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튬배터리 ‘폭주’ 막고, 청정에너지 쉽게 사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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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미래 ㅣ HIT! 이 기술 리튬배터리 ‘폭주’ 막고, 청정에너지 쉽게 사용 기술로 ‘에너지’ 성능·효율성 높인다…배터리아시아쇼 2025

기사입력2025-11-10 12:00

김범규 기자 (bgk7@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칼선이 시공한 당산역 2차 SK V1 타워(사진 왼쪽)와 남원 이음센터 전경 <사진=칼선>

“그동안 우리 산업계에서도 발화, 폭발이라는 리튬 배터리의 태생적인 문제를 기술로 제어하기 위한 많은 연구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성능 대비 상용화가 어려워 그동안 지진부진했던것이 사실입니다. 우리는 성능 문제로 인해 배제됐던 고체 전해질 중에서도 고분자를 연구해 배터리 안정화는 물론, 성능을 향상시켰습니다.”

지난 5일부터 3일간 경기도 고양시 일산 킨텍스에서 개최된 배터리아시아쇼 2025(Battery Asia Show 2025)에서, 이차전지 전해질 솔루션 업체인 자인에너지㈜ 이주현 대표가 중기이코노미와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자동차, 휴대전화, 에너지저장장치(ESS) 등 배터리 관련 기술은 현재 시장에서 가장 주목받는 에너지 기술이라 할 수 있다. 이에, 정부 또한 혁신적인 사업 아이템으로 기술을 개발·사업화하는 중소기업에 다양한 방식으로 지원을 하며 이들의 성장을 견인하고 있다. 중기이코노미가 현장을 찾아 에너지 혁신을 이끌고 있는 우리 중소기업을 만나봤다.

아무도 신경 쓰지 않던 ‘기술’에 집중해 새로운 시장 ‘창출’

현재 전기자동차와 휴대전화 등에 쓰이는 리튬배터리 안의 전해액은 인화성 소재로 돼 있어 ‘화재’에서 벗어날 수 없다. 내부 단락에 의해 불꽃이 생기면 불이 붙고, 발화가 시작돼 폭발로 이어지므로 ‘어쩔 수 없는’ 문제로 치부됐다. 따라서 근본적인 해결책이 없으므로 ‘화재 확산을 막는 기술’이 산업 현장에서 주목받았던 것이 사실이다.

이주현 대표가 고분자 전해질을 손에 들고, 50암페어 배터리 셀을 선보이고 있다. ©중기이코노미

자인에너지㈜ 이주현 대표는 “불이 나지 않게 하려면 전해액을 불에 타지 않도록 만들거나, 액체 상태의 전해액을 고체로 만들어 불이 안 나거나 적게 나도록 만들어야 한다”며, “우리는 이런 고체 배터리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물론, 국내 배터리 3사(삼성SDI, LG에너지솔루션, SK온) 역시 꾸준히 고체 배터리 관련 연구를 하고 있고, 개발을 가속화하고 있지만, 상용화라는 높은 문턱에 가로막혀 있는 게 사실이다.

이주현 대표는 “고체 전해질은 크게 황화물, 산화물, 고분자 세 가지 카테고리로 나뉜다. 그동안 국내에서는 성능이 우수하고, 보조 배터리까지 만들 수 있어 황화물계 쪽에 많이 치중하고 있었다. 하지만, 소재를 만드는 데 에너지가 많이 들고, 순도 관리도 어려울뿐더러, 대기 중에 있을 때 수분과 반응해 황화수소 가스를 발생시키는 등 상용화되기 어렵다는 문제도 있는 게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자인에너지는 그동안 국내 기업에서 성능상 문제로 배제했었던 고분자 계열에 집중해 기술개발에 속력을 올리고 있다.

그는 “그동안 고분자 전해질의 단점은 이온을 전달해 주는 능력이 떨어져 성능이 잘 나오지 않는다는 데 있었다. 특히, 저온에서 성능이 잘 나오지 않는다는 치명적인 단점이 있었다”며, “우리는 소재적으로 이온을 전달해 주는 능력을 높였다. 즉, 높은 이온전도도를 갖는 고분자 전해질을 개발해 배터리 안정성은 물론, 성능까지 잡았다”고 자신했다.

이주현 대표에 따르면, 4.7볼트 이상까지도 안정적으로 구동되는 등 기존의 리튬배터리와 비슷한 성능을 보인다.

실제로 자인에너지 자체 실험결과를 보면, 기존의 리튬배터리는 못으로 뚫으면 불이 나지만, 이 고체 배터리는 안정적으로 충전이 되는 모습이었다. 특히 기존 캐파(생산 능력)에서 고체 배터리를 만들 수 있어 추가 공정 투입을 할 필요가 없다는 것은 강점이다.

그는 “현재 양산 전 단계로, 50암페어 셀 등 중대형 사이즈의 배터리를 생산할 수 있다. 현재, 독일, 미국 등 해외의 자동차 기업에 샘플을 납품할 예정”이라며, “국내 배터리 3사 공급망에 들어가는 게 최종 목표”라고 밝혔다.

이온어스의 ESS 서비스 ©중기이코노미

친환경으로 에너지 산업이 재편되면서 환경문제와 경제성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은 기술로 업계의 주목을 받는 기업도 있다.

이온어스㈜는 전동화로 바뀌어 가는 배터리 시장과 태양광, 풍력 등 재생에너지와 ESS를 결합해 전력을 공급하는 재생에너지 시장을 바라보고 기술개발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 회사의 허은 대표는 “포크레인 같은 건설, 기계 역시 전기화로 바뀌고 있다. 전기배, 도심 항공도 전기 기반의 시스템”이라며, “결국 충전에 대한 니즈는 더 커질 것이고, 이는 배터리 시장이 지금보다 훨씬 커진다는 의미”라고 했다.

이온어스가 일차적으로 개발한 분야는 디젤 발전기를 대체하는 이동형 ESS다. 바퀴가 달려 있어 이동이 가능하므로, 필요한 곳 어디에나 설치할 수 있고 옮길 수도 있다.

허 대표는 “전시장 같은 경우도 외부에서 트럭으로 운반해 발전기를 많이 설치한다. 하지만, 발전기를 쓰면 시끄럽고, 냄새도 많이 난다. 우리는 발전기 대신 ESS를 쉽게 쓰도록 이동을 편리하게 만들었다”며, “기존의 발전기 문제를 해결하면서 탄소도 발생하지 않고, 부가적으로 전기차 충전기까지 부착했다”고 자부했다.

작년까지 4년간 규제 샌드박스 실증 특례를 진행하면서 전기사업법, 전기안전법, KC 인증(KC 62619, KC 61851-1) 등 법령 정비도 끝난 상황으로, 올해부터 판매에 돌입할 수 있게 됐다. 현재 정부 정책사업으로 시작이 된 부분이어서 환경부에 이동 충전 차량 151대를 납품했고, 11월에는 건설기계 회사에 납품할 예정이다. 이 외에도 에너지 분야 대기업 등에서도 많은 관심을 보인다고 전했다.

가볍고, 튼튼해졌다…기술로 기존 ‘태양광’의 단점을 보완

친환경·제로에너지 건축 수요가 커지면서 심미성과 효율성을 강화한 건물일체형 태양광(BIPV) 기술이 뜨고 있다. 특히, 신축 건물의 경우 신재생에너지 설치를 의무화하고 있기 때문에 건물 외벽형을 선호하는 추세라고 한다.

칼선의 BIPV 기술이 들어간 한국환경공단 전경 <사진=칼선>

BIPV 전문 제조업체인 ㈜칼선은 기술등급평가 전문기관인 NICE디앤비 평가에서 최고 기술 등급에 해당하는 T-2 등급을 받으며 업계의 주목을 끌었다.

이 회사의 태양광사업부 남건희 과장은 “건물 외벽에 붙이는 외장재용 태양광 모듈 발전 시스템을 선보이고 있는데, 후면제를 백시트나 유리 대신 벌집무늬 패턴이 들어간 알루미늄 프레임을 사용해 내화성, 내구성, 경량화까지 인정 받았다”고 뿌듯해했다.

알루미늄판이 벌집 모양 구조로 돼 있다고 해서 허니콤 판넬(HONEY COMB PANEL)이라 불리는 이 시스템은 G2G(GLASS TO GLASS) 모듈보다 30~40% 가벼우면서도 내구성은 비슷한 성능을 보인다.

게다가 고온 시 화재 확산을 방지하는 내화성은 강화됐고, 자외선과 습기 등 다양한 외부 요인에 대한 저항성을 높여 장기간 사용할 수 있다.

현재 이 제품은 2024년 12월 산업통상자원부 혁신제품으로 지정돼 한국환경공단에 시법사업을 진행 중이고, 내년부터 관공서에 실증 사업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한다.

기존 건물에 태양광 구조물을 올릴 때 발생하는 누수는 구조적인 한계로 치부됐다. 이에 ㈜디에스그룹의 디에스강재는 방수 솔라루프를 개발, 생산해 업계의 관심을 받고 있다.

이 회사의 유은상 대리는 “샌드위치 판넬 지붕 위에 덧씌울 수 있는 소재로, 루프탑 태양광의 ‘완벽 방수’를 지향한다”고 설명했다.

유 대리에 따르면, 지붕이 있는 건물에 태양광 구조물을 올릴 때는, 타공을 거쳐 밑의 구조물과 연결을 시킨 후, 설치를 진행해야 한다. 그러다 보니 누수에 대한 걱정은 필연적으로 안고 갈 수밖에 없는 문제였다. 디에스는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붕을 뚫는 대신, 지붕 위에 강판을 한 번 더 씌워 누수를 방지해 주고, 그 위에 태양광 구조물을 올린다. 즉, 근본적으로 누수가 발생할 수 있는 원인을 사전에 제거하는 것이다.

소재는 포스맥이다. 일반 컬러 강판의 보증 기간이 10년이라면 포스맥은 20년 이상까지도 보증하는 등 부식에 강한 강판이라고 한다.

유 대리는 “전기 임대사업을 하는 사업자나 RE100으로 신재생 에너지를 의무적으로 해야 하는 업체들이 많이 찾고 있다”며, “특히, 화학 산단에 있는 공장들은 노후로 인해 녹이 발생하거나 누수가 조금씩 발생하기도 하는데, 이런 곳에서 태양광 설치가 목적이 아니더라도 지붕 누수를 막기 위해 우리 제품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기이코노미 김범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