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빅테크 기업 수익에 맞는 조세 부담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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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정보 ㅣ 세무회계 글로벌 빅테크 기업 수익에 맞는 조세 부담을 구글, 메타, 넷플릭스…법인세 등 조세회피 바로 잡아야

기사입력2024-11-26 10:01

채민선 기자 (iscra79@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글로벌 빅테크 기업 등 다국적 기업 및 디지털 서비스에 대해 정당한 과세권을 확보해야 한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전성민 가천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는 더불어민주당 안도걸 의원, 국민의힘 박성훈 의원과 한국재무관힉학회가 25일 개최한 ‘글로벌빅테크 기업의 조세회비 관리방안’ 세미나에서 “국내 IT·플랫폼에 대한 정부 규제와 감시가 강화되고 있는 가운데, 국내에 진출해 막대한 수익을 올리고 있는 해외 빅테크 기업들의 성장세가 두드러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해외 빅테크의 한국 법인에 대한 조세의무 감시와 모니터링이 소홀한 틈에 국내 토종 빅테크 기업의 시장경쟁력이 저하되고, 국내 플랫폼 시장이 잠식될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 매출을 해외법인 매출로 처리=최근 국정감사에서는 구글, 메타, 애플, 넷플릭스 등 글로벌 빅테크 기업의 법인세 회피 의혹이 집중적으로 다뤄졌다. 이들 기업은 국내 앱마켓, 인터넷 동영상, 검색, 음원 플랫폼 시장까지 무서운 기세로 잠식하고 있는데, 토종 플랫폼인 네이버와 카카오가 내는 법인세의 3~5% 수준만 납세하고 있어 기울어진 운동장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

<그래픽=채민선 기자> ©중기이코노미

해외 빅테크 기업 한국 법인은 ▲본 사업장의 매출을 국내가 아닌 해외(싱가포르) 매출로 추산하거나(구글코리아) ▲본사에 멤버십 비용 지불(넷플릭스코리아·페이스북 코리아) 등의 내부 정책으로 제대로 된 조세 의무를 다하지 않는다는 얘기다. 이는 국내 기업들이 역차별을 받는 상황을 초래하며, 외국 기업들이 국내에서의 수익을 본국으로 이전하면서 한국에서의 세금 의무를 충실히 이행하지 않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조세당국의 ‘감시 비용’ 증가 추세=2020년 서울지방국세청은 구글코리아에 법인세 6000억원을 추징한다고 고지했다. 이에 대해 구글코리아는 조세심판원에 불복 절차를 제기한 바 있다. 또, 같은 해 9월 공정거래위원회는 구글코리아가 기기 제조사에 약정을 통해 자사 운영체제(OS)인 안드로이드(Android) 탑재 의무를 부과한 행위에 대해 과징금 2249억원을 부과했다. 이에 대해 구글코리아는 시정명령·과징금 부과처분 등 취소소송을 제기했고, 올해 9월 서울고등법원은 공정위 승소 판결을 했다.

이 뿐만 아니라 국세청은 2021년 넷플릭스코리아가 매출액에 비해 세금이 적다는 이유로 세무조사를 통해 800억원을 추징했으며, 이에 넷플릭스가 불복해 제기한 조세불복심판에 대해 조세심판원은 이중 780억원에 대한 과세가 적법하다고 판단한 바 있다.

전 교수는 이처럼 외국계 플랫폼 기업의 실제 매출과 이에 대한 적정한 과세 규모에 대해서는 법적 공방이 이어지고 있고, 외국계 플랫폼 기업의 조세 의무 이행 여부에 대한 조세당국의 ‘감시 비용’은 갈수록 높아지고 있는 추세라고 했다.

◇실제 납부한 법인세 최대 33배 차이=전 교수는 구글코리아, 넷플릭스코리아, 페이스북코리아 등 주요 플랫폼 기업이 공개한 경제효과보고서를 토대로 각 기업이 국내 시장에 진출해 벌어들인 매출액과 세원 규모를 분석한 내용을 발표했다. 분석 결과에 따르면, 각 법인의 2023년 매출액과 법인세 보고 수치는 추정치에 비해 수십배 가량 ‘과소 보고’ 된 것으로 추정됐다.

<그래픽=채민선 기자> ©중기이코노미

구글코리아의 경우 2023년 국내 매출액은 12조100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고, 이는 이 기업의 감사보고서상 매출액인 3653억원의 최대 33.1배에 달한다. 법인세 역시 같은 기준으로 봤을 때 최대 5180억원으로 추정되며, 실제 납부액 155억원의 33.4배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넷플릭스코리아의 2023년 추정 매출액과 법인세는 각 2조533억원, 876억원으로 집계됐는데, 이는 넷플릭스코리아의 2023년 감사보고서와 비교하면 각각 2.5배, 24.3배에 달한다.

페이스북코리아의 추정 매출액과 법인세는 각 1조1934억원 509억원으로, 2023년 감사보고서 상 매출액 및 법인세와 비교하면 각 18.3배, 10배에 달했다.

전 교수는 구글코리아와 넷플릭스코리아는 연간 매출 추정치 최대치 기준으로만 보면, 우리나라 상법에서 대기업으로 규정하는 자산총액 연간 2조원 이상인 상장회사로 간주해도 무리가 없으며, 오히려 내국 기업과 의 형평성을 고려할 때 대기업에 걸맞는 세금부담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이 독점력을 남용해 경쟁을 저해하지 않도록 하고 수익에 상응하는 정당한 조세부담을 지도록 규율체계를 마련하는 것이 중요한 시대적 과제라는 얘기다.

전 교수는 “높은 시장 규모를 자랑하는 글로벌 빅테크 기업 한국 법인의 조세 의무 이행이 논란에 휩싸인 만큼, 정부 당국의 조세정의 실현을 통해 국내 플랫폼 시장의 경제질서를 수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기이코노미 채민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