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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정관념 깨는 여성 발명가 ‘산업’ 혁신 이끈다
여성 발명가의 톡톡 튀는 아이디어…2025 여성발명왕엑스포
- 기사입력2025-05-28 00:00
김범규 기자 (bgk7@junggi.co.kr) 다른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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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발명가 엑스포 현장에서는 출품된 제품의 라이브 커머스 방송도 이어졌다. ©중기이코노미미래 산업은 좀 더 섬세하고, 세밀한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한 기술이 필요하다. 특히, 제조업과 노동환경은 그동안 관행적으로 이뤄졌던 업무방식에서 탈피했을 때, 효율성 증대는 물론 젊은 인력의 진출을 용이하게 하는 밑거름이 된다.지난 22일부터 3일간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2025 여성발명왕엑스포에서는 그동안 남성 위주의 조직문화로 인해 제도권 바깥으로 밀려났던 여성들이 제조업의 미래를 구체적으로 생각하며 발명한 제품들이 눈에 띄었다.이와 함께 자신의 개인적인 경험을 바탕으로 ‘가족’의 생활 편의성을 위한 아이디어를 제품화한 사례도 많은 관람객의 관심을 받았다.중기이코노미가 그 현장을 찾아 ‘생활편의’는 물론 ‘미래 산업’을 위한 여성 발명가들을 만나봤다.‘엄마’의 마음으로…미래 세대와 산업 발전 고민이번 엑스포는 ‘엄마’라서 ‘혁신’적인 여성들의 활약이 눈에 띄었다. 그동안 화장품, 다이어트를 포함해 여성들의 소소한 생활용품에 색다른 아이디어를 더한 여성 발명품이 많았다면, 이번 여성발명왕엑스포는 제조업과 노동환경에 ‘엄마’의 마음을 담아 혁신을 이끈 발명품이 대거 출품됐다.
김지민 기획전략팀 이사가 한일금속의 알루미늄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중기이코노미40년 이상 알루미늄 제조에 집중해 온 한일금속㈜은 ‘시간 기반 피막 균일화 기술’과 ‘수평 이동 방식 피막 형성 기술’을 들고 나왔다. 1세대 그래픽 디자이너로 미국 최고의 컴퓨터 애니메이션 스튜디오 인턴생활을 접고, 한국에 돌아와 아이를 낳은 후, 소위 ‘경단녀’로 살던 여성이 회사를 이어받아 경영하게 되면서 현장에서 바라본 ‘산업구조’의 갑갑함을 IT 관련 경력으로 풀어낸 케이스다.이 회사의 김지민 기획전략팀 이사는 “표면이 매끄럽지 못하고 거친 알루미늄 표면을 전극을 통해 도료가 매끄럽게 잘 달라붙을 수 있도록 처리하는 공정과정이 피막인데, 그동안 이 과정이 업계에서 오랫동안 일하던 장인의 경험에 의해 진행이 돼 왔었다. 그러다 보니 숙련자와 비숙련자 간의 차이가 커서 문턱도 높고, 불량률이 높아질수록 비용은 물론, 환경 문제에도 영향을 미친다”고 지적했다.이에 시간 체크 방식의 피막 알루미늄을 통하면, 공정별 시간 체크를 통해 알루미늄의 양극산화 피막을 균일한 두께로 형성할 수 있다. 이는 알루미늄의 내식성 및 내마모성을 향상할 뿐만 아니라, 비용 절감에도 도움이 된다. 즉, 경험에 의존해 눈대중으로 이뤄졌던 전통적 방식이 수치, 계량화를 통해 과학적이고, 객관적인 공정 데이터로서 나갈 수 있게 된 것이다. 훗날에는 AI와 로봇을 활용해 체계화 시킬 계획이라고 김 이사는 전했다.수평 이동 방식 피막 형성 기술은 수평 이동 방식을 통해 다양한 길이의 알루미늄에 균일한 피막을 형성하는 공정을 제공한다. 이를 통해 시각적인 품질 향상은 물론, 더 많은 분야에 알루미늄 소재를 활용할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김지민 이사는 “알루미늄 제조업 초반기에는 여성들의 참여가 활발했지만, 어느 순간부터 남성들의 문화권이 돼 버리면서 여성들이 진출하기 어려워졌다”며, “이 두 개의 특허 기술을 통해 여성부터 단순한 일을 할 수 있는 장애인, 노인도 오퍼레이터로서 얼마든지 일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이 회사의 최하연 대표는 “당장 회사의 이익과 내 세대에 피는 꽃 보다, 우리 다음 세대에 열릴 열매에 초점을 둔 선택과 결정을 할 것”이라며, “더 많은 인력이 비철금속을 넘어 각종 제조업으로 진출할 수 있는 포문이 되길 바란다”는 꿈을 전했다.
이경숙 대표가 생명줄 악어 클램프를 소개하고 있다. ©중기이코노미안전용품을 제조하고, 납품하는 에스알유니온은 건설 현장의 안전을 책임질 ‘생명줄 악어 클램프’를 소개했다. 이 회사의 이경숙 대표가 수많은 현장을 둘러본 결과, 근로자의 안전이 미숙하다는 점에 큰 충격을 받고 개발한 발명품이다.이경숙 대표는 “처음에는 머리핀, 빨래집게, 감자깎이 등의 방식을 작업 현장에 이어볼 생각을 하다가, 한번 먹이를 잡으면 절대 놓치지 않는 악어를 보고 아이디어를 떠올렸다”며, “개발하는 과정에서 시행착오가 많아 3년이라는 긴 시간이 걸렸지만, 작년에 특허등록까지 마치고 나니 뿌듯하다”고 말했다.악어 입을 본떠 만든 이 제품은 안전은 물론, 누구도 쉽게 설치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이 회사의 백종찬 이사는 “건설 현장에는 물건이 바깥으로 떨어지지 않도록 안전봉을 달고, 난간대를 만든다. 문제는 난간을 이을 끈을 묶을 때 도구가 없어 손으로 매듭을 짓는다는 것이다. 그러다 보니 근로자 교육에 시간을 투자해야 하고, 숙련자와 비숙련자 간의 차이도 생기기 마련”이라고 지적했다.생명줄 악어 클램프는 끈을 악어 입에 넣고, 나사로 조이기만 하면 된다. 줄을 풀 때도, 나사만 풀면 되기 때문에 누구나 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시간 절약에도 도움이 된다.백 이사는 “안정성 테스트를 통해 100kg까지 거뜬히 버틸 수 있음을 증명했다”며, “이에 따라 현장에서 사람이 떨어지거나 물건이 바깥으로 빠져나갈 위험을 막아준다”고 강조했다.생활 속 불편함…아이디어로 색다른 제품 탄생
임미란 대표가 차량용 공기 탈취 살균 방향기를 선보이고 있다. ©중기이코노미엄마로서, 가정주부로서 일상생활에서 느꼈던 불편함과 의구심을 발명품으로 승화시킨 사례도 있다.공기 탈취 제품을 개발한 보레아(BOREA)는 공기청정기, 공기조화 시스템, 환기 장치 등의 특허를 여럿 등록한 회사다. 이번 엑스포에 들고나온 제품은 차량용 공기 탈취 살균 방향기다.임미란 대표는 “자동차 에어컨 필터를 교체하기 위해 센터를 찾았는데, 내부를 보고 깜짝 놀랐다. 필터만 간다고 해결될 게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이후, 자동차 에어라인을 자세히 살펴보니 필터의 안쪽 공간인 공조관은 새 차를 뽑고, 폐차할 때까지 교체하거나 닦아낼 수 없는 공간이다. 게다가, 이 안은 에어컨이나 히터를 켤 때마다 온도가 급작스레 변하면서 생기는 결로로 인해 곰팡이, 세균이 자라나기 쉬운 환경이 된다”고 설명했다.미세먼지를 거르는 데 집중이 돼 있는 기존 제품과 달리, 살균에 집중한 이 제품은 FITI 시험연구원 결과 포름알데히드를 포함한 각종 유해가스를 95% 저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5리터의 공간에 두 시간 동안 필터를 놔뒀을 때 99%의 암모니아 가스를 잡아준다.보레아의 5중 탈취 성능은 새차 증후군 제거에도 탁월하다. 임 대표는 “새 차를 탔을 때 천장재, 시트, 대시보드, 바닥재 등에서 벤젠, 스티렌, 자일렌, 포름알데히드 등 안 좋은 성분이 나온다. 이런 성분이 희석되기까지는 최소한 2년이 지나야 한다”며, “이런 성분이 새 차 냄새를 유발하고, 두통이나 눈 따가움, 알레르기, 구토, 만성피로 등의 신체 증상으로도 번진다. 그때까지 새차 증후군을 꾸준히 줄여주는 지속적인 탈취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박계홍 대표가 발명한 캐리어를 설명하고 있다. ©중기이코노미아이와 외출할 때, 부모는 신체적, 정신적으로 큰 스트레스를 받기도 한다. 아이의 안전은 물론, 아이의 컨디션까지 챙겨야 하기 때문이다. 브이지에스씨 ‘타고가요’ 캐리어는 이런 부모의 부담을 줄여준다.이 회사의 박계홍 대표는 “내 아이가 평발이고, 태어날 때 4kg의 우량아로 태어났다. 그러다 보니 외출할 때마다 다리가 아프다며 힘들어하고, 매번 업어달라고 떼를 쓴다”며, “아이도, 엄마·아빠도 편하게 다닐 방법이 없을까 고민하다가 제품을 개발하게 됐다”고 말했다.3살부터 탈 수 있는 이 캐리어는 60kg까지 거뜬히 버티기 때문에 나이의 제한이 사실상 없다.원터치 분리로 실용신안을 받은 이 제품은 터치 한 번에 캐리어와 본체를 쉽게 분리할 수 있다. 현장에서 캐리어와 손잡이 부분을 분리해 선보인 박 대표는 손잡이를 핸드백 들듯이 들어 보였다. 2.5kg 무게인 손잡이에는 의자가 달려 있어 접고, 펼칠 수도 있다.그는 “테마파크처럼 대기시간이 긴 곳에 갔을 때 캐리어에서 본체만 분리해서 이렇게 들고 다니면 된다”며, “그러다가 아이가 안아 달라고 하면 바로 앉히면 된다”고 소개했다.
김정숙 개발자가 개발한 자전거를 선보이며 제작에 도움을 준 남편인 강병남 씨와 포즈를 취하고 있다. ©중기이코노미평소에는 일반 자전거, 마트에 가면 카트로 변신하는 자전거에도 많은 관람객의 관심을 받았다.자전거 개발자인 김정숙 씨는 “30년 넘게 운전하면서 한 번도 사고가 안 날 정도로 운전은 참 잘하는데, 자전거는 아무리 연습해도 안 되는 거다. 특히, 운전해서 마트에 갈 때마다 너무 불편해서 자전거를 타고 싶은데 안 되길래 발명품을 내게 됐다”며 환하게 웃었다.김정숙 개발자가 만든 자전거는 바퀴가 5개 달렸다. 페달을 밟으면 세발자전거가 되고, 마트 안에 들어가 자전거를 접으면 뒷바퀴에 붙어 있던 작은 보조 바퀴가 내려오면서 카트로 변신한다.이 자전거에 대한 아이디어를 고안한 아내의 생각에 귀 기울인 강병남 대표가 제작에 투입되면서 완성품을 낼 수 있었다고 한다.강병남 대표는 “26년간 일반 자전거보다 속도가 2배 빠른 자전거 등 다양한 자전거를 개발해 왔는데, 아내의 아이디어를 듣고 기발하다는 생각이 들어 즉각 함께하기로 했다”고 말했다.김정숙 개발자는 “이전에는 자전거 보관을 위해 접는 기능이 필요했다면, 이 자전거는 전혀 다른 기능으로 변신하기 위해 접는 것”이라며, “카트뿐만 아니라 유모차 등 다양한 용도로 사용할 수 있고, 자전거를 못 타는 사람도 마음껏 탈 수 있다”고 뿌듯해했다. 중기이코노미 김범규 기자<저작권자 ⓒ 중기이코노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