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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역적자 속 ‘수출 현안’ 떠오른 EU ESG 요구

공급망 실사법, 의무공시, 순환경제 구축, 탄소국경조정제도 

기사입력2023-02-06 14:14
기업들은 EU의 ESG 관련 공급망 실사법과 탄소국경조정제도 등을 올해 ESG 최대현안으로 꼽았다. <사진=뉴시스>
수출감소와 무역적자 확대 위기 속에서 EU의 ESG 요구가 수출 현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하지만 국내기업은 제대로된 대응조치를 취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6일 대한상공회의소에 따르면, 국내기업이 꼽은 올해 가장 큰 ESG 현안은 공급망 ESG 실사 대응이었다. 최근 국내기업 300개사를 대상으로 ‘2023년 ESG 주요 현안과 정책과제’를 조사한 결과에서, 조사대상 기업의 40.3%가 EU의 ESG 관련 공급망 실사법을 최대 현안이라고 답한 것이다. 이밖에 ESG 의무공시(30.3%), 순환경제 구축(15.7%), 탄소국경조정제도(12.0%) 등의 응답이 뒤를 이었다. 

앞서 EU집행위는 지난해 3월 ‘기업의 지속가능한 공급망 실사에 관한 지침’을 발표하고, 실사 적용대상 기업에게 자사 사업장 및 공급망 전체에서 인권과 환경을 침해하는 활동 여부를 확인, 보고, 개선할 의무를 부과했다. 

이 지침은 EU에 위치한 기업뿐만 아니라 EU에 수출하는 역외국 기업에도 적용된다. EU로 수출하는 한국의 공급기업들이 바이어들로부터 ESG와 관련해 실사 이행을 요구받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이재혁 고려대 교수는 “공급망 ESG 실사법이 올해 독일에서부터 시행되고 내년부터 EU 전체로 확대되면서 국내외 대기업들을 중심으로 협력업체에 ESG 실사를 요구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며, “실사 결과 고객사와의 거래나 계약이 중단될 수 있기 때문에 공급망 ESG 실사 대응에 기업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 뿐만 아니라, 12.0%의 기업이 지목한 탄소국경조정제도 역시 수출과 관련된 ESG 사안이다. 우회적인 탄소국경세로 볼 수 있는 이 제도는, 마찬가지로 EU가 도입을 천명한 바 있다. EU로 수출되는 제품의 가격에 탄소배출량에 따른 비용을 반영하는 방식인데, 이 경우 EU 기업들이 수입품의 탄소배출량 만큼 비용을 추가로 물게 돼 탄소국경세와 유사한 효과가 발생할 수 있다. 

결국, 기업들은 ESG 대응이 앞으로의 수출감소와 무역적자 추이를 결정하는 중요한 요인 중 하나가 될 수 있다는 인식을 드러낸 것이다. 

◇공급망 실사법 대응 ‘속수무책’=하지만 당장 발등의 불인 공급망 실사법에 대한 대응수준은 낮았다. 단기적인 대응수준을 묻는 질문에 원청기업은 48.2%, 협력업체는 47.0%가 ‘별다른 대응 조치 없다’고 답했다. 

장기적인 대응계획(복수응답)으로는 ESG 경영 진단·평가·컨설팅(22.0%), ESG 임직원 교육(22.0%), ESG경영위한 체계 구축(20.7%) 등으로 나타났다. 장기적으로도 계획이 없다는 응답도 37.3%에 달했다. 

기업들이 생각하는 올해 ESG 각 분야별 현안을 살펴보면, 먼저 환경(E) 분야는 친환경기술개발(34.0%)이 첫 손에 꼽혔다. 사회(S) 분야 현안으로는 산업안전보건(52.3%)을 선택한 기업들이 가장 많았고, 지배구조(G) 분야 현안으로는 이사회 및 감사기구 역할 강화(30.3%)를 꼽은 응답이 가장 많았다. 

◇비용·인력 부담에 관심 부족까지=ESG 경영을 추진하는데 따르는 어려움(복수응답)으로는 58.3%가 비용부담을, 53.0%가 내부 전문인력 부족을 꼽았다. 이어서 경영진 관심 부족(16.3%), 현업부서의 관심 및 협조 부족(11.0%), 실천 인센티브 부족(9.0%) 등이 뒤를 이었다. 

정부에 바라는 정책과제(복수응답)로는 업종별 ESG 가이드라인 제공이 39.3%로 가장 많았다. 이어서 ESG 진단·실사·컨설팅 지원(28.0%), 감세·공제 등 세제지원 확대(24.0%), ESG 전문인력 양성(20.7%), ESG 금융지원(20.7%), ESG 인증 서비스 제공(5.7%) 순이었다.

우태희 대한상의 상근부회장은 “기업들은 ESG를 단순히 비용으로만 바라보지 말고 경기부진을 극복하고 기업의 성장과 도약을 가져올 핵심 경쟁력으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며, “정부는 자금 및 인력 부족으로 ESG 실천이 쉽지 않은 기업들을 위해 금융·세제지원, 업종별 ESG 가이드라인 제공 등 적극적인 지원을 펼쳐야 한다”고 말했다. 중기이코노미 이창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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