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양도사실 통지서 제3채무자에 보내야 안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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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정보 ㅣ 정책법률 채권양도사실 통지서 제3채무자에 보내야 안전 “돈 갚으라” 요구하려면 계약서에 제3채무자 승낙도장 받는 게 좋아

기사입력2017-07-06 10:29

고윤기 객원 기자 (kohyg75@hanmail.net) ㅣ다른기사보기

로펌 고우 고윤기 변호사, 서울지방변호사회 사업이사

갚을 돈 대신에 물건으로 받아가라(대물변제)고 하거나, 또는 다른 사람에게 받을 채권이 있는데 이를 대신 가져가라(채권양도)고 하는 경우도 있다.

즉 채무자가 채권자에게 “내가 다른 사람에게 받을 돈이 좀 있는데, 이걸로 대신 갚겠다”고 하는 경우다. 여기서 채무자에게 빚을 지고 있는 ‘다른 사람’을 법률용어로 ‘제3채무자’라고 한다. 채권자의 입장에서는 가능하면 채무자에게 직접 받는 것이 좋다. 그러나 대물변제와 마찬가지로 채권자는 어쩔 수 없는 상황에서 채무자에게 채권양도를 받는 것이다.

채무자가 채권자에게 제3채무자에 대한 채권을 양도해 줬다고 해서, 채권자가 냉큼 제3채무자에게 가서 “나에게 돈 갚아”라고 할 수는 없다. 제3채무자의 입장에서도 어디서 듣도 보도 못한 자가 와서, 다짜고짜 돈을 갚으라고 하면 황당할 것이다.

그래서 법에 규정한 절차가 있다. 채권자가 제3채무자에게 ‘채권양도 사실을 통지’하거나 제3채무자가 채권양도를 승낙하는 절차다.

이 채권양도에도 여러 가지 법적 쟁점은 있다. 예를 들어 채무자가 채권양도를 하고 제3채무자에게 통지를 했는데, 막상 채권자가 돈을 받으러 가니 제3채무자는 “이미 다 갚았다” 또는 “나는 경제적 능력이 없다”, “채권의 금액이 다르다”라고 말을 하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앞서 언급했듯이 채권자가 채권양도를 받을 때에는 ‘어쩔 수 없는’ 상황이다. 이런 위험을 감수하고라도 조금이라도 돈을 더 받기 위한 경우다. 그렇다면 회사의 입장에서는 위험을 조금이라도 줄일 방법을 찾아야 한다. 채권양도도 계약의 일종이다. 당연히 계약서를 잘 작성해야 위험이 줄어든다. 일반적인 채권양도 계약서는 아래와 같이 작성한다.

<자료=고윤기 변호사> ©중기이코노미

이 계약서를 작성할 때 주의할 점은 위 계약서 2항을 ‘변제를 위하여’라고 작성해야지, ‘변제에 갈음하여’라고 작성하면 안된다. ‘변제를 위하여’ 라는 문구로 작성하는 경우, 채권자가 제3채무자에게 돈을 다 받지 못하더라도 기존의 채권은 살아 있다. 그러나 ‘변제에 갈음하여’라는 문구를 삽입하는 순간, 기존의 채권은 소멸한다. 즉 제3채무자가 못 갚더라도, 원래의 채무자에게 돈을 달라고 할 수 없다는 말이다. 실제로 이러한 점을 이용해 ‘변제에 갈음한다’는 문구를 넣어 계약서를 작성한 채무자를 본 적이 있다.

이같이 계약서를 작성했더라도, 채권양도는 채무자가 제3채무자에게 채권양도 사실을 통지하는 절차가 있어야 한다. 만약 채무자가 제3채무자에게 채권양도 통지를 하지 않는다면 어떻게 될까? 채권자는 제3채무자에게 돈을 갚으라고 할 수 없다.

실제 소송에서도 채무자가 채권양도 통지를 하지 않아서, 문제가 되는 채권양도 케이스가 많다. 이런 부분은 위 채권양도 계약서에 아래와 같은 조항을 포함해 간단히 해결한다.

<자료=고윤기 변호사> ©중기이코노미

이 조항은 채권자가 채무자를 대신해 제3채무자에게 채권양도의 통지를 할 수 있도록 하는 조항이다. 채권자는 채무자의 채권 양도통지를 기다릴 필요 없이 본인이 직접 채권양도의 통지를 하면 된다. 이 채권양도의 통지를 할 때에는, 우체국의 내용증명이나 배달증명 우편의 형태로 하는 것이 나중에 채권양도통지의 도달시기를 증명하는데 편하다.

여기서 하나 주의할 점이 있다. 이 조항처럼 양도통지권한을 위임받았다 하더라도, 실제로 채권자가 제3채무자에게 양도통지를 발송하지 않으면 아무런 효과가 없다. 양도 사실을 제3채무자가 알고 있는 경우에도, 채권자는 제3채무자에게 채권양도 통지를 발송해야 안전하다. 위의 문구만 믿고 양도통지서를 발송하지 않았다가, 채권을 회수하지 못한 회사가 종종 있다.

이런 번거로운 통지절차 말고, 가장 좋은 절차는 제3채무자가 채권양도 사실을 승낙하는 것이다. 제3채무자가 채권양도 사실을 승낙하면 이런 통지절차는 필요가 없다. 아예 처음부터 채권양도 계약서에 아래와 같이 제3채무자의 승낙 도장을 받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이렇게 채권양도 계약과 함께 제3채무자의 승낙 도장을 받은 경우, 여러 가지 장점이 있다. 일단 제3채무자는 본인이 승낙한 채권의 존재사실, 채권의 액수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기 어렵다. 즉 채권자가 제3채무자에게 돈을 받으러 갔는데, 제3채무자가 “난 이미 다 갚았다”라든지 “채권의 금액이 다르다”라는 이야기를 할 수 없다. 다만, 제3채무자가 실제로 갚을 능력, 경제적 능력이 없어서 돈을 변제하지 못하는 것은 어쩔 수 없다.

대물변제든 채권양도든 계약서 제대로 작성해야

실무에서 가장 문제되는 점은 일단 계약서를 잘 쓰지 않는다는 것이다. 대물변제든 채권양도든 계약서를 제대로 작성하지 않아서, 여러 가지 분쟁이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기껏 채권회수를 하고 나서도, 추후에 분쟁에 휘말릴 수 있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그 다음으로는 사해행위 취소소송의 문제다. 채무자가 대물변제나 채권양도를 통해 채무를 변제하는 상황은 채무자가 이미 어려워진 상황이다. 이런 경우에 채무자의 다른 채권자가 채권양도가 사해행위라며 이를 취소하라는 내용의 소송을 제기할 수도 있다. 이 사해행위 취소소송을 막기 위해서 실무에서는 여러 가지 방책을 동원하기는 하지만, 모든 경우의 사해행위 취소소송을 효과적으로 방어할 방법을 찾기는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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