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IPO 부진 배경으로 “사모펀드” 지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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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ve 중기 ㅣ 경제일반 글로벌 IPO 부진 배경으로 “사모펀드” 지목 상장유인 강화 등 IPO 시장 활성화 필요성 커져

기사입력2025-09-03 12:00

이창호 기자 (xg139@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글로벌 IPO 부진이 고금리에 따른 일시적인 현상이 아니라 자본시장 전반의 구조변화로 인해 나타났다는 분석이 나왔다.

최근 자본시장연구원이 펴낸 ‘글로벌 IPO 현황 및 각국의 정책적 대응’ 보고서는 “글로벌 IPO는 2021년 이후 거래 건수 및 금액이 모두 급격하게 감소한 이후, 하락세를 지속”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2024년 IPO 건수는 1215건, 공모 금액은 1212억달러로 1년 새 각각 10%, 4% 감소했다. 올해 들어서도 상반기 글로벌 IPO 건수는 539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563건)보다 감소했다. 조달금액은 614억달러로 증가했다.

보고서는 “지역별로 차별화된 흐름이 뚜렷하게 나타나며, 일부 지역은 회복세와 성장세를 보이는 반면 다른 지역은 여전히 부진을 이어갔다”고 진단했다. 대표적으로 미국은 2025년 상반기 IPO 건수가 109건을 기록하며 2021년 이후 가장 좋은 성과를 보였다. 특히 외국 기업의 IPO 비중이 62%에 달하며 국경 간 상장이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홍콩 역시 테크 기업과 헬스케어, 친환경 에너지 기업의 상장에 힘입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배 가까이 증가한 자금조달에 성공했다.

그러나 유럽의 IPO는 2025년 상반기 43건, 57억유로로 지난해 135억유로에 비해 크게 감소했고 동남아 국가들도 IPO 건수가 감소하며 부진한 상황이다.

사모펀드 부상, 대규모 자금조달 대안으로

보고서는 “이러한 IPO 시장의 부진은 고금리 기조의 장기화와 더불어 사모자본의 부상, 가상자산과 같은 대체 투자자산으로의 자금 이동 등 자본시장 전반의 구조적 변화에 기인”한 것으로 풀이했다.

코로나19 팬데믹 시기 각국이 경기 부양을 위해 유동성 공급에 나서면서 IPO 시장은 최대 호황을 기록했으나, 팬데믹 종료 후 고금리가 장기화되며 투자심리도 위축되고 자금조달 여건도 악화됐다. 이 과정에서 투자자들의 위험 선호가 둔화되고 유동성 부족과 기업가치 하락이 맞물려 신규 자금 유입이 감소하면서 기업들의 상장 부담이 커진데다, 사모펀드 엑시트 지연 및 M&A, IPO 부진으로 유동성 병목 현상이 심화됐다.

특히 유럽과 중국, 베트남 등 아시아 국가는 엄격한 심사 기준과 공시 요건 등 구조적 제약으로 인해 상장 이후 주가 안정성 확보가 어렵다는 점도 기업들에게 부담으로 작용했다.

“글로벌 IPO는 2021년 이후 거래 건수 및 금액이 모두 급격하게 감소한 이후, 하락세를 지속하고 있다. <이미지=이미지투데이>

여기에 새롭게 변수로 떠오른 것이 사모펀드다. 보고서는 “사모자본의 부상은 기업이 IPO에 의존하지 않고도 대규모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대안을 제공함으로써 IPO 수요 감소로 이어졌다”고 분석했다.

사모펀드는 투자 수익 실현을 위해 일정 시점에서는 IPO를 활용하기도 하지만, 상장 전 단계에서도 빠른 자금조달 등의 장점이 있어, 중소 및 혁신 기업들이 사모시장에 머무르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비상장 기업의 상장까지 평균 소요 기간은 2014년 6.9년에서 2024년 10.7년으로 늘어났으며, 유니콘 기업의 IPO 비중도 2019년 52%에서 2024년 11%로 급감했다.

보고서는 “이로 인해 공모시장의 기반이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면서 시장의 지속가능성을 높이기 위한 정책적 지원과 제도 개선의 필요성이 부각”되고 있다고 짚었다.

이에 따라 세계거래소연맹(WFE)과 주요 거래소 경영진들은 IPO 시장 회복을 위해 시장 침체의 구조적 원인을 조사하고 시장 간 협력, 정책 참여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특히 규제, 재정, 절차 개혁을 통해 기업들의 상장을 유인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특히 성과가 저조한 국가의 기업들을 대상으로 IPO 활성화를 중점적으로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최근 국내 IPO 시장 역시 공모시장 개선을 위한 정책적 노력이 집중되고 있다. 국내 IPO 금액은 2024년 들어 1년전보다 소폭 증가했으나 “주식시장 불안 등의 불확실성으로 IPO 기업에 대한 투자 심리는 위축”되고 있다고 보고서는 분석했다. 2024년 수요예측 참여 기관 수가 1년전보다 증가했으나, 주금납입능력 확인 및 하반기 불확실성 확대 등으로 수요예측 경쟁률은 감소했다는 이유에서다.

국내 금융당국은 IPO 건전성 제고를 위해 허수성 청약 방지 및 수요예측 내실화를 기하고, 기술특례상장 제도와 IPO 주관업무를 개선해 IPO 제도 전반의 신뢰성 및 투명성 강화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

금융위원회는 올해 IPO 시장의 공정성 및 합리성 제고와 투자자보호 강화를 위해 IPO 제도개선 방안을 발표하고 시행 중이다. 기관투자자 의무보유 확약 확대 및 수요예측 참여자격 및 방법 합리화, 주관사 역할 책임 강화 등의 내용이다. 보고서는 이같은 조치로 인해 “공모가가 합리적으로 형성되고 기업가치 기반 투자 중심으로 변화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중기이코노미 이창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