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대선따라 정반대 운명…IRA·전기차 어디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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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ve 중기 ㅣ 경제일반 미 대선따라 정반대 운명…IRA·전기차 어디로 에너지 정책은 민주당·공화당 기조 극명하게 엇갈려

기사입력2024-08-14 00:00

약 100일 앞으로 다가운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민주당 후보인 해리스 부통령과 공화당 후보인 트럼프 전 대통령이 한치 앞을 예측할 수 없는 접전을 펼치고 있다. 두 후보의 소속정당이 내세운 경제정책 기조가 극명한 차이를 보여, 한국 경제계의 면밀한 대응이 필요해 보인다.

13일 한국경제인협회(옛 전경련)는 미국 민주당과 공화당의 2024년 대통령선거 정강을 분석한 결과, “에너지 정책은 민주당과 공화당의 기조가 극명하게 엇갈리는 분야”라고 밝혔다.

한경협에 따르면, 민주당은 “청정에너지 확대, 석유 지배력 축소”를 모토로 청정에너지 분야 투자를 확대하고 에너지 효율기준 강화, 미국산 저탄소 자재 사용 의무화 등 환경기준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그린뉴딜 프로젝트로 2만명 이상의 고용을 일으킨다는 계획도 내놓았다.

반면 공화당은 “석유, 천연가스, 원자력 등 모든 에너지 생산 증대”를 주장하고 있다. 이를 위해 에너지 관련 규제를 전면 해제하면서 원전에 대한 규제도 완화한다는 방침이다. 환경기준을 강화하는 민주당과 달리 공화당은 에너지 생산 허가절차도 간소화할 것이라고 했다. 한경협은 “지난 2020년 대선 당시 공화당 정강에는 청정에너지 개발 촉진이 포함됐으나 이번에는 전혀 언급되지 않은 점도 주목할 만하다”고 평가했다.

한국기업의 관심이 높은 인플레이션감축법(IRA) 보조금 역시 미래를 예측하기 어려워졌다. 공화당은 정강에서 이에 대해 직접 언급을 하지 않았으나, “바이든의 전기차 관련 의무 조치 무효화를 직접 언급, 전기차 육성 정책에 대한 거부감”을 나타냈기 때문이다.

다만 한경협은 “IRA 보조금의 완전한 철폐는 공화당이 상·하원 모두 다수당을 차지해야 가능한 시나리오로 의회 선거결과도 함께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국 대통령 선거와 동시에 개최되는 상원 및 하원 일부의석 선거도 중요하다는 의미다.

공화당은 “미국산 구매, 미국인 고용강화” 강조

한경협은 민주당과 공화당의 에너지 정책이 대조적이라며, 반도체와 2차전지업체, 자동차 등 업종별은 물론 기업별로 맞춤형 준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미지=이미지투데이>

대중 정책에 있어서는 민주당과 공화당 모두 강경기조를 내세웠다. 하지만 세부전략에서는 상당한 차이를 보였다.

민주당은 AI, 반도체 등 첨단기술·핵심광물·철강·전기차·배터리 등 분야에서 대중 제재를 확실히 하되, “완전한 분리(decoupling)” 대신, 필요시 새로운 분야에서 중국과 협력할 수 있다는 여지를 남겼다.

반면 공화당은 최혜국대우 지위 철회, 중국산 필수 재화(전자제품, 철강, 의약품) 수입 단계적 중단, 중국인의 미 부동산 및 기업(산업) 구매 금지, 중국산 차량 수입 금지 등 무역·투자 분야에서 강력한 제재의사를 밝혔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2024년 트럼프 대선 공약 중 하나로 알려진 중국산 제품에 대한 60% 관세 부과는 공화당 정강에는 포함되지 않았다.

민주당은 핵심첨단기술 분야와 공급망 부문을 중심으로 한 중국 견제를, 공화당은 중국에 대한 배타적 무역·투자 제재의 과감한 실행을 공표한 것이라고 한경협은 설명했다. 또, 첨단기술이나 필수 재화 관련 미국 진출 기업은 어떤 후보가 당선되더라도 중국 의존도를 낮추고 공급망 다변화를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부연했다.

무역·통상 분야에서는 공화당이 다양하고 강력한 무역 정책을 제시했다. 2020년 대선 당시에는 통상에 관한 별도 공약을 내놓지 않았으나, 이번 대선에서는 정강에 통상에 관한 별도 챕터를 통해 “미국 우선주의” 강화의지를 밝혔다.

공화당은 정강에 미국이 1조 달러의 무역적자에 놓인 상황을 강조하며, 보편 관세 부과와 트럼프 상호 무역 법안 통과까지 확정적으로 명시했다. 특히 “미국산 구매 및 미국인 고용 강화” 정책을 택할 것이며, 일자리의 해외 아웃소싱 기업은 미 연방정부와 거래를 금지하는 강력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국과 같이 미국과 FTA를 체결한 국가에 대한 보편관세 적용 여부는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한경협은 민주당에 대해서는 “미국의 글로벌 리더십 강화”를 강조한 것을 감안할 때, 기존 통상 정책을 유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봉만 한경협 국제본부장은 “양당의 정책 기조가 미국우선주의라는 큰 줄기는 비슷하지만, 2020년 대선보다도 정책 차이가 확연해진 만큼 우리 경제계와 정부 입장에서는 플랜 A, B를 모두 면밀히 대비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또 “양당이 모두 강조하고 있는 에너지 정책에 있어서 그 양상이 매우 대조적인 만큼 반도체, 2차 전지업체, 자동차 등 업종별은 물론 각 기업 단위에서 맞춤형 준비가 필요하고 미국 내 투자가 많이 이루어진 부문에 있어서는 정책변화에 대한 우리 정부 차원의 대응도 필요해 보인다”고 강조했다. 중기이코노미 이창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