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업부흥 꿈꾼다…民 주도, 官 인프라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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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ve 중기 ㅣ 산업뉴스 제조업부흥 꿈꾼다…民 주도, 官 인프라 제공 美, 제조업 서비스화 통해 신시장과 양질의 일자리 창출 전략

기사입력2017-03-10 15:18

김성화 기자 (rukawasss@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미국이 제조업 혁신정책을 내세운 배경으로 주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가 거론되지만, 그것만이 이유는 아니다. 중소기업연구원의 ‘중소기업정책동향’ 2016년 7월호를 보면, 2010년 기준 ‘글로벌 제조업 경쟁력 지수’ 순위에서 미국은 중국, 인도, 한국에 이어 4위를 기록했다. 2006년부터 2010년까지를 보면 브라질에 이어 5위다. 첨단기술 분야에서도 관련 제품수출은 1990년대 20%에서 2008년 11%까지 감소했다. 미국이 기초과학 및 개발 분야에서 세계 최고이지만, 이러한 기술을 상업화해 경제적 이익을 창출하는 데는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이다.

<자료=중소기업연구원/그래픽=김성화 기자> ©중기이코노미

미국의 제4차 산업혁명과 관련해 떠오르는 키워드를 보면, 알파고로 대변되는 인공지능과 자율주행차 기술을 개발하고 있는 구글이 있다. 오큘러스 인수를 통해 가상현실 기술시장에 뛰어든 페이스북, 세계 최고수준의 스마트공장을 갖추고 있는 제너럴일렉트릭 등도 제4차 산업혁명의 선두주자다. 다른 국가들과 달리 미국은 제4차 산업혁명을 민간에서 주도하고 있다. 그렇다고 정부가 손을 놓고 있는 것은 아니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약 1년이 지난 2009년 10월, 당시 오바마 정부는 ‘미국 제조업 부흥 프레임워크’와 ‘미국혁신전략’을 발표하며 발 빠르게 움직였다.

중소기업연구원의 김희선 연구위원은 중기이코노미의 취재과정에서 “미국의 제4차 산업혁명과 제조업혁신이 민간주도형인 것은 맞다. 미국정부는 인프라 제공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며 “벤처기업과 스타트업이 정부가 제공한 인프라 속에서 성장하고, 애플·인텔·구글과 같은 기업들이 이들 기업과 M&A 등을 통해 한단계 발전하는 방식이 미국 제조업혁신의 방향”이라고 소개했다.

◇미국혁신전략…전체 제조업 경쟁력 강화=기본 방향은 고부가가치 창출을 통해 경제성장에 기여하는 것이다. 이 뿐만 아니라 제조업의 서비스화를 통해 새로운 시장과 양질의 일자리를 만드는 전략이다. 제조업 부흥 프레임워크는 제조비를 결정하는 7대 요소인 ▲노동 ▲기술 및 사업관행 ▲설비 ▲위치 ▲운송 ▲시장 접근성 ▲규제 및 조세 등에 대한 정책방안을 명시했고, 미국혁신전략은 중요 산업에 대한 연구개발투자를 확대한다는 정책방향을 제시했다.

이어 2011년 개정된 미국혁신전략에서 주목할 점은 국가가 우선 지원해야 할 분야로 생명공학이나 나노기술 등 첨단기술과 함께 첨단제조업이 꼽혔다는 점이다. 또 신기술 형태의 중요 지식자본을 제조공정에 투입해 ▲비용감축 ▲신속한 맞춤제조 ▲시장 출시기간 단축 ▲폐기물 감축 ▲품질향상 등 기존 제조업의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방침도 세웠다.

‘미국혁신전략’이 제시한 방향을 중소기업 전반에 확대하기 위한 지원정책이 2014년 10월 ‘첨단제조업 파트너십 2.0’이다. 2011년 6월 공공·민간 파트너십 네트워크 구축을 목표로 발표한 ‘첨단제조업 파트너십’의 후속정책이다. 첨단제조업 파트너십 2.0은 ▲첨단센서, 제어 및 제조업 플랫폼 기술 ▲시각화, 정보화 및 디지털 제조기술 ▲첨단소재 제조업 등 3개 기술분야에 우선순위를 부여하고, 이들 기술분야 기업의 ▲기술상업화 ▲제조 중소기업의 혁신여건 마련 ▲자금지원을 위한 정책을 제시했다.

<자료=중소기업연구원> ©중기이코노미

김 연구위원은 “앞서 나온 혁신방안들은 중소기업 혁신을 활성화하기 위해 관련 기관·조직·기업들이 파트너십을 구축한다는 정책적인 방향성을 제시했고, 이를 구체화한 것이 첨단제조업 파트너십 2.0”이라며 “제조업을 우선순위에 두는 것이 서비스업을 뒤로 놓는다는 의미는 아니다. ICT, 빅데이터 등 서비스분야와의 융합을 통해 제조업을 부활시킨다는 의미가 더 정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인프라, 인력, 자금 ‘3박자’ 갖춰 혁신 지원=먼저 중소기업의 혁신여건을 마련하기 위해, ‘제조업엑셀런스센터’, ‘제조기술테스트베드’ 등의 민간 제조R&D 인프라를 구축했다. 새로운 기술을 도입하고 공정적용이 쉽도록 하기 위해서다. 제조업엑셀런스센터와 제조기술테스트베드는 자체 테스팅 인프라 구축이 어려운 중소기업에 테스팅시설을 제공함으로써 부담을 줄여줬다. R&D인프라와 함께 기존에 존재하던 여러 제조혁신연구소들은 육성된 인력을 중소기업에 제공하는 직접 지원의 역할을 맡았다.

지원책이 있어도 정작 중소기업이 이를 알지 못하면 의미가 없다. 그래서 첨단제조업 파트너십 2.0은 중개서비스를 통해 기술·시장 정보를 중소기업에 전달한다. 미국 상무부 제조업확장파트너십을 비롯한 국가제조연구소네트워크, 미국화학협회의 기업가리소스센터와 같은 조직들이 중소기업에 필요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이들이 공급하는 정보는 관련 분야 기술전문가, 공급망 파트너 등 인력 외에도 자금조달 옵션, 정부지원프로그램 등이 포함됐다.

이와함께 제조업 파트너십 2.0은 중소기업이 자본에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스케일업 투자펀드를 신설했다. 스케일업 투자펀드는 민간 투자자들이 저리로 최초 생산시설 확장을 앞둔 중소기업에 투자할 수 있도록 한 일대일 매칭 펀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