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금리·고물가에…내년 상반기도 ‘소비부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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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ve 중기 ㅣ 경제일반 고금리·고물가에…내년 상반기도 ‘소비부진’ 금융연구원, 내년 상반기 민간소비 올해의 반토막 전망

기사입력2023-11-08 00:00

이창호 기자 (xg139@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고금리와 고물가가 겹쳐 내년도 상반기 민간소비 증가율이 올해보다 반토막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상반기 중에 1%대 성장에 그치고, 연간 민간소비도 올해보다 증가율이 낮을 것이란 분석이다.

금융연구원은 6일 2023년 금융동향과 2024년 전망 세미나에서, 내년도 민간소비가 올해보다 2.0%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올해(2.1%)보다 민간소비 성장률이 더 낮을 것으로 본 것이다. 올해 민간소비 성장률 역시 2022년(4.1%)보다는 절반 수준으로 예상되는데, 내년도 전망이 더 어둡다.

특히 내년도 상반기에는 민간소비 성장률이 1.6%에 그칠 것으로 예상했다. 올해 하반기(1.2%)보다는 나은 수준이지만, 올해 상반기(3.1%)에 비해서는 절반에 못 미치는 수준이다. 내년 하반기에는 2.4%로 다소 회복되지만, 여전히 올해 상반기보다는 낮아 소비부진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이유는 고금리와 고물가에 있다. 금융연구원은 “고금리는 이자비용 상승을 통해, 고물가는 실질가처분소득 감소를 통해 가계의 소비여력을 제약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금융연구원은 고물가과 고금리가 가계의 소비여력을 압박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내년도에도 물가가 목표치보다 높을 것으로 예상했다. <이미지=이미지투데이>

실제로 가계의 소비여력은 계속해서 악화되고 있다. “2023년 들어 이자비용 증가로 인해 비소비지출의 증가세가 두드러지는 가운데, 고물가의 영향이 더해져 실질 처분가능소득은 4분기 연속 감소”되고 있다는 추세다.

특히, 올해는 급격한 이자비용의 증가가 나타나고 있는데, 이는 2022년 중의 급격한 금리 상승이 시차를 두고 2023년 중 가계 원리금상환액에 반영된 결과라고 풀이했다.

또, “올해의 저축률 또한 코로나19 기간 대비 다소 낮게 유지될 것으로 전망”된다며, “내년도부터는 저축이 민간소비를 뒷받침하는 정도가 제한적일 것”으로 분석했다.

저축과 연관이 있는 가계와 비영리단체 금융자산잔액의 증가율은 2020년 1분기부터 2021년 2분기 사이 평균 3.2% 수준으로 비교적 높았던 반면, 2021년 3분기부터 올해 2분기 중에는 평균 0.7% 수준에 그쳤다.

또, OECD의 올해와 내년 가계순저축률 전망치는 각각 10.8%, 9.9%에 그쳤다. 2020년과 2021년 평균 13.6%를 기록한 것에 비하면 낮은 수준이다. 저축률도 금융자산잔액 증가율도 종전보다 낮다보니, 저축이 민간소비를 뒷받침해줄 여력이 줄어들었다는 분석이다.

내년 물가상승률 2.6%대…“물가목표 여전히 상회할 전망”

문제는 가계소비를 위축시킬 고물가와 고금리가 내년에도 계속될 것이란 점이다. 금융연구원은 “2024년 소비자물가상승률은 2.6%로 물가목표를 여전히 상회할 전망”이라고 봤다.

이유로는 “대내외 경기회복 부진, 고금리 부담에 따른 수요위축 등의 영향으로 점진적인 하락세”를 보일 것이라면서도 “지정학적 위험 지속 및 원자재가격 불확실성, 인플레이션 기대심리 등으로 물가목표를 상당폭 상회하는 수준을 이어갈 전망”이라고 밝혔다.

최근 인플레이션의 지속성이 높아진 것으로 나타난 점도 문제다. 인플레이션 지속성은 현재의 인플레이션이 과거 인플레이션에 영향을 받는 정도를 측정한 지표다. 인플레이션의 지속성이 높아졌다는 것은 고인플레이션이 상당기간 지속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실제로 2020년 1월부터 2023년 9월까지 45개월간의 인플레이션 지속성 측정 결과 직전 45개월간에 비해 지속성이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품목별로는 최근 하락폭이 컸던 집세 및 정부의 통제에 있는 공공서비스를 제외한 모든 품목에서 이전에 비해 인플레이션 지속성이 크게 증대했다.

금융연구원은 또 “지정학적 위험, 생산여건 등에 따른 불확실성이 높은 공급요인의 추이에 따라 물가가 등락하겠으나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수요요인의 영향력도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어 물가수준이 빠르게 하락하기는 어려울 것임을 시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금융연구원은 내년도 성장률이 2.1%로 예상돼 올해 부진 이후의 반등으로는 미미한 수준이며 다양한 하방요인이 많다면서도, “현재 우리 경제는 완화적인 방향으로는 정책 여력이 매우 제한적인 것”으로 평가했다. 높은 인플레이션뿐만 아니라 내외금리차에 따른 환율 부담 등으로 금리를 낮추기 힘든 상황이며, 금융정책은 가계부채의 부담과 주택시장 과열 불안 등이 겹쳤다는 이유에서다.

결국 통화·재정·금융에서 긴축정책이 이어진다면, 고금리 등에 따른 가계 소비부진이 내년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결론에 이르게 된다. 내수가 부진할 경우 내년도 성장률이 일부 반등하더라도 체감하기 어려울 수 있기에, 내년도 체감경기는 상당기간 찬바람이 불 것으로 풀이된다. 중기이코노미 이창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