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추에 묻혀 ‘바우덕이’ 찾아 가을산책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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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운지 ㅣ 가족여행 만추에 묻혀 ‘바우덕이’ 찾아 가을산책 나선다 유철상의 가족여행 ㉖ 안성 서운산과 청룡사

기사입력2015-11-15 00:00

유철상 객원 기자 (poetry77@naver.com) ㅣ다른기사보기

청룡사 대웅전<사진=상상출판>

안성의 서운산은 서울 등 수도권에서 1시간 정도면 충분히 도착할 수 있을 정도로 교통이 편리하다. 주말이면 가볍게 산행을 즐기기 위해 서운산을 찾는 가족여행객들이 많다. 경기도와 충청도의 경계 지역에 위치한 서운산은 경기도 안성시에서 남쪽으로 약 12km 정도 떨어진 곳에 있다. 해발 547m로 아담하고 바위도 거의 없는 유순한 산세에 포근히 안겨 가족들끼리 가볍게 산행하기에 좋다.

청룡사 쪽에서 오른다면 절 왼쪽 등산로를 따라 20분 정도 오르면 개인농장을 지나 왼쪽에 나옹선사가 기도했다는 토굴암이 있다. 울창한 숲길을 헤치고 40분쯤 오르면 차령산맥 산등성이가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좌성사가 나온다. 좌성사는 백년의 역사를 지닌 비교적 근래에 지어진 기도도량이다. 좌성사에 오르면 반드시 대웅전 뒤편의 바위샘물을 마셔보자. 바위틈에서 솟아나는 물맛이 달다.

대웅전 처마<사진=상상출판>

좌성사 위쪽 요사채를 지나 오솔길을 오르면 새로 지은 듯한 서운정이 나온다. 여기서 정자 난간에 걸터앉아 바람도 쐬고 땀을 식히노라면 가히 신선이 된 듯한 기분에 취한다. 다시 오솔길을 올라 토성 앞 갈림길에서 왼쪽으로 급경사를 오르면 가슴을 씻어낸다는 탕흉대가 나온다. 탕흉대는 서운산 최고의 전망대로 손색이 없다. 이곳에 오르면 안성, 평택, 성환, 천안까지 시야에 잡힌다.

올라온 길을 돌아나와 토성을 따라 산길을 산책하듯 걷는 기분은 오묘한 즐거움이 있다. 정상에서 땀을 식힌 후 은적암을 보고 울창한 숲길을 따라 내려오면 청룡사에서 오르던 길과 다시 만난다. 이곳 저곳 가을 산세를 감상하며 둘러봐도 2시간이면 넉넉한 거리. 정상에서 청룡사쪽 길을 접고 동북쪽 기슭으로 내려가면 석남사 마애여래좌상 앞쪽으로 내려갈 수 있다.

서운산 자락이 단풍세상으로 변했다는 소문을 듣고 찾은 여행객들은 소박하고 아담한 청룡사의 인상에 정겨움을 먼저 느낀다. 아담한 경내에 유독 크게 보이는 것은 마당 귀퉁이를 지키고 있는 커다란 보리수나무와 웅장한 대웅전. 보물 제824호인 대웅전은 건축학적으로도 흥미롭다.

남사당패 동무<사진=상상출판>

기둥 하나 하나가 이리 휘고 저리 휘어 무거운 기와지붕을 떠받치고 있다. 이렇게 칸칸을 받치고 있는 큰 기둥을 자연목 그대로 세운 것은 청룡사에서만 볼 수 있는 매력이다. 세월의 무게를 굽은 등으로 떠받친 노송은 대웅전의 웅장함을 여유있고 아담하게 보여준다. 청룡사 대웅전은 해방 전까지만 해도 한강 이남에서 단일 건물로 가장 큰 건물이었다는 기록이 있다.

청룡사는 고려 원종 6년에 명본국사가 지어 대장암이라고 했다. 이후 고려 말 공민왕 때 나옹선사가 이 절에 머물면서 지금의 청룡사와 서운산이라는 지명으로 명명되었다. 또한 조선 효종 때부터는 왕비나 궁궐의 도움을 받는 은종사찰로 지정되어, 영산회상과 감로탱 등 불교의식과 민중예술이 발전하게 되는 토대가 되기도 했다.

바로 안성 남사당패의 부활은 청룡사의 막강한 후원과 상부상조가 있었기에 그 명맥과 부흥이 가능했던 것이다. 사찰 경내에는 대웅전, 관음전, 봉향각, 명부전 등이 있고 대웅전 앞에는 5톤 무게의 청동종이 있다. 2.2m 높이의 아담한 청룡사 삼층석탑은 대웅전에 비해 상대적으로 작게 보인다. 법당 안에 있는 종은 표면의 문양이나 양식이 조선시대의 전형적인 범종이다.

이곳은 안성 남사당패의 본거지이기도 했다. 남사당패는 인근 불당골에 살면서 전국을 돌다가 겨울에는 돌아와 기예공부를 익혔던 것. 청룡사 사적비에서 부도군을 지나쳐 시멘트길을 따라 올라가면 제법 산중의 운치를 느낄 수 있는 불당골과 만난다.[유철상 상상출판 대표]

Travel Guide

코스 가이드=안성IC - 칠장사 - 금광저수지 - 청룡사 점심(한우) - 서운산 단풍산행 – 안성IC

가는 길=경부고속도로 안성IC를 나서 38번 국도를 10분쯤 달리면 안성 시내가 나온다. 안성 시내에서 서운면 방향으로 다리를 건너 청룡사 이정표를 따라 직진한다. 서운면 소재지 지나 34번 국도가 나오면 좌회전해 2km 정도 고개 길을 오르면 좌측에 청룡호수. 둑방길을 지나 산으로 들어가면 길 끝에 청룡사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