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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로계약 ‘수습’은 알겠는데 ‘시용’과 헷갈리네

시용, 정식채용 전이지만 근로계약…‘객관·합리적 이유 있어야’ 해고 

기사입력2023-04-24 00:00
이종호 객원 기자 (cplahaha@naver.com) 다른기사보기

노무법인 ‘원’ 이종호 노무사
흔히 과도기라는 표현을 사용한다. 한 상태에서 새로운 상태로 바뀌어 가는 도중의 시기, 질서 따위가 확립되지 않은 불안정한 시기를 이른다. 근로관계에도 이러한 시기가 존재한다. 과도적 근로관계으로서 시용, 수습, 채용내정 등이 대표적이다.

 

이 가운데 가장 흔히 볼 수 있으면서 법적 분쟁 또한 빈번히 발생하는 시용은 본채용 전 일정한 기간 동안 근로자로서의 적격성 유무를 판단, (정식)채용 여부를 결정하기 위해 시험적으로 사용하는 기간을 뜻한다.

 

실무상 수습과 혼용되는 경우가 많은데, 수습은 정식채용 이후 업무능력이나 사업장 적응력을 키우기 위한 기간이다. , 정식채용되기 전인 시용과 달리 수습은 정식채용된 것으로, 일정한 요건(1년 이상 기간, 단순노무 업무 종사자가 아닐 것)에 따라 3개월 간 최저임금의 90%를 지급할 수 있다는 등의 일부 예외를 제외하면 일반적인 정규직 근로자와 동일한 지위에 있다.

 

이와 같이 시용과 수습은 그 개념은 물론 법적 성질에 있어서도 차이가 있으므로 구별할 필요가 있다. 구별은 명칭과 관계없이 실질적으로 본채용 여부를 결정하기 위한 적격성 평가가 전제되었는가를 기준으로, 그러하다면 시용으로, 그렇지 않다면 수습으로 해석한다.

 

시용이 정식채용 전의 기간이라고는 하나, 근로자는 사용자와 사용종속관계 아래 근로를 제공한다. 따라서 근로계약이 성립된 것으로 봄이 타당하다. 다만, 어떠한 성격의 근로계약이 성립된 것인가에 대해서는 이견이 있으나, ‘시용기간 중 근로자를 해고하거나 본채용을 거부하는 것은 사용자에게 유보된 해약권의 행사라고 해 해약권이 유보된 근로계약으로 보는 것이 일반적이다(대법원 2006. 2.24. 선고 200262432 판결 참조).

 

시용이 정식채용 전의 기간이라고는 하나, 근로계약이 성립된 것으로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해고의 경우, ‘객관적으로 합리적인 이유가 존재하여 사회통념상 상당하다고 인정’돼야 한다. <이미지=이미지투데이>

 

사용자에게 해약권이 유보돼 있다는 점과 관련해, 시용기간 중에 있는 근로자를 해고하거나 본채용을 거부하는 경우에 그 정당성의 범위가 문제된다. 정당성은 실체적인 부분과 절차적인 부분으로 나눠 판단한다.

 

절차적 정당성은 근로기준법 제27조에 따라 근로자가 그 거부 사유를 파악해 대처할 수 있도록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거부사유를 서면으로 통지해야 인정된다(대법원 2015. 11.27. 선고 201548136 판결 참조). , 정식채용된 근로자와 큰 차이가 없다. 한편, 본채용 거부의 정당성과 직접적인 관련은 없지만, 계속근로기간이 3개월 이상이라면 근로기준법 제26조에 따른 해고예고 의무도 있다.

 

반면 실체적 정당성은 그 범위에 있어 차이가 있다. 시용기간 중에 있는 근로자를 해고하거나, 본채용을 거부(이것도 실질적으로는 해고)하는 경우에 근로기준법 제23조에 따라 정당한 사유가 있어야 한다. 다만, 시용기간 중 사용자가 해약권을 가지고 있고, 그 기간이 근로자의 업무능력, 자질, 인품, 성실성 등 업무적격성을 관찰·판단하고자 하는 취지·목적에 따라 설정한 것이라는 점에 비춰 볼 때, 보통의 해고보다 정당성의 범위를 넓게 인정해 객관적으로 합리적인 이유가 존재하여 사회통념상 상당하다고 인정되면 족하다.

 

이때 주의할 것은, 본채용 탈락 기준으로 사전에 하위 등급자 수를 정해놓는 등 상대평가를 통해 본채용을 거부한 것은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이유로 인정되지 않는다는 점이다(대법원 2006. 2.24. 선고 200262432 판결 참조).

 

이외에 시용과 관련해 참고할 만한 내용은 취업규칙이나 단체협약, 근로계약에 근거 규정이 있어야 하며, 그 기간에 대해서도 명시해야 성립한다는 점이다. 또한 해당 기간은 본채용 여부를 결정하기 위한 업무적격성 평가가 전제돼야 할 것이다.

 

시용기간과 관련해 근로기준법 등 관련 법령에 명문화된 규정은 없다. 하지만 시용기간 중 근로자의 지위가 불안정하다는 점을 고려, 당해 직무의 성질 등을 감안해 사회통념상 상당한 기간으로 정함이 타당하다. , 시용 목적 달성을 위한 필요최소한 범위 내에서 정해야 한다. 한편, 사용자가 시용기간 내에 유보된 해약권을 행사하지 않고, 시용기간이 만료되는 경우에는 통상의 근로관계로 전환된다. (중기이코노미 객원=노무법인 원 이종호 노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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