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온한 현실이 얼마나 모순투성이인지 확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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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운지 ㅣ 예술을 읽다 평온한 현실이 얼마나 모순투성이인지 확인한다 ‘히스테리아:동시대 리얼리즘 회화’전…6월25일까지 일민미술관

기사입력2023-04-30 10:00

김현성 객원 기자 (artbrunch@naver.com) ㅣ다른기사보기

김혜원 ‘당산철교를 건너는 2호선 열차의 내부’, 2022, Watercolor, gouache and acrylic medium on canvas, 194×194cm.

일민미술관이 국내 동시대 작가 13인을 선정해, 리얼리즘 회화의 시대정신을 느낄 수 있는 전시를 마련했다.

리얼리즘 회화는 주로 동시대 현실을 반영하려는 경향을 가짐과 동시에 현상의 본질을 꿰뚫고자 하는 작가의 인식이 담기기도 한다.

현대미술의 전반적인 흐름은 그리기 작업이 상대적으로 억압되어온 과정이었다. 하지만 일민미술관은 회화가 세계에 반응하는 방식에 주목하고, 그림을 통해 사회적 발언을 하고자 하는 작가들의 작품을 끌어모았다.

미술관 측은 “동시대 회화에 이론적인 접근을 하는 것이 회화의 종말에 관한 상상, 형식주의에 근간한 비평, 지지체와 스크린에 관한 논쟁들을 거치며 차례로 급진성을 소진했다”고 평가하며, 대체로 리얼리즘은 “이미 낡아버린 역사적인 것 또는 단지 개인의 표현을 대변하는 것으로 간주되었지만 최근 여러 종류의 유물론 연구가 부상하면서 회화, 특히 구상으로서의 그리기는 다시 의미 있는 통찰의 대상이 되고 있다”고 기획의도를 밝혔다.

‘히스테리아:동시대 리얼리즘 회화’ 포스터

이번 전시가 동시대의 리얼리즘이라 부를 수 있는 미술의 흐름 위에서 회화의 가치를 발굴하는 데 있음을 명확히 한 셈이다.

참여작가 중 최진욱, 이수경, 정수진, 노충현 작가는 오늘의 현실뿐만 아니라 새로운 미디어 환경에서 회화가 직면한 질문에 대한 답을 내놓기 위한 다양한 문제의식을 보여주는 작품을 선보인다.

노상호, 손현선, 이재석, 임노식, 정수정, 함성주, 김민희, 조효리, 김혜원은 2020년대를 특징짓는 사회문화적 변화를 회화의 재료로 선택했다.

일상에서 흔히 보고 접할 수 있는 평범한 소재들이 작가들의 예민한 신경망을 거쳐 어떻게 긴장감을 불러일으키고 자기성찰에까지 이르게 하는지, 우리가 알던 평온한 현실이 얼마나 모순투성이인지 생생하게 확인할 수 있는 전시는 오는 6월25일까지 열린다. (중기이코노미 객원=예술만세 김현성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