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닝보너스’ 준 인재, 중도에 회사 그만두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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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ㅣ 키워드이슈 ‘사이닝보너스’ 준 인재, 중도에 회사 그만두면 반환약정, ‘위약 예정의 금지’ 위반되는지 반환문언·관행 등 따져 판단

기사입력2017-06-20 16:20

김우탁 객원 기자 (labecono@hanmail.net) ㅣ다른기사보기

노무법인 ‘원’ 김우탁 대표 노무사

한명의 인재가 회사전체를 먹여살리는 시대에, 기업들은 우수한 인재를 유치하려고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인재유치 방법으로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대부분의 회사는 인재에게 이른바 ‘사이닝보너스(Signing Bonus)’를 지급하고 있다.

사이닝보너스는 우리나라에서 보통 ‘계약금’ 내지는 ‘전속계약금’이라고 표현한다. 일반적으로 ‘계약금’이란 대가로 지불해야 하는 돈의 일부를 선지급하는 개념인 반면에, 사이닝보너스는 지불해야 하는 돈 이외에 추가로 지급하는 돈이라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사이닝보너스는 새로 합류하는 직원에게 회사가 지급하는 일회성 인센티브라고 할 수 있다. 사이닝보너스를 받은 직원은 대체로 몇 년간은 다른 회사로 이직할 수 없다거나, 의무근무기간을 채우지 않고 떠나는 경우 사이닝보너스의 전부 또는 일부를 직원이 기업에 반환하는 지급조건을 내세우는 것이 보통이다

이같은 사이닝보너스 지급관행이 근로기준법 제20조 위약 예정의 금지에 반하는지 문제가 된다. 근로기준법 제20조는 ‘사용자는 근로계약불이행에 대한 위약금 또는 손해배상액을 예정하는 계약을 체결하지 못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를 위반해 체결된 위약예정은 강행법규위반으로서 무효일 뿐만 아니라 사용자에게 500만원 이하의 벌금을 부과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사이닝보너스를 지급하는 경우, 의무근무기간을 채우지 않고 떠나면 전부 또는 일부를 직원이 기업에 반환하는 지급조건을 내세우는 것이 보통이다. 이는 근로기준법 제20조 위약 예정의 금지에 반하는지 문제가 되고 있다.<이미지=이미지투데이>

사이닝보너스 전부 또는 일부 반환약정이 근로기준법 제20조 위약 예정의 금지에 위반해 무효인지 여부에 대해 다투는 경우가 있고, 이에 대한 대법원의 판단이 일관성이 없어 명확한 판례법리가 확립됐다고 보기는 어렵다.

그러나 비교적 최근 판례인 ‘대법원 2015.6.11. 선고 2012다55518 판결’에서는 사이닝보너스가 이직에 따른 보상이나 근로계약 등의 체결에 대한 대가로서의 성격만 가지는지, 더 나아가 의무근무기간 동안의 이직금지 내지 전속근무 약속에 대한 대가 및 임금 선급으로서의 성격도 함께 가지는지는 ①해당 계약이 체결된 동기 및 경위 ②당사자가 계약에 의하여 달성하려고 하는 목적과 진정한 의사 ③계약서에 특정 기간 동안의 전속근무를 조건으로 사이닝보너스를 지급한다거나 기간의 중간에 퇴직하거나 이직할 경우 이를 반환한다는 문언이 기재되어 있는지 및 거래의 관행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판단한다고 했다.

사이닝보너스를 반환하는 약정은 임금 이외에 추가적인 금원을 반환하는 약정이라는 점에서 연수비 반환 약정과 유사하며, 그렇다면 사이닝보너스를 반환하는 약정의 경우 위의 판례법리가 적용될 수 있을 것이다. 이 경우 약정의 필요성, 약정 근무기간 및 비용 등이 합리적인 범위 내에 있는지 여부가 유효요건으로 검토될 수 있을 것이다.

기업의 입장에서는 상술한 판례의 요건을 충족하지 않는 사이닝보너스를 지급해 돌려받지 못하는 리스크는 없는지 반드시 검토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