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도 정비해 ‘상인 맞춤’ 골목형상점가 육성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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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ve 중기 ㅣ 소상공인 제도 정비해 ‘상인 맞춤’ 골목형상점가 육성을 제도 시행 1년5개월 됐으나, 전국에 골목형상점가 23곳

기사입력2021-11-03 10:15

채민선 기자 (iscra79@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서울 광진구 면곡골목시장은 1971년 문을 열어 50년 가까이 지역사회에 자리를 잡았다. 그러나 전통시장법에 따른 전통시장 인정기준(점포수 미달)을 충족하지 못해 무등록시장으로 있다가, 2021년 1월 골목형상점가로 지정됐다.

서대문구 홍제 골목형상점가는 다른 자치구의 골목형상점가와 달리 지역사회에서 오랜 기간 시장으로 기능한 곳이 아니라, 골목형상점가 개념이 도입되면서 골목상권 활성화를 위해 2021년 4월에 신규로 지정된 사례다.

국회 소상공인정책포럼과 더불어민주당 소상공인특별위원회가 2일 개최한 ‘골목형상점가 활성화를 위한 토론회’에서는, 골목형상점가를 운영하는데 어려움이 적지 않다는 현장의 목소리가 전해졌다. <사진=수도권골목상점가 연합회>

이처럼 ‘골목형상점가 지정제도’가 시행된지 1년 5개월이 지났지만, 여전히 낯설다. 전국 23곳이 골목형상점가로 지정됐지만, 서울·경기·인천 등을 제외한 다른 지역에서는 성과가 저조하다는 평가도 나온다. 골목형상점가가 활성화될 수 있도록 제도를 정비하고, 방향성을 제시할 필요가 있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국회 소상공인정책포럼과 더불어민주당 소상공인특별위원회가 2일 개최한 ‘골목형상점가 활성화를 위한 토론회’에서는, 서울·경기·인천 지역의 이러한 골목형상점 사례가 소개됐고, 골목형상점가를 운영하는데 어려움이 적지 않다는 현장 목소리도 전해졌다.

◇골목형상점가 선정·운영, 논란 예상=골목형상점가는 지난해 5월부터 시행된 전통시장과 상점과 지원에 관한 특별법 개정에 따라 새로 추가된 상점가 형태다. 그동안 기존의 법에서 소외됐던 동네 상점가 집적지역이 골목형상점가로 전통시장과 상점가 지원사업 대상에 편입됐다.

올해 6월 기준 전국 79개의 기초자치단체가 골목상권 육성을 위해 조례를 재개정했으며, 7월 현재 골목형상점가는 전국 23곳이 지정돼있다.

임근래 서울시 소상공인정책 담당관은 “골목형상점가 사업 지원대상은 골목형상점가로 등록한 점포다. 지정근거인 조례가 우선 마련돼야 하지만, 조례가 없어 실제 골목형상점가로 지정되지 않는 경우가 적지 않다”고 지적했다.

서울시의 경우 올해 6월까지 25개 자치구 중 14개 자치구만 조례에 골목형상점가 지정 근거를 마련했고, 10월 현재 22개구가 조례 제정을 완료했다. 2개 구는 올해 안에 제정을 완료할 예정이고, 1개구는 조례 제정을 검토하고 있다.

서울시 골목형상점가 현장사진

<자료=서울시>

서울시는 현재 7개 자치구에서 11개 골목형상점가를 지정했으며, 올해 예산 7억원을 편성했다. 그러나 조례정비 및 골목형상점가 지정이 원활하지 않았고, 현재까지 9개 골목형상점가에 홍보·마케팅 비용 등으로 3억6600만원을 지원한 상황이다.

임 담당관은 그러나 전통시장법과 지방자치단체 조례의 골목형상점가 지정요건이 최소한으로 낮게 설정돼 있어, 향후 골목형상점가 난립으로 인한 제도운영상 다양한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골목형상점가를 과도하게 지정할 경우 지원대상 선정 시 선정대상 혹은 선정기준의 적정성 논란이 불거질 수 있고, 예산 지원효과가 미흡할 뿐만 아니라 전통시장 상인과의 갈등을 유발하는 등 다양한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경쟁력 있는 곳 신규 발굴해 지원을”=임 담당관은 골목형상점가 활성화를 위해서는 정책대상에 해당하는 경쟁력 있는 골목형상점가를 신규 발굴해 지원하는 것이 가장 시급한 과제라고 제안하면서, 이를 추진하기 위해 세부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우선 자치구 차원에서 골목형상점가를 지속적으로 발굴하고, 지정신청을 권고하는 적극행정이 필요하다고 했다. 또, 골목형상점가의 특성상 상인 간의 조직화가 이뤄지지 않아 적극적 참여가 어려울 수 있으므로 기존 유사 업무를 수행하는 조직을 골목형상점가 추진 전담조직으로 선정·운영하는 방안도 고려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래픽=채민선 기자> ©중기이코노미

이와함께 골목형상점가의 디지털 전환도 필요하다. 골목형상점가는 주로 소매업, 음식점업 등 디지털 기술 활용도가 낮은 업종이 밀집하고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한정된 예산의 범위 내에서 예산집행의 적정성을 담보하기 위해서는 지원대상 선정기준도 정립해야 한다. 임 담당관은 상인조직 가입률, 업종제한, 동일업종 밀집, 타 지원사업 미수혜 등을 고려해 우선적 지원대상 선정기준을 정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상인이 접근하기 어려운 까다로운 조건=하지만 골목형 상인들의 입장에서는, 골목형상점가 신청절차 및 행정처리 과정에서 문턱이 높은 편이며, 상인들이 접근하기에는 다소 어려움이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골목형상점가 지정제도가 시행된 이후 현재 자치단체별로 만들어지고 있는 골목형상점가 육성에 관한 조례는 지역별로 2000㎡ 당 30개 이상, 해당 건물주 및 토지주 1/2 이상의 동의 조건 등이 까다롭기 때문이다.

이호준 경기도 골목상점가연합회 준비위원장은 골목의 상가들은 일정한 규격을 갖고 있지 않고, 1층의 점포와 2층 및 지하의 점포 크기가 달라 큰 점포와 작은 점포가 다양하게 공존하고 있기 때문에 2000㎡ 당 30개 이상의 점포를 맞추기 어려운 특징을 가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또, 골목형상점가는 시설개선사업 만이 주가되는 것이 아니라 회원 교육, 상점가 홍보·마케팅 사업 비중이 큰데, 환경개선사업을 위해 건물주 및 토지주의 동의가 반드시 필요해 상점가를 결성하는데 걸림돌이 되고 있어 환경개선사업을 분리한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내놨다. 중기이코노미 채민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