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호수가 확정된 지역주택조합 가입 계약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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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정보 ㅣ 정책법률 동·호수가 확정된 지역주택조합 가입 계약했는데 ‘기망행위’에 의한 계약 체결 시, 계약 무효 또는 해제 가능해

기사입력2025-04-24 17:00

김재윤 객원 기자 (law1@lawjnk.kr) ㅣ다른기사보기

부동산변호사닷컴(법무법인 제이앤케이) 김재윤 변호사

일부 지역주택조합은 조합원 모집을 위해 “좋은 동·호수 선점”, “확정 분양”, “분양가 고정” 등의 표현을 사용하고 있다. 그러나 실제로는 해당 정보가 확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제공되는 경우가 많아, 소비자의 주의가 요구된다.

최근에는 조합이 제공한 정보와 실제 사업진행 내용이 달라, 기망행위가 인정돼 계약 취소가 가능하다는 판결이 나와 주목되고 있다.

조합원 A씨는 서울시 중구 황학동 일대에서 추진 중인 지역주택조합에 가입하며, 특정 동·호수가 기재된 계약서를 근거로 해당 세대를 분양받을 수 있다고 믿고 수천만 원을 납입했다. 그러나 이후 사업계획승인 단계에서 해당 동·호수 배정이 불가능하다는 사실이 확인됐고, 이에 A씨는 계약 해제 및 납입금 반환을 요구하며 소송을 제기했다.

지역주택조합 사업의 동·호수 및 세대 구성 등은 관할 지자체의 사업계획승인 이후에야 확정된다. 그런데 이 사건 조합은 사업계획승인 이전에 특정 동·호수 같은 구체적인 정보를 계약서에 기재하고, 이를 확정 공급인 것처럼 허위로 광고한 것이다.

이는 단순 착오가 아닌 법원에서도 반복적으로 ‘기망행위’로 판단한 전형적인 사례에 해당한다.

의정부지방법원 고양지원은 2022년 3월, 유사한 사안에 대해 “사업계획이 승인되지 않은 상태에서 분양 세대를 특정하여 공급을 약속한 행위는 기망행위에 해당한다”고 판시한 바 있다.

민법 제110조는 기망에 의한 착오로 체결된 계약은 취소가 가능하다고 규정하고 있다. 조합이 불확실한 정보를 확정 사실처럼 설명했다면, 해당 계약을 무효로 볼 수 있는 근거가 되는 것이다.

법원은 단순히 조합을 탈퇴했다는 사정만으로는 납입금 반환을 인정하지 않는다. 계약 체결 당시 조합의 설명의무 위반 여부, 계약 이후 중대 조건 변경, 기망행위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계약 해제 또는 무효 여부를 결정하고 있다.

이번 사건에서 A씨는 계약 당시 조합이 제공한 설명, 계약서에 명시된 동·호수, 사업계획 승인 시점 등 구체적인 자료를 근거로 계약 체결 경위를 입증했고, 이에 따라 조합원의 지위 상실 및 납입금 일부 환불 판결을 받아낼 수 있었다.

지역주택조합 가입 계약은 일반 분양과 달리 인허가 전후 정보 차이가 크고 변경 가능성도 높다. 계약 당시 조합이 제공한 정보가 과장됐거나 실제 상황과 명백히 불일치할 경우, 단순 탈퇴가 아닌 계약 자체의 무효 또는 해제가 가능할 수 있으므로, 사전에 법률적 검토를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 (중기이코노미 객원=부동산변호사닷컴 김재윤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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