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지 못해 활용 못하는’ 가업승계 지원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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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정보 ㅣ 세무회계 ‘알지 못해 활용 못하는’ 가업승계 지원제도 가업상속공제, 주식·창업자금 증여세 과세특례, 주식 할증평가 배제

기사입력2016-04-13 00:00

김동현 객원 기자 (eversin@naver.com) ㅣ다른기사보기

유진회계법인 김동현 공인회계사

우리 경제의 성장을 이끌어 온 창업세대가 어느덧 세대교체 시점에 이르렀다. 중소기업연구원에 따르면 우리나라 중소기업의 87.1%가 가업승계를 원하고 있으나, 실제 가업승계를 진행 중인 기업은 많지 않다. 중소기업중앙회가 2011년 전국 중소기업 최고경영자 314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가업승계 현황에 따르면, 전체 응답자의 25.5%만이 실제로 가업승계를 준비 중인 것으로 조사됐다. 중소기업 경영자에게 가업승계는 중요한 관심사이지만, 대다수 경영자가 가업승계 관련 조세 부담 때문에 이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이어 후계자 역량 문제나 사업미래 전망 불확실성 등도 그 장애요인으로 꼽혔다.

가업승계는 창업주의 우수 기술 및 경영 노하우를 유지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때문에 중소기업의 가업승계 과정에서 발생하는 세부담을 완화하고, 창업 등 투자 활성화에 도움을 주는 세제지원을 세법에 포함하고 있지만, 이를 알지 못해 활용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대표적인 지원으로 ‘가업상속공제’ 제도, 가업의 승계에 대한 증여세 과세특례’ 제도, ‘창업자금에 대한 증여세 과세특례’ 제도 그리고 ‘중소기업주식 할증평가 배제’가 있다.

가업상속공제 제도

중소기업 등의 원활한 가업승계를 지원하기 위해 거주자인 피상속인이 생전에 10년 이상 영위한 중소기업 등을 상속인에게 정상적으로 승계한 경우 최대 500억원까지 상속공제를 해 가업승계에 따른 상속세 부담을 경감시켜 주는 제도다.(상속세 및 증여세법 §18②) 최근 법 개정을 통해 가업상속공제액을 가업상속재산가액의 70%에서 100%로 확대했기 때문에 더 많은 중소기업이 가업상속공제 제도 혜택을 받게 됐다. 피상속인의 가업영위 기간이 10년 이상인 경우 200억원, 15년 이상인 경우 300억원이며, 20년 이상인 경우에는 500억원까지 상속공제가 가능하다.

하지만 이 경우에도 가업상속재산가액에는 유류분상속재산이 포함되지 않으며, 비사업용토지 등의 사업무관자산이 제외된다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 가업상속공제를 적용받은 경우 가업상속인이 상속 개시이후에 세법에서 정한 사후의무 요건을 이행하지 않은 경우에는, 공제받은 금액에 사후의무 위반기간에 따른 추징률을 곱한 금액을 상속개시 당시 상속세 과세가액에 다시 산입하고 상속세를 재계산해 납부해야 하기 때문에 사후관리 요건을 충실히 이행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주요 사후관리 위반사유로는 상속개시일로부터 10년 이내에 정당한 사유없이 ▲해당 가업용 자산의 20% 이상을 처분한 경우 ▲해당 상속인이 가업에 종사하지 아니하게 된 경우 ▲주식 등을 상속받은 상속인의 지분이 감소된 경우 ▲각 사업연도의 정규직 근로자 수의 평균이 기준고용인원의 100분의 80에 미달하는 경우다. 사후관리 위반의 경우에도 법에서 정한 정당한 사유에 해당한다면, 상속세를 추징하지 않기 때문에 가업승계를 준비하는 기업은 각 사유별로 해당 여부를 사전에 꼼꼼히 챙겨야 한다.

가업승계 주식에 대한 증여세 과세특례

이 제도는 중소·중견기업 경영자가 고령화됨에 따라 생전에 자녀에게 가업을 계획적으로 사전 상속하도록 함으로써 중소기업 등의 영속성을 유지하고 경제활력을 도모하기 위한 제도다.(조세특례제한법 §30의6)

18세 이상인 거주자가 60세 이상의 부모로부터 가업의 승계를 목적으로 해당 가업의 주식을 증여받고 가업을 승계하는 경우에 증여세 과세가액에서 5억원을 공제하고 10%의 세율(30억원 초과분은 20%)로 증여세를 부과하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일반적인 증여의 경우 5000만원의 기본공제와 증여재산가액에 따라 10%에서 50%의 세율이 적용됨을 감안할 때 수증자에게 유리한 제도라고 할 수 있다. 다만, 특례적용 후 상속이 개시되는 경우 상속세 과세가액에 가산해 상속세로 정산·납부해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반 증여와 비교할 때 세부담이 크게 줄어드는 효과가 있다. 10년 이상 경영한 중소기업 주식 80%를 보유한 사람이 성인 자녀에게 주식 70억원을 증여한다고 할 때 납부세액 차이를 비교해 보면 17억원 이상을 절약할 수 있다.

창업자금에 대한 증여세 과세특례

가업승계는 창업주의 우수 기술 및 경영 노하우를 유지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때문에 중소기업의 가업승계 과정에서 발생하는 세부담을 완화하고, 창업 등 투자 활성화에 도움을 주는 세제지원을 세법에 포함하고 있지만, 이를 알지 못해 활용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자료=비자트>

출산율이 떨어지고, 고령화 사회로 진입함에 따라 젊은 세대로의 부의 조기 이전을 촉진함으로써 경제활력을 도모하기 위해 2006년 도입된 제도다.(조세특례제한법 §30조의5)

18세 이상인 거주자가 법에서 정한 업종을 영위하는 중소기업을 창업할 목적으로 60세 이상의 부모로부터 토지·건물 등을 제외한 재산을 증여받는 경우에는 50억원을 한도로 증여세 과세가액에서 5억원을 공제하고 10%의 세율로 증여세를 부과한다. 단, 창업자금은 사업용자산의 취득, 임차보증금(전세금 포함) 및 임차료 지급액만을 인정한다. 창업자금에 대한 증여세 과세특례 제도는 자녀가 다수인 경우에 각각 50억원의 한도가 적용될 수 있다는 점에서 유용하며, 공동창업인 경우에도 동일하게 적용받을 수 있다.

증여대상 물건은 양도소득세 과세대상이 아닌 재산이어야 하므로 토지 또는 건물, 부동산에 관한 권리, 주식 또는 출자지분(주권상장법인 소액주주 제외) 등은 제외된다. 현금과 예금, 소액주주 상장주식, 국공채 등이 가능한 대상 자산이다.

창업자금을 증여받은 자는 증여받은 날로부터 1년 이내에 창업해야 하며, 3년 이내에 창업자금을 모두 해당 목적에 사용해야 한다. 그렇지 않은 경우 창업자금 전체를 일반 증여로 보고 증여세 및 이자상당액을 가산해 부과한다.

창업자금을 신규 설립한 법인에 출자한 경우에는 창업자금에 대한 과세특례를 적용받을 수 있으나, 증여받은 자금을 법인에 출자한 사실만으로 창업목적에 사용한 것으로 보는 것은 아니다. 따라서 창업자금을 준비중인 경우라면 창업자금의 사용계획을 사전에 수립해 그에 따라 집행해야만 사후관리 요건을 충족할 수 있다. 세액 절감을 위해 목적없이 초기에 과다하게 창업자금을 특례 신청하는 것은 사후관리 요건을 충족하기 어렵게 만든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중소기업 주식 할증평가 배제

상속·증여재산은 평가기준일(상속개시일 또는 증여일) 현재 시가에 의해 평가한다. 주식 등에 대한 원칙적인 평가방법은 ▲상장주식(코스닥 포함):평가기준일 이전·이후 각 2월간의 최종시세가액 평균액 ▲비상장주식:‘상속세 및 증여세법 시행령’ 제54조에 따른 보충적 평가방법이 있다. 위 원칙적인 평가방법에도 불구하고 최대주주 등이 보유하는 주식은 당해 기업의 자산가치와 수익가치 외에도 경영권 프리미엄이 있는 것이 일반적이므로, 일반주주의 주식평가액에 일정률을 할증해 평가하는 것이다.(상속세 및 증여세법 §63③)

하지만 중소기업의 원활한 가업승계를 지원하기 위해 중소기업 주식에 한해서는 2017년 12월31일 이전에 상속·증여받는 경우 최대주주라도 주식가액 평가시 할증평가하지 않는다.(조세특례제한법 §101) 여기서 중소기업이란 ‘조세특례제한법’ 상 중소기업이 아니라 ‘중소기업기본법’에 따른 중소기업의 경우만 적용된다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