라 브뤼셀무역관과 공동으로 펴낸 ‘EU 공급망실사지침(안) 주요 내용과 기업 사례’ 보고서에 따르면, 적용대상은 EU기업 1만3000여개, 제3국 기업 4000여개일 것으로 추산된다. 

보고서는 특히, 해당 기업과 자회사뿐만 아니라 공급망 내 협력업체까지 포괄적으로 적용된다고 지적했다. 

예정대로 입법이 진행되면 대기업은 2년 후, 고위험 산업 중견기업은 4년 후부터 적용을 받게 될 전망이다. 보고서는 “2022년 4분기에 지침 채택시 적용시기는 대기업 2024년, 중견기업은 2026년으로 예상되나 입법절차 지연시 적용시기도 미뤄질 것”으로 예상했다. 

보고서는 한국 기업의 대응방안으로, 공급망실사, 정보공개 등 의무사항을 검토하고 사내정책 반영 및 이행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공급망실사지침(안)의 실사의무 및 지침의 부록서에 명시된 인권·환경에 관한 실사의무 내용을 사내정책과 전략에 반영하고 실행계획을 수립해야 한다는 것이다. 

공급망 내 자회사 및 협력업체와의 협의를 통해 인권·환경에 대한 영향을 평가하고 위험도를 분석해야 하며, 실사의무 준수 여부를 입증하고 관련 정보를 공개할 수 있는 공급망 데이터 시스템도 개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비영리기구의 공급망실사 관련 동향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EU 차원의 공급망실사법 시행시 적용대상 기업의 위법사항에 대해 비영리기구 및 지역사회의 소송 제기가 증가할 가능성이 크다”는 이유에서다. 보다 적극적으로 “비영리기구와 협력해 실사의무 분쟁 발생 가능성이 높은 사업지역의 환경·인권·지역사회 보호를 위한 액션플랜 및 실행계획을 수립”하는 방안도 제언했다. 

ESG 공급망 실사 의무가 한국 기업에 기회가 될 수 있다는 관점도 제시했다. EU의 높은 인권·환경기준 충족 여부가 협력사 선정 기준이 될 것이기 때문에, 공급망 실사법안 적용 기업은 협력사 선정시 인권·환경 측면의 공급망 위험요소가 높은 지역 대신 실사의무 관련 대응이 용이한 국가의 기업으로 공급망을 재편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따라서, 한국 기업이 공급망 실사 규정을 준수하는 경영활동, 정보공개 시스템 마련 등 선제적인 대응방안을 수립할 경우 중국에 편중돼 있던 EU의 공급망에 진출하는 기회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고 보고서는 분석했다. 중기이코노미 이창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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