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자금유출…주식순매도 한달새 13조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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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ve 중기 ㅣ 경제일반 외국인 자금유출…주식순매도 한달새 13조원 2020년 3월 이후 처음으로 넘어서…9개월 연속 순매도

기사입력2025-05-17 00:00

이창호 기자 (xg139@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외국인의 주식 순매도가 한달 사이 13조원을 넘어서며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외국인 주식 보유 비중도 크게 하락했다.

16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4월중 외국인은 국내 상장주식 13조5920억원을 순매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별로는 유가증권시장에서 12조3200억원을, 코스닥시장에서 1조2720억원을 각각 순매도했다.

외국인이 한달 새 13조원의 상장주식을 순매도한 것은 2020년 3월(13조4500억원) 이후 처음이다. 사상 최대치였던 당시 기록이 이번에 갱신됐다.

최근 외국인의 주식투자 추이를 보면, 지난해 7월까지는 9개월 연속으로 순매수를 지속했다. 하지만 지난해 8월 2조5090억원 순매도로 전환한 뒤, 올해 4월까지 9개월 연속으로 순매도를 유지하고 있다.

지난해 9월에는 외국인의 주식 순매도가 7조3610억원까지 늘어났다. 이후 점차 규모가 줄어들었고, 올해 1월 들어서는 6870억원까지 감소했다. 하지만 2월(2조8300억원)과 3월(1조6370억원) 다시 규모가 확대된데 이어, 4월에는 월간 기준으로 사상 최대의 순매도가 발생했다.

지역별로 보면, 유럽(10.1조원↓), 미주(1.6조원↓), 아시아(0.8조원↓)가 모두 순매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가별로는 영국(8.9조원↓)과 미국(1.5조원↓)의 순매도 규모가 컸다. 반면 아일랜드(0.1조원), 노르웨이(0.1조원)는 순매수를 유지했다.

국내시총에서 외국인 보유 비중은 2023년 8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이미지=이미지투데이>

보유규모별로는 미국이 284.5조원으로 외국인 전체의 40.2%를 차지했다. 이어서 유럽 216.5조원(30.6%), 아시아 103.9조원(14.7%), 중동 10.6조원(1.5%) 순이었다.

순매도가 이어지면서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 비중 역시 크게 감소했다.

4월 들어 외국인의 상장주식 보유 규모는 707.1조원으로 시총의 26.5% 수준이다. 외국인의 주식 보유 비중은 2023년 9월 26.7%를 기록한 뒤, 일시적으로 주춤한 시기가 있었지만 점차 상승해 2024년 6월(30.0%)과 7월(30.1%)에는 30%대에 도달했다.

이후 지속적인 순매도 속에서 외국인의 비중도 계속 줄어들었다. 같은해 10월에는 27.7%로 28% 벽이 깨졌고, 올해 1월에는 26.9%로 27%선을 밑돌기에 이르렀다. 2월 26.5%를 기록한 뒤 3월 일시적으로 27.3%로 뛰어올랐으나, 4월 들어 다시 26.5%로 하락했다. 이는 2023년 8월(26.1%)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채권 순투자 급증에도 전체 자금은 순회수

4월 들어 외국인의 상장채권 투자는 급증했다. 하지만 주식 순매도의 규모가 워낙 커, 자금은 순회수가 이어졌다.

4월 중 외국인의 상쟁채권 순매수는 15조5050억원, 만기상환은 4조2460억원으로 순투자 규모는 11조2590억원에 달했다. 지난해 한달간 외국인의 순투자 규모가 가장 컸던 8월이 8조원 규모였고, 연간 외국인의 채권 순투자 규모가 17조3240억원이었던 것에 비하면 투자 규모가 크게 늘었다.

하지만 13조원에 달하는 주식 순매도의 영향으로, 상장주식과 채권을 합친 외국인 증권투자는 2조3330억원 순회수로 나타났다.

상장주식과 상장채권을 합친 외국인 자금은 지난해 10월 1조1390억원 순투자에서 11월 2조6670억원 순회수로 전환한 뒤, 12월에는 무려 6조300억원의 순회수가 발생했다.

증권투자에서 순회수 규모가 확대된 원인으로는 채권 시장에서의 자금이탈이 컸다. 지난해 11월 외국인의 채권 순투자 규모가 1조4870억원으로 주식 순매도(4조1540억원)를 밑돌았다. 게다가 12월에는 채권 마저 2조3810억원의 순회수로 돌아서면서, 주식(3조6490억원)과 합쳐 대규모의 자금이탈이 발생한 것이다. 이어서 올해 1월에도 채권(1조6600억원)과 주식(6870억원)을 합쳐 2조3470억원의 외국인 자금이 이탈했다.

이같은 추이는 2월 들어 중단됐다. 외국인 주식 순매도(2조8300억원)는 계속됐지만, 채권이 5조6680억원의 순투자로 전환하면서 다시 전체 증권도 순투자로 전환한 것이다. 3월에도 주식 순매도(1조6370억원)보다 채권 순투자(5조8740억원)가 더 많아 4조2370억원의 자금이 순투자됐다.

이 기간 국내 증시가 부진에 빠진 것도 아니었다. 한국은행이 16일 발표한 ‘2025년 4월 이후 국제금융·외환시장 동향’ 자료에 따르면, 4월말 코스피 지수(2557)는 3월말(2481)보다 상승했고, 5월 14일(2641) 기준으로는 3월말 보다 6.4% 상승했다.

그러나 이 기간 외국인 주식자금은 “4월 초 미 상호관세 부과 발표 이후 글로벌 투자심리가 크게 위축되면서 순유출이 확대”됐다고 한은은 풀이했다. 상호관세와 불확실성의 영향이 증시 자체는 물론 외국인의 투자 향방에도 큰 영향력을 발휘하는 모습이다. 중기이코노미 이창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