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삶과 자연세계와의 상생을 표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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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운지 ㅣ 예술을 읽다 인간의 삶과 자연세계와의 상생을 표현하다 마음마저 꽃이 되면 어떨까!…임종두 작가

기사입력2024-04-29 16:13

김현성 객원 기자 (artbrunch@naver.com) ㅣ다른기사보기

同行, 130×80.3cm, 장지에 석채, 2017.

나의 작업은 주로 인간의 삶과 자연세계와의 상생을 표현하고 있다. 인류가 출현하기 이전 초목들이 지천으로 널려 꽃을 피우고 있는 야생의 숲. 이것이 작품에서 의복과 머리, 배경 전체에서 수를 놓듯이 꽃으로 장식한 연유가 되었다.

그렇다면 사람의 겉모습만이 아니라 마음마저 꽃이 되면 어떨까! 나의 작품에서 꽃이 인간의 머리카락 부분에 그려진 것은 바깥세상과의 소통을 의미한다. 꽃과 인간이라는 소우주가 만나 작품 제작의 토대가 된 것이다. 나에게 꽃은 여성적인 모성의 이미지도 있지만, 삶의 어두운 이미지로부터 자유로워진 감각 같은 것이기도 하다.

사람이 사랑의 힘으로 살 수 있다는 이치를 마음이 자란 후에야 알게 되면서 화면은 여타의 생명체를 기르는 공간이 되었다. 표현방법은 자연과 인간의 이미지를 결합하여 그 경계를 흐리고 느슨하게 조율했다. 입체 형상을 도안화한 것은 마치 평면 절개로 만들어진 한복과 같은 느낌을 전달하고 주제를 돋보이게 하기 위함이다.

특히 바둑을 둘 때 바둑알처럼 놓인 작품 배경 부분의 꽃들은 긴장과 안정을 유도하고 변화되는 지구의 무늬나 천체의 무늬를 상징한다. 인체의 측면만을 표현하여 형상을 단순화시키고 특징만을 부각하려고 하였다. 그리고 인간의 형상을 통해 천지동근과 만물일체를 꾀하고자 했다. 인간 본성의 원형질을 찾고 발굴해 가는 그림, 초목처럼 자라고 숨 쉬는 그림, 자연과 인간이 어우러져 사랑을 키우는 그림, 작품 삼합(천지인)이 도달하고자 하는 그림이다.

同行, 130×130.3cm, 장지에 석채, 2019.

작품 ‘동행(同行)’ 시리즈는 삼합(천지인)의 조화와 연결돼 있다. 즉 작품의 심도를 더해서 분별하는 마음이 사라지고 내면의 우주와 대화를 이룬 세계이다. ‘동행’은 내면을 통해서 욕구를 갈망하고 사는 이야기이자 개념적인 사랑, 영혼에 대한 상념을 아우르고 있다. 창세기 때, 음성으로 세상을 창조했다고 한다면 이 세상은 온통 이야기로 가득 차 있다는 의미가 된다. 따라서 말로 소원을 빌거나 나누면 각 개인의 소망이 현실로 이루어질 수 있다고 믿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그래서 작품 ‘동행’은 말이고 염원이다. 이어서 늘 좋은 일이 있기를 바라는 인간의 마음과 미술 본래의 기원인 기복적인 요소가 뒤따른다. 이상과 현실 사이를 오가며 궁극적으로 추구하는 인간의 상향성과 가치가 그림에 자리하고 있는 것이다.

삶이란 무엇이며 어떤 가치가 숨어 있는 것일까! 사람은 누구나 자신의 삶을 아름답고 가치 있게 펼쳐 나가길 소망한다. 우리는 경이로운 우주 자연의 섭리를 되새기면서 공존의 지혜를 얻기도 한다. 마음에는 우주가 깃들어 동행하지 않을 만물도 없다. 존재의 존귀함에 대한 질문으로서 인간의 선함에 대해서 생각해 보고, 이것이 인간이 누천년 꿈꾸어 오던 어울림의 모습이다. (작가노트 발췌, 정리=중기이코노미 객원 예술만세 김현성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