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적 사업재편위해 M&A활성화 지원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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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ve 중기 ㅣ 경제일반 “성공적 사업재편위해 M&A활성화 지원 필요” M&A 사업재편 신속한 절차 설계 추진해야

기사입력2025-10-27 00:00

최근 석유화학과 철강 등 주요산업에서 과잉공급이 장기화될 것으로 전망되면서, 정부가 직접 사업재편을 추진하기에 이르렀다. 이에 따라 기존의 사업재편 지원제도 활용도 확대될 전망이다. 성공적인 사업재편을 위해 M&A를 활성화하는 방향으로 지원제도를 재편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실제로 정부는 지난 8월 석유화학산업의 과잉공급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난 8월 3대 지원원칙을 결정했다. 주요 10개 석유화학기업들은 사업재편 협약을 체결하고, 올해 연말까지 최대 370만톤 규모의 설비 감축을 목표로 사업재편 계획을 제출하기로 했다.

과잉공급이 우려될 경우 공급안정을 위한 사업재편을 신속하게 추진할 수 있도록 관련 절차 및 규제를 완화하는 지원제도로 ‘기업 활력 제고를 위한 특별법(기업활력법)’이 있다. 2016년 8월 한시법으로 시행된 이후 지속적으로 기한과 지원범위를 보완하며 발전하고 있는 제도다.

산업연구원의 ‘기업활력법의 추진성과와 보완방향’ 보고서는 사업재편 지원제도를 복수기업 간 사업재편 및 M&A 활성화를 촉진하는 방향으로 보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보고서는 “산업 구조 전환의 속도를 높이고 구조적 과잉 해소를 실질적으로 달성하기 위해서는 복수기업 간 사업재편과 인수합병(M&A)의 활성화가 필수”라며, “복수기업 간 사업재편은 다수의 이해관계자가 연관된다는 점에서 실행이 쉽지 않으며, 제도적 기반뿐만 아니라 기업 간 신뢰 구축, 문화적 수용성, 협상 중재 체계 등 포괄적 여건 조성이 병행돼야 한다”고 진단했다.

따라서, 법에 인수합병을 포함한 복수기업 연계형 사업재편 유형을 명확히 규정하는 한편, 관련 법령 간 연계를 기반으로 유연하고 신속한 절차 설계를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대기업 협력업체 등 중소기업 신산업 진출이 다수

2024년 말 기준으로 기업활력법에 따라 사업재편 승인을 받은 총 530개 기업 중 대기업은 11개(2.1%)이며, 대기업의 협력사들로 주로 구성된 중소기업이 436개(82.3%)로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중견기업은 83개(15.7%)였다. 업종별로 살펴보면, 자동차부품이 161개사(30.4%)로 나타나 전체 승인기업 중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법 시행 초기에는 자동차, 조선, 철강, 석유화학 등 일부 업종을 중심으로 과잉공급 해소 목적의 사업재편이 주를 이뤘으나, 2019년 한시법의 연장 당시 신산업 진출 유형이 새롭게 추가되면서 사업재편 유형의 중심축이 변화했다.

전체 승인기업 530개 중 신산업 진출 유형이 404개(76.2%)로 가장 많았고, 과잉공급 해소 유형은 115개(21.7%)였다. 이는 2010년 중반 조선, 철강, 석유화학 등에서 나타났던 과잉공급 상황이 점차 완화되고, 과잉공급에 따른 지원 요건이 신산업 진출에 비해 까다롭기 때문이라고 보고서는 풀이했다.

성공적인 사업재편을 위해 M&A를 활성화하는 방향으로 지원제도를 재편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하지만 기존 산업의 전반적인 재편이 일어나는 경우 신산업 진출 자체가 생존전략인 사례가 많다. 예를 들어, 승인기업 A사는 조선업 불황을 계기로 사업재편에 참여하고 친환경 알루미늄 선박 및 전기추진선 개발을 통해 경영 위기를 극복하게 됐다.

이 밖에도 내연기관 자동차 부품 생산업체가 친환경차 시스템용 부품기업으로 사업을 재편하거나, 플라스틱 필름 제조업체가 합성수지 재활용 봉투제작이라는 신산업에 진출한 사례도 있었다.

승인기업들은 사업재편 사업 부문에서, 매출·고용·기술경쟁력·제품혁신 등을 중심으로 성과를 창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매출과 고용에서는 ‘초기 성과-일시적 둔화-성과 본격화’의 단계적 흐름이 나타나, 4년 차 이후까지 이어지는 꾸준한 후속 지원의 필요성이 드러났다.

기업이 받은 인센티브를 금융지원(연구개발, 금융·자금, 세제 등)과 비금융지원(컨설팅, 교육, 고용 등) 유형으로 나누어 경제적 효과를 살펴본 결과, 금융지원 혜택을 받은 기업에서 매출이 유의하게 증가했다.

성장 단계별 선정 절차, 맞춤형 지원이 필요하다

보고서는 “그동안 기업활력법은 대기업의 협력사를 중심으로 한 중소기업들이 적극적으로 제도를 활용함으로써, 산업현장의 변화와 혁신을 촉진하는 기반을 마련”했다면서, “다만, 최근의 경제 여건을 감안할 때 산업 전반의 근본적이고 신속한 구조 전환이 필요하며, 이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대·중견기업의 보다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할 필요”가 있다고 짚었다.

대기업의 사업재편 참여를 유도할 필요성은 일본의 사례에서도 드러난다고 했다. “일본은 산업경쟁력강화법을 통해 대기업 주도의 복수기업 연계형 사업재편을 적극 지원함으로써 산업의 구조전환과 경쟁력 제고를 도모”하고 있다며, “특히 분할·매각 등을 활용한 ‘Out & In 복합형’ 사업재편 방식이 일반적이며, 이를 통해 저수익 사업 정리와 신사업 진출이 병행되는 효율적 사업 포트폴리오 전환이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를 근거로 보고서는 “법·제도 정비와 실질적 인센티브 강화를 통해 대기업의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해 제도의 실효성과 산업적 파급력을 높여야 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대기업의 사업재편 참여도가 낮은 주된 원인으로는 제도적 요인과 제도 외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지원 내용이 대기업이 나서서 신청할 정도의 실질적인 혜택이 부족하다는 제도적 요인과 함께 내부 정보 유출에 대한 우려, 신기술 공개에 따른 기회비용 발생, 상장회사로서 주주 동의 절차의 부담 등의 제도 외적인 요인들”을 거론했다.

따라서 기업규모나 성장단계에 따라 기업들을 세분화하고, 그룹별로 차별화된 선정 절차를 통해 승인기업을 선정한 후, 그에 맞는 맞춤형 제도적 지원을 제공하는 방안이 효과적일 것이라고 봤다.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상생협력 촉진 방안도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보고서는 “대·중소기업이 조인트 벤처 형태로 자본·기술·시장 네트워크를 공유하거나, 일정 기준을 충족한 중소기업을 대기업이 전략적 흡수합병하는 방식 등을 고려할 필요”가 있으며, “이 경우 중소기업의 경영권 안정성과 의사결정 권한 보장을 위한 제도적 장치가 마련돼야 하며, 대기업의 참여유인을 강화할 수 있는 맞춤형 정책 지원도 병행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책적 측면에서는 “상생협력이 실질적 성과로 이어지도록 인센티브 제공과 협력 기반 조성을 유기적으로 연계해야 한다”며 “상생협력 참여 기업에 대해 사업재편 승인 평가 시 가산점 부여, 재정·세제 인센티브 확대, 맞춤형 금융지원 등 유인 구조를 정비할 필요”가 있다고 봤다.

공동 품질관리, 탄소중립, 디지털 전환 등 협력 과제를 수행하는 경우에는 정부 공동기금 조성 또는 정책자금 연계 지원 등을 통해 민관 협력의 실질적 시너지를 높일 수 있다는 점도 짚었다.

아울러 기술 및 수요 정보 공유를 위한 상생 플랫폼, 정기 네트워킹 행사, 성과 측정 및 모범사례 확산 프로그램 등을 통해 기업 간 협력 기반을 구조적으로 확산하려는 노력을 병행해야 한다고 했다. 이는 “단순한 개별 기업 간 협력을 넘어서, 산업 생태계 차원의 구조적 전환으로 확산하기 위한 제도적 토대를 마련하는 데 기여할 수 있다”는 것이다. 중기이코노미 이창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