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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ㅣ 기자수첩
공급자 중심 핀테크 정책…수요 기업 ‘시큰둥’
정부 2000억 쏟아 붓는데 중기 64% “핀테크 몰라”
- 기사입력2015-05-22 16:32
이혜원 기자 (dipsy@junggi.co.kr) 다른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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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기업의 64%가 핀테크에 대해 알지 못한다는 중소기업연구원의 조사 결과가 나왔다. 금융 분야를 맡고 있는 터라 하루에도 몇 번씩 이 단어를 접하는 기자 입장에서는 의아한 대목이었다. 정부 정책과 현장의 괴리는 크다는 점을 다시금 느끼는 계기이기도 했다. 정부는 올해초 핀테크 산업 활성화에 2000억원을 투입하겠다고 밝힌 이래 각종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금전 지원, 인프라 구축, 규제 완화 등 전방위로 도와주는 모양새다. 중기청은 핀테크 기업이 창업투자회사의 투자를 받을 수 있도록 법령을 개정했고 금융위는 핀테크 기업에 대한 금융기관의 출자를 일정부분 허용하기로 했다. 정부는 핀테크기업들을 위해 별도의 지원센터까지 설립했고, 인터넷 전문은행 도입을 위해 은산분리를 완화하려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이렇게 핀테크 활성화에 시동을 걸고 있음에도 수요자인 중소기업들의 인지도는 낮다는 얘기다.해당 조사에서 핀테크에 대한 인지도가 낮게 나타난 건 단어가 주는 생소함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핀테크(Fintech)란 금융(Finanace)과 기술(Technology)의 합성어로 기술을 활용한 금융 서비스를 말하는데, 이 단어가 국내에 봇물처럼 쏟아진지는 1년이 채 안 된다. 그렇다고 핀테크가 전에 없던 개념은 아니다. 인터넷뱅킹, 모바일뱅킹, 해외송금, 크라우드펀딩 등 금융에 기술만 접목된다면 모든 것이 핀테크다. 핀테크를 모른다고 답했던 64%의 기업도 이같은 서비스는 이용하고 있었을 터다. 다만 이것이 ‘핀테크’라고 불린다는 사실을 알지 못했을 가능성이 크다.그럼에도 이번 조사가 시사하는 바는 적지 않다. 정부나 언론에서 외치는 것과는 달리 핀테크에 대한 현장의 관심도가 떨어진다는 점이다. 지금까지 핀테크 정책은 철저히 공급자 중심이었다. 정부는 핀테크 기업들을 위해 금융 규제를 풀고, 각종 지원을 아끼지 않아 왔다. 수요자인 기업과 소비자에 대한 고려는 빠져있었던 게 현실이다. 이제는 수요자들에도 눈을 돌려야 할 때다. 기업과 소비자가 핀테크를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은 무엇인지, 그 과정에서 과도한 비용이나 보안 위험 등의 문제가 발생하지는 않을지 꼼꼼히 살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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