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사랑상품권 재정 안정위해 기금화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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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ㅣ 키워드이슈 지역사랑상품권 재정 안정위해 기금화 어떨까 국비지원 급감에 발행 위기…지속 가능성 위해 구조 개편 필요

기사입력2025-06-27 12:30

채민선 기자 (iscra79@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지역사랑상품권 제도의 지속 가능성과 재정 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해 ‘기금화’하자는 제안이 나왔다.

한승헌 한국지역경영원 지자체평가사업단장은 최근 더불어민주당 양부남·김현정 의원 등 국회의원 7인과 (사)한국지역경영원이 공동 주최한 ‘지역사랑상품권과 기금제도 접목 가능성 토론회’에서 이를 제안했다. “지역사랑상품권은 현재 대부분의 지자체에서 운용 중인 핵심 정책도구이지만, 국비 의존도와 예산 변동성이 높아 운영 불안정성이 크다”며, “기금화를 통해 예측 가능성과 운영 효율성을 높일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지역사랑상품권, 예산구조 불안정=한 단장에 따르면, 지역사랑상품권은 2018년 고용위기지역 지원을 시작으로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을 거치며 급속히 확산됐다. 2021년 기준 232개 지자체가 약 23조6000억원 규모로 발행했으며, 2025년에는 제2차 추가경정예산을 통해 29조원 규모로 확대 발행될 예정이다.

한 단장은 “지역사랑상품권은 단순한 소비진작 수단을 넘어 지역 간 불균형 해소와 지방소멸 대응을 위한 정책 수단으로 설계됐다”며, “특히 인구감소 지역에는 최대 15%의 소비자 할인율을 적용해 실질적인 지원효과를 도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래픽=채민선 기자> ©중기이코노미

현재 지역사랑상품권의 할인판매 비용은 국비와 지방비 매칭 방식으로 조달되며, 위탁수수료·카드수수료·홍보비 등 운영비용은 전적으로 지자체가 부담한다. 국비 지원은 2018년 100억원에서 2021년 1조3522억원으로 늘었고, 같은 기간 지방비 부담도 360억원에서 1조2441억원으로 증가했다.

하지만 최근 국비 지원이 급감하면서 운영에 어려움을 겪는 지자체들이 늘고 있다는 것이다. 2021년 대비 2024년 국비 지원 비율은 79%나 급감했고, 이로 인해 일부 지자체는 발행 중단 위기에 놓이기도 했다. 특히 재정 자립도가 낮은 지자체일수록 운영비 부담이 더 크고, 국비 지원에서도 소외돼 상대적 박탈감이 크다는 설명이다.

◇회계연도 단위 한계 극복 ‘기금화’=한 단장은 “지역사랑상품권이 회계연도 단위의 예산 중심으로 운영되면서 장기적 정책 집행에 제약을 받고 있다”며, 이를 타개할 해법으로 ‘기금화’를 제안했다. 기금제도는 특정 목적을 위한 지속적·반복적인 재원 확보가 가능하며, 세입세출 예산에 의존하지 않고 운용할 수 있어 정책의 유연성과 탄력성을 확보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기금화를 통해 ▲정책 안정성 확보 ▲지역별 유연성 강화 ▲이자 수익을 통한 자체 재원 마련 등의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기금화를 위한 재원 조달방안으로는 중앙정부 출연금, 지자체 매칭펀드, 운영자금 이자 수입, 미사용 상품권 잔액, 민간 기부, 사회공헌금 등을 제시했다.

<그래픽=채민선 기자> ©중기이코노미

또한 한 단장은 “기금화는 지역사랑상품권이 단순한 할인 수단을 넘어 지역 내 생산-유통-소비의 선순환 구조를 구축할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이 될 수 있다”고 했다.

지역 금융기관과의 협력을 통해 제휴카드 수수료, 마케팅 협력비 등을 기금 수익원으로 삼고, 지역사랑상품권 사용에 따른 수수료 수익의 일부를 기금으로 환원하는 구조도 도입할 수 있다는 것이다.

◇법적 근거부터 블록체인 전환까지=한 단장은 기금화 전환을 위한 정책 로드맵도 제안했다. 단기적으로는 ‘지역사랑상품권 이용 활성화에 관한 법률’ 제18조의 2에 ‘기금·지역화폐’ 조항을 신설해 법적 근거를 마련해야 한다. 또, 광역단위 또는 권역별 시범기금 운영을 통해 표준 매뉴얼을 개발하고 운영 경험을 축적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중기적으로는 전국 단위 기금체계를 구축하고, 성과연동제 도입을 통해 성과가 우수한 지자체에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이를 위해 ▲지역 GDP 대비 카드결제액 증가율 ▲소상공인 고용 증가율 ▲지방세 증가율 ▲기금 수익률 ▲소비자 재구매율 ▲시민 참여지수 등 지역경제 효과를 정량화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장기적으로는 블록체인 기반 지역화폐의 토큰화, 사회적경제와의 연계, 고향사랑기부제와의 연동 등을 추진해야 한다는 의견도 냈다. 특히 블록체인 기반 디지털 전환의 필요성도 강조했다. 한 단장은 “지역사랑상품권을 블록체인 기반 지역화폐 시스템과 결합하면 위·변조 방지, 조건 설정, 스마트 계약 기능 등을 통해 운영비 절감과 거래 신뢰성 확보가 가능하다”며, “실시간 모니터링과 이상거래 감지 기능도 구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