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감소 여파, 경상수지 전망까지 악화됐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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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ve 중기 ㅣ 경제일반 수출감소 여파, 경상수지 전망까지 악화됐는데 KDI, 올 경상수지 흑자폭 275억 달러에서 160억 달러로

기사입력2023-05-30 13:00

이창호 기자 (xg139@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수출감소 여파가 경상수지 전망 악화로 확대되고 있다. 외환위기로 연결될 가능성은 낮다는 분석이지만, 무역수지 적자가 1년 넘게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경상수지 전망까지 악화되면서 경제 전반의 부진이 우려되고 있다.

KDI(한국개발연구원)는 지난 4월 ‘최근 경상수지 변동요인과 시사점’ 보고서에서, “2023년 경상수지는 2022년(GDP 대비 1.8%:298억 달러)보다 축소된 1.0%(약 160억 달러)의 흑자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보고서는 상반기 중에 경상수지가 –100억 달러 규모의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하반기에는 약 260억 달러 규모의 흑자를 기록해, 연간으로는 160억 달러 흑자가 예상된다고 했다.

올해 경상수지 전망치인 160억 달러 흑자는 지난해보다 100억 달러가 줄어든 수준이다. 게다가, 지난해 경상수지 298억 달러 흑자는 2011년(166억 달러) 이후 11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었다. 2021년 852억 달러에서 1년만에 554억 달러, 비율로 보면 65%가 감소했다. 이렇게 가파르게 감소한 지난해보다도 올해의 경상수지 흑자폭이 더 크게 줄어들 것이라고 KDI가 내다본 것이다.

KDI가 최근의 전망치를 지난 2월보다 더 낮춰 잡았다는 점도 문제다. 당초 예상보다 올해 상황이 더욱 힘들게 가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상반기 경상수지 전망…74억 달러→17억 달러→-100억 달러

KDI는 지난 2월 발표한 경제전망에서 올해 경상수지를 275억 달러 흑자로 상향조정한 바 있다. 당초 전망치는 160억 달러 흑자였다. 이후 불과 2개월 뒤인 4월 들어 당초 전망치인 160억 달러로 되돌아간 셈이다.

그러나 세부 전망치가 일치한 것은 아니다. 특히 상반기 전망치가 크게 악화됐다. 가장 최신인 4월 전망치에서는 상반기 경상수지를 100억 달러 규모의 적자로 예상했다. 하반기에는 260억 달러 흑자를 기록해, 연간으로 보면 160억 달러 흑자를 예상했다.

지난 2월 경제전망에서 경상수지 흑자 폭을 상향한 이유는 “수출 증가율의 상향 조정과 국제유가 하락에 따른 교역조건의 상향(수입가격 하락폭의 확대) 조정을 반영”한 것이었다.

아울러, 상반기에는 대외여건의 악화를 반영해 74억 달러 흑자에서 17억 달러 흑자로 하향 조정하고, 하반기에는 글로벌 경기회복을 반영해 86억 달러 흑자에서 258억 달러 흑자로 상향 조정했었다.

상반기만 따로 놓고 보면, 흑자폭 예상치가 74억 달러에서 17억 달러로 줄었다가 4월 전망에서는 –100억 달러 규모의 적자로 변경된 것이다. 하반기 전망치가 260억 달러 흑자로 예상된 것은 다행이지만, 상반기 동안 경상수지가 대규모의 적자를 기록할 것이란 전망이 반가울 수는 없다.

수출감소 여파가 경상수지 전망 악화로 확대되고 있다. 외환위기로 연결될 가능성은 낮다는 분석이지만, 무역수지 적자가 1년 넘게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경상수지 전망까지 악화되면서 경제 전반의 부진이 우려되고 있다. <이미지=이미지투데이>

다만, KDI는 “현재 우리 경제의 대외건전성을 고려할 때 외환위기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사료된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2022년 한국의 외환보유액은 GDP 대비 25%, 순대외자산은 GDP 대비 46% 수준이다. 외환위기 당시에는 외환보유액이 GDP 대비 10%에 미치지 못했고, 순대외자산 역시 마이너스 수준이었다.

또, “외환보유액 대비 단기외채 비율(39%)도 과거 외환위기 시(286%)에 비해 낮아 단기자금 유출 위험이 높지 않은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한국의 순대외자산 규모가 GDP 대비 46%라는 점을 들어 “향후 경상수지 적자가 1~2년 발생하더라도, 순대외자산 감소로 인한 외환위기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4월까지 7개월 연속 수출 감소…“25개 이상 수출대책” 무색

외환위기 가능성이 낮다지만, 지금의 경상수지 악화가 수출부진의 결과라는 점은 큰 문제다. 수출부진이 경기둔화를 초래하고, 기업과 가계 모두 이 영향으로 고통받을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통관 기준으로 작성되는 수출입의 차이인 무역수지를 보면, 최근 상황의 심각성을 확인할 수 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 4월 수출은 1년 전보다 14.2% 감소했다. 조업일수를 고려한 하루 평균 수출액 역시 –10.4%로 크게 감소했다.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4월까지 내리 7개월 연속으로 수출이 감소하고 있다.

수입 역시 1년 전에 비하면 13.3%나 줄어들었지만, 가파른 수출감소에 따라 무역수지는 –26.2억 달러로 적자를 기록했다. 월간 무역적자는 지난해 3월부터 올해 4월까지 14개월 연속을 이어가고 있다. 올해 누적 무역적자는 250.6억 달러로 지난해 연간 무역적자 477억 달러의 절반을 넘어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