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 현장 AI 적용 제조AX 비용 지원 고려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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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ㅣ 키워드이슈 제조 현장 AI 적용 제조AX 비용 지원 고려해야 공급중심 AI 정책 한계…수요 창출로 산업화 이끌어야

기사입력2025-09-10 00:00

이창호 기자 (xg139@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정부가 최신 그래픽처리장치(GPU) 1.3만장 수입을 비롯한 AI 인프라 공급에 나서기 시작했다. 하지만 경쟁력 있는 AI 시장 환경을 조성하는 수요방면 정책 역시 중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9일 국회 입법조사처가 발표한 ‘인공지능(AI) 3대 강국 도약을 위한 양손잡이 전략’ 보고서는 한국 정부의 AI 3대 강국 도약 정책이 “국산 AI 모델 개발, GPU와 같은 인프라 확보, 투자펀드 조성 등 공급 중심적 접근법을 따르고 있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주요국가들의 사례를 살펴보면, 막대한 자본투자를 통한 AI 경쟁력 확보를 한축으로 하고, 다른 한 축으로 “자국의 상황에 맞는 AI 시장 환경을 만들어 AI 기술·서비스의 산업화를 보장”했다며 미국, 중국, 프랑스 등의 사례를 들었다.

보고서는 AI 수요확대를 위해 AI 전환(AX)을 정부·공공부문이 선도하고 성공사례를 확산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를 위해 “공공기관이 성공적인 공공AX를 위해 우수한 ‘최고AI책임자(CAIO)’를 확보하고, CAIO에게 공공AX의 추진뿐만 아니라 공공부문의 제도와 일하는 방식을 개선하는 권한까지 부여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국가 전략적 측면에서 제조업의 AI 전환 비용 일부를 국가가 지원할 수 있다는 제언이 나왔다. <이미지=이미지투데이>

두 번째로, 민간의 AI 전환에 필요한 비용 부담을 줄이기 위해 AI 도입 비용에 대한 세액공제를 고려해 볼 수 있다고 했다. 기업이 AI를 도입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비용의 일부에 대해서 소득세 또는 법인세를 감면해 시장의 AX 수요를 확대하는 방안이다.

기업의 AI 활용 비용을 정부가 지원하는 방식도 있다. 많은 AI 서비스가 클라우드를 통한 구독 서비스 형태로 제공되기 때문에 그 비용의 일부를 정부가 지원할 수 있다는 것이다. 현재 정부는 중소기업의 클라우드 도입 컨설팅, 클라우드 전환, 서비스 이용료를 지원하는 ‘중소기업 클라우드서비스 보급·확산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데, 이 사업을 참고해 AI 활용 비용의 지원 대상, 지원 기간 등을 설계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마지막으로, “국가 전략적 측면에서 특정 산업에 대해서는 AX 비용 일부를 국가가 지원할 수 있다”며 제조업의 예를 들었다. 보고서는 “한국은 제조업의 비중이 높지만 최근 인건비·자재비 부담이 크고, 중국 등 경쟁국의 기술 발전이 빨라 국제경쟁력 유지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제조 현장에 AI를 적용하는 제조AX는 비용 절감뿐만 아니라 품질·경쟁력 제고까지 가능하므로 국가 전략적 관점에서 지원을 고려해 볼 수 있다”고 짚었다.

AI 클러스터, 인프라 등 포괄적 양손잡이 전략 필요

보고서는 “AI 생태계는 복잡하고 역동적이기 때문에 한국이 세계 3대 강국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주체와 요인들이 빠르고 유기적으로 움직이는 경쟁력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면서 다층적 전략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AI 시대에 맞는 규제를 정비해 경쟁국보다 조금 더 나은 AI 환경과 시장을 조성하는 것과 더불어, AI 모델을 만드는 요소인 GPU·인재·데이터가 유기적으로 작동하고 외부의 혁신 주체와 시너지를 만들어 낼 수 있는 AI 클러스터도 중요하다고 진단했다.

AI 수요확대와 더불어 AI 기술개발, 혁신, 시장수요가 지속되기 위해서는 안정적인 인프라와 인간을 중심에 둔 가치체계 정립이 필요하다면서, AI에 투입되고 AI로 만들어지는 수많은 데이터와 콘텐츠를 담아낼 수 있는 데이터센터, AI 생태계를 작동시키는 동력인 전력은 앞으로 더 크게 확장돼야 한다고 짚었다.

인간에게 유용하고 인간을 중심에 둔 AI 기술·서비스가 발전하기 위해서는 AI 윤리를 발전시키고, 기술·윤리·법학·인문학·사회과학 등 다양한 영역의 전문가와 관계자들이 참여해 AI의 기술적 한계에 대한 합의를 도출해 나갈 필요도 있다고 했다.

경쟁력 있는 AI 시장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서는 기존 제도의 유지와 AI 샌드박스를 통한 혁신 창출이 균형을 이뤄야 하고, AI 클러스터를 중심으로 한 전략적 육성과 지역 간 균등한 성과 배분이 적절하게 병행될 필요도 있다고 했다.

개발된 한국형 AI 모델은 시장의 공공･민간 AX로 수용돼야 하며, 급증하는 수요에 대응해 데이터센터･전력 인프라를 시의적절하게 확충하는 것도 병행돼야 한다는 점도 빼놓지 않았다.

보고서는 “보다 개선된 AI를 만드는 연구개발도 중요하지만 안전한 AI를 위한 윤리와 인간 중심적 가치체계 정립도 그에 못지않게 중요하다”며, 이러한 과제들은 한국 혼자서 모두 달성할 수 있는 것이 아니며, 많은 국가들과 지속적인 협력을 통해 달성돼야 하기 때문에 “결국 포괄적이고 다층적인 양손잡이 전략”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중기이코노미 이창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